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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경기도 안성시민회관 투표장에서 실시한 안성신협 이사장 투표에서 1820표 중 1075표를 득표해 이사장으로 송창호씨가 당선되었다. 이에 곧 취임을 앞둔 송창호 당선인을 지난 24일 안성 신협 이사장실에서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안성에서 최초로 치러 진 안성 신협 이사장 선거에 당선된 송창호 당선인은 취임을 며칠 앞두었지만, 오늘 아침도 여전히 양계장에 닭 모이를 주느라 바빴다고 했다. 자신이 이렇게 건강한 건 20년 동안 고수해온 낮잠자기인데, 이제부터 그걸 못할 걸 생각하니 하늘이 노랗다며 크게 웃었다.
▲ 송창호 당선인 안성에서 최초로 치러 진 안성 신협 이사장 선거에 당선된 송창호 당선인은 취임을 며칠 앞두었지만, 오늘 아침도 여전히 양계장에 닭 모이를 주느라 바빴다고 했다. 자신이 이렇게 건강한 건 20년 동안 고수해온 낮잠자기인데, 이제부터 그걸 못할 걸 생각하니 하늘이 노랗다며 크게 웃었다.
ⓒ 송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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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최초 신협 이사장 선거, 변화의 열망 담겨

- 먼저 안성 신협은 어떤 곳인가요?
"올해로 33년째 되는 곳으로 초창기 자본 30만 원에서 현재 1500억 규모의 신협으로 성장한 곳입니다. 초창기 성당 창고에서부터 시작한 걸 생각하면 장족한 발전입니다. 전임 이사장의 노고와 실무자들의 분발로 인해 2014년 전국 최우수 신협으로 선정되었으니 얼마나 감사한지요. 신협 평가기준 조건 중 순 자본 비율, 연체비율, 자산 수익률 등 이 세 가지 부분에서 모두 최고를 달성한 쾌거(트리플 크라운)를 실현한 알찬 곳입니다."

- 그동안 안성에서는 신협 이사장이 임명직이었는데, 이번에 안성에서 최초로 이사장 선거가 이루어졌습니다. 그 배경이 있다면요?
"제가 생각하기엔 이사장직이 봉사직에서 상근직이 되면서 그에 걸맞은 임금과 대우가 주어지니까 다양한 사람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고 볼 수 있죠. 앞으로도 전형위원회에서 임명하던 방식이 아닌 선출 방식으로 계속 치러질 거라 봅니다."

- 임명직에서 선출직으로의 첫 발을 내디디신 거네요. 그렇다면 일장일단이 있을 텐데요?
"순기능은 이사장직을 공개적으로 선출함으로써 다양한 인재가 등용될 수 있다는 것이고, 더불어 조합원이 선출한 이사장이라면 조합원의 이야기를 최대한 경청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 봅니다.

역기능은 선거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과 과열된 선거 승부욕으로 인해 불화의 씨앗을 남길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제 전국적으로도 신협 이사장직이 선출직이 되고 있는 추세이고, 순기능이 더 도드라지도록 제가 더 노력해야할 몫이라고 봅니다."

- 선거에서 소위 압승을 하셨는데요. 어떻게 봐야 할까요?
"한마디로 변화를 바라는 조합원들의 열망의 표현이라 봅니다. 초창기 멤버들의 고군분투가 이만큼의 신협을 이뤘습니다만 이젠 좌우도 살펴야 될 때인 거죠. 지역사회에도 지금 보다 더 기여하고, 조합원에게도 더 봉사해야 한다고 봅니다."

- 재임기간 4년 동안 이것만은 하겠다고 하시는 게 있을까요.
"한마디로 '건강한 논의 구조 형성'입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논의 구조에 참여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구조입니다. 그로 인해 지역에서 어렵게 생활하며 한 푼 한 푼 모으시는 분들의 목소리가 소외되지 않도록 마음을 헤아리는 따스한 곳이 될 것입니다."

- 안성 지역 12,000명 조합원 중 1800명 정도 참가한 선거라 아쉬운데요. 이유는요?
"다들 생계형 조합원이 많아 평일에 시간 내기가 어려웠고, 거리상으로도 안성시민회관이어서 면단위 조합원들이 참여하기 힘들었기에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이걸 참고로 4년 뒤 치러질 신협이사장 선거에는 최대한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참 일찍도 물어봅니다만 당선 소감은요? 하하하하.
"솔직히 좋다는 마음은 지극히 적고, 큰 부담감과 책임감이 마음을 누릅니다. 이렇게 이야기 하는 것은 솔직히 상대방 후보가 이 선거로 인해 상처 받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그 심정을 잘 알아요."

"특정 정당인 아냐... 나의 색깔은 따스한 색깔"

- 잘 아시다니요. 무슨 말씀이신지?
"사실 이번 선거는 안성 지역에서 저의 3번째 도전입니다. 제 나이 41세 때, 무소속으로 도의원에 출마해 700 몇 표 차이로 낙선했고, 정정당당하게 지지 않았다는 맘이 있어 한동안 가슴앓이를 했죠. 2차 도전은 8년 전, 안성시장 민주당후보 예비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습니다. 그후로 양계장을 하면서 조용히 살았죠."

송창호 당선인은 따스한 신협을 만들어보겠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선 작은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는 건강한 논의구조를 만드는데 주력하겠다고 했다. 그것이 신협이 변화하고 추구해야할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 송창호 당선인 송창호 당선인은 따스한 신협을 만들어보겠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선 작은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는 건강한 논의구조를 만드는데 주력하겠다고 했다. 그것이 신협이 변화하고 추구해야할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 송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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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고 보니 2전3기인 셈인데요. 조용히 살겠다는 맘이 어떻게 해서 바뀌었을까요.
"우리 가족들은 모두 건강상의 이유로 저를 말렸습니다. 하지만, 출마를 결심한 건 내 주변에 좋은 꿈과 좋은 생각을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 면에서 전 행복한 사람입니다. 함께한 그들이 있었기에 오늘이 있었고, 앞으로 그분들의 좋은 뜻을 담아내겠습니다."

- 지역 사람들이 송 당선인의 당선을 자신의 일처럼 축하하더군요. 그 이유는?
"그동안 동물병원을 하면서 시골 각 가정에 봉사하는 맘으로 왕진하며 살아왔죠. 안성의료생협 이사장직을 오랫동안 수행하면서 이권보다는 진심으로 사람을 섬기고자 한 걸 보신 것 같습니다."

- 지역에서 송 당선인에 대해 '색깔론'을 말하며 우려하는 게 있던데요.
"일부 사람들이 저를 보며 소위 '좌빨'이니 뭐니 하면서 걱정하십니다만 솔직히 저는 현재 특정 정당 소속도 아닙니다. 이번 선거에서도 최대한 정치인은 배제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저에게 중요한 건 특정 정치노선이 아니라 조합원입니다. 제게 색깔이 있다면 조합원 한 분 한 분을 사랑하는 따스한 색깔일 겁니다. 허허허허."

인터뷰를 마치고 우리는 이사장실에 앉아 짜장면을 시켜 먹었다. 송 당선자와 기자 단 둘이서 자장면을 먹으며 유쾌한 수다가 이어졌다. 수다와 점심을 마치고 사무실을 나섰다. 앞으로 그가 말한 대로 잘 해낼지 지켜볼 일만 남았다.


태그:#안성 신협, #신협 이사장, #안성의료생협, #송창호, #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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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목사질 하다가 재미없어 교회를 접고, 이젠 세상과 우주를 상대로 목회하는 목사로 산다. 안성 더아모의집 목사인 나는 삶과 책을 통해 목회를 한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문명패러독스],[모든 종교는 구라다], [학교시대는 끝났다],[우리아이절대교회보내지마라],[예수의 콤플렉스],[욕도 못하는 세상 무슨 재민겨],[자녀독립만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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