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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필각 경북도의회 의장을 비롯한 경북도의원들은 29일 오전 경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일본 문부과학성이 중고교 교과서 제작지침인 '학습지도요령해설서'에 독도를 자국 영토로 명기토록 한 데 대해 제국주의적 행동을 중단하라고 비난했다.
 송필각 경북도의회 의장을 비롯한 경북도의원들은 29일 오전 경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일본 문부과학성이 중고교 교과서 제작지침인 '학습지도요령해설서'에 독도를 자국 영토로 명기토록 한 데 대해 제국주의적 행동을 중단하라고 비난했다.
ⓒ 경북도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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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자니 지난 25일 NHK 신임회장이 "전쟁이 일어났던 어느 곳에나 (위안부는) 있었다"며 "한국은 일본만이 (위안부를) 강제연행한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배상 문제는) 전부 해결했다"고 말해 분노하게 했다. 더욱 어처구니 없는 건 아베 총리다. 그는 NHK가 지극히 공평한 방송이라고 두둔하고 나섰다. 이 나라 방송인과 정치인의 수준이 어떤지 알 만하다.

28일 일본 문부성은 중·고교 학습지도 요령 해설서를 발표했다. 해설서에는 교과서에 "독도는 우리 영토이지만 한국이 불법점거하고 있다"고 쓰라고 했다. 이 지침을 따라 2016년부터 중학교 지리·역사·사회, 고교 일본사 같은 교과서에 독도가 일본 땅이라 써야 한다. 분노할 일이다.

마땅히 우리 정부는 "일본은 자라나는 세대에게 거짓 역사를 가르쳐 이웃국민들과의 반목과 분쟁의 씨앗을 심고 있다"고 비판했다. 해설서는 교육현장의 지침인 까닭에 두고두고 자라나는 세대에게 그릇된 역사 인식을 심어줄 수밖에 없다. 분명 이런 일들을 보면 자신들이 저지른 제국주의 역사를 어떻게 보는지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 말은 저들뿐만 아니라 우리 스스로한테 물어야 할 말이기도 하다. 우리 역사교과서는 역사 왜곡이나 과거사 부정에서 자유로운가? 흔히 '교과서 같다'고 하는 말은 오류가 없다는 말로 받아들여진다. 그런데 교학사 역사 교과서는 '독도는 우리 고유 영토'라는 우리 인식과는 다르게  "...독도가 빠져 한·일 독도 영유권 분쟁 시작의 계기가 됐다"(최종본 355쪽)고 적어 분쟁 지역으로 삼으려는 일본 의견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351쪽에서도 일본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독도, 댜오위다오(센카쿠열도) 등을 포함한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을 그대로 실으면서, 우리 해양 영토를 나타낸 지도는 어디에도 싣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교육부가 승인한 뒤 자그마치 751건을 다시 수정하였지만, 최종본에도 오류 357건이나 된다고 민족문제연구소는 말한다.

"자라나는 세대를 거짓 역사의 수렁에 몰아넣는 일"은 누가 하고 있나

이렇게 오류와 왜곡 투성이 역사교과서이지만 이 교과서를 두둔하면서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되돌리려는 사람을 이 땅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사람들이다. 다들 장관이요 국회의원이요 권력 실세로 거들먹거리는 사람들이다. 돈 많고 말발이 좀 선다는 신문들이다. 이들이 온갖 꼼수로 이 교과서를 감싸고 편들었지만 교학사 역사교과서 채택율은 0%에 가깝다. 이는 상식과 역사의 승리이다.

하지만 교학사 역사 교과서만을 '친일 독재 미화 교과서'로 몰아붙인다느니, 역사교과서 문제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인하고 사실관계조차 왜곡하는 심각한 좌편향 교과서들이 문제였지 교학사 교과서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교육부가 밝힌 '편수기능 강화 방침'만 봐도 교과서 검정 제도가 문제가 아닌데도 마치 제도가 문제여서 역사교과서 문제가 불거진 것처럼 떠벌린다.

정말 몰라서 하는 말인가? 학교 현장이 이 교과서에 등 돌린 까닭이 무엇이겠는가? 친일과 독재 미화, 식민지 근대화론을 두둔하고 검증 못한 역사사실들을 모아 짜깁기한 교과서이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학문 성과나 통설에서 벗어난 거짓을 마치 사실인 양 기술했기 때문에 '버림' 받은 것이다.

일본 정부에 대고 "자라나는 세대를 거짓 역사의 수렁에 몰아넣는 일"이라고 손가락질하면서 입바른 소리를 해대지만 정작 그 손가락은 자신을 아프게 돌아보는 것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아무리 역사왜곡이라고 목소리 높여도 일본이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데는 어쩌면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격이라고 여기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너희나 우리나 다를 게 무엇이냐는 마음이 있다. 저들이나 우리나 잘못은 잘못이라고 말할 줄 알아야 뒷날을 바랄 수 있다.

문득 영화 <변호인>에서 송우석 변호사(송강호)가 대학생 진우를 빨갱이로 모는 국가 권력을 향해 "이런 게 어딨어요? 이러면 안되는 거잖아요!" 하고 울분을 터뜨리던 장면이 떠오른다. '비정상'을 향한 '정상'의 목소리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역사 왜곡을 일삼는 일본 정부를 향해 올바른 역사와 상식의 회복을 바란다면 우리 안의 역사왜곡과 과거사 부정을 결코 몰라라 해선 안 된다. 자라나는 세대를 거짓 역사의 수렁에 몰아넣는 일을 우리 안에서도 하고 있지 않는지 물을 수 있어야 한다.


태그:#역사교과서, #교학사, #일본, #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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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말과 글쓰기 교육, 어린이문학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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