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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오마이스쿨 겨울 청소년기자학교 마흔두 명의 청소년 여러분.

잘 지내고 계신가요? 요즘 독감이 장난이 아니던데 건강은 다들 괜찮은지요?

여러분들과 헤어진 지 벌써 보름이 지났네요. 합정동에 도착, 버스에서 내려 총총히 떠나가는 여러분들 뒷모습 보면서 '쌤'들은 '참 대견들 하다'고 생각했답니다.

(여러분들이 3일 내내 주장했듯) 한창 놀고 싶은 나이, 그동안 미뤄뒀던 일 실컷하고 싶을 방학인데 글쓰기 공부하겠다고 2박3일 기자학교에 올 생각을 했다니(물론 엄마 아빠의 강요에 못이겨 온 친구들도 있었지만 ^^). 그리고 다친 사람없이 멋지게 일정을 소화했다니.
참 다행이에요. 고맙습니다.

마흔두 명의 학생들과 일곱 명의 쌤들이 지지고 볶았던 지난 2박 3일이 한 장면 한 장면 또렷이 기억나네요.

지난 1월 6일부터 2박3일간 강화 오마이스쿨에서 '2014 겨울 청소년기자학교'가 열렸다.
 지난 1월 6일부터 2박3일간 강화 오마이스쿨에서 '2014 겨울 청소년기자학교'가 열렸다.
ⓒ 오마이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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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6일부터 8일까지 2박3일간 강화 오마이스쿨에서 열린 '2014 겨울 청소년기자학교'에서 '강화도 시인' 함민복 선생이 강의하고 있다.
 지난 1월 6일부터 8일까지 2박3일간 강화 오마이스쿨에서 열린 '2014 겨울 청소년기자학교'에서 '강화도 시인' 함민복 선생이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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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먹서먹했던 버스 안... 처음엔 다 그래!

1월 6일. 다행히 기온이 크게 떨어지진 않았죠. 집결시각인 오전 8시 30분에 맞춰 속속들이 도착한 여러분들. 엄마 아빠와 동행한 친구들도 있고 돌돌이 밀며 전철 타고 집결 장소로 온 친구도 있었어요. 다른 지역 사는 친구들은 하루전날 서울 사는 친척집 신세를 지기도 했더군요. 물론 교통편이 원활하지 않아 헐레벌떡 겨우 정시에 맞춰온 친구도 있었지만 버스는 예정대로 강화도로 출발할 수 있었지요. 경쾌한 시작이었어요.

강화도 가는 전세버스 안에서 조를 나누고 조원들끼리 이야기를 나눴지요? 오마이스쿨은 평등을 지향합니다. ^^ 나이가 많은 형이나 누나 언니 오빠가 '자동빵'으로 조장 되는 거를 싫어해요(그래서 청소년 기자학교 내내 젓가락 제비뽑기로 조장을 뽑았지요).

버스 안에서 조장이 다른 조원들을 인터뷰하는 시간이었는데 다들 쑥스러워해 그리 원활하진 않았지요. 일부 조는 아예 여섯 명이 전부 침묵을 지키기도 했구요. 쌤들이 "처음엔 다 그래요"라고 위로했지만 사실 쌤들도 적잖이 걱정은 됐어요.

익숙하지 않아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서로를 소개하며 인터뷰하는 조장도 있었고, 부드러운 질문에 딱딱한 답변이 돌아오자 당황해하는 조장도 있었지요. 시간이 충분하면 좋았을걸, 서울에서 강화도로 가는 길이 많이 좋아졌어요. 50분이란 시간, 서로 알아가기에 매우 짧은 시간이었지요.

2014년 1월 오마이스쿨 청소년 기자학교 이모저모
ⓒ 오마이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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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님의 뛰어난 운전실력으로 버스는 좁은 강화도 오마이스쿨로 들어갔지요. 이승복,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 책 읽는 소녀 동상이 나란히 서있는, 옛 정취가 물씬 나는 폐교에서 2014 겨울 청소년기자학교가 시작됐습니다. 강화도 오마이스쿨은 폐교된 신성초등학교(강화도 불은면 넙성리)를 고쳐 재탄생한 교육 공간이지요.

'글쓰기에 왕도는 없다. 하지만 지름길은 있다'는 말로 시작된 청소년기자학교. 첫 강의는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의 강의였습니다. 오연호 대표기자가 뭘 강조했죠? 맞아요. "글을 쓰려면 무엇보다 자기 가슴을 뛰게 하라"는 것이었어요. 앞으로도 그 어떤 글을 쓰든 저 말을 잘 기억하길 바랄게요. 오 기자의 질문 한 가지가 더 생각나네요.

"내가 처음 쓴 글은 짝사랑하는 이에게 쓴 200여 통의 연애편지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매체는 불법 유인물이었지요. 그렇다면 둘의 공통점은 뭘까요?"

정답은 이랬죠.

"목숨을 걸고 쓴다. 졸지 않는다. 원고료가 없다. 독자 대상이 분명하다". 

여러분들도 꼭 경험해 보시길... 아, 불법 유인물 말고 연애편지요!

점심식사 이후에는 '지붕없는 박물관' 강화도 곳곳을 탐방하러 나섰지요. 손에 취재수첩과 펜을 꼭 쥔 상태로. 강화도 역사 탐방은 최보길 강화 산마을고등학교 역사 교사가 인솔했어요. 최 선생님은 강화도 토박이여서 '강화도 사람의 눈으로 보는 강화 역사 기행'을 진행하는데 제격이죠.

연미정을 시작으로 죽산 조봉암 선생 추모비, 광성보까지 돌아봤지요. 신미양요의 최대 격전지였던 광성보. 무명용사들의 일곱 분묘만이 그 시절 격렬했던 전투를 아득하게 떠올리게 했죠.

오마이스쿨은 2014 청소년기자학교에 참여한 청소년들의 부모님들에게 실시간으로 자녀들의 활동사진과 일정 등을 발송했다.
 오마이스쿨은 2014 청소년기자학교에 참여한 청소년들의 부모님들에게 실시간으로 자녀들의 활동사진과 일정 등을 발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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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민복 시인의 말씀, 빨간펜 선생의 등장... 기억나세요?

찬바람에 얼어붙은 몸을 녹이고는 '강화도 시인' 함민복 선생님의 강의를 들었어요. 함 선생님은 손수 자료를 만들어 복사해 나눠주셨지요. "시는 서로 다른 것 속에서 같은 것을 보는 것"이라는 선생님의 말씀이 기억에 남네요. 그리고 동시 한 편도요.

"고슴도치가 / 선인장을 만나 하는 말 / 나는 동물 선인장이야 // 선인장이 / 고슴도치를 만나 하는 말 / 나는 식물 고슴도치야 // 가시로 톡톡 치며 주고받는 말 / 고슴도치끼리 친하게 지내자! / 선인장끼리 친하게 지내자!"

고슴도치와 선인장은 동물과 식물로 존재 형태는 다르지만 어린 학생 눈에 고슴도치는 '동물 선인장', 선인장은 '식물 고슴도치'가 됐어요. 어른들인 우리 쌤들도 무릎을 쳤어요.

강화도 오마이스쿨에 어둠이 깃들었지요. 이젠 본격적인 글쓰기 실습 시간. '빨간펜 선생님'으로 나선 이준호 <오마이뉴스> 기자. 첫 번째 과제는 조별로 글 주제를 잡아보는 것이었지요? 조별로 머리를 맞대고 글 주제를 잡아갔지요. '주목받는 소수가 최고는 아니다', '학교별 줄 세우기는 정당하지 않다', '같은 사건이라도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등 나이에 걸맞은 발랄한 주제들이 많이 나왔어요. 이준호 기자의 소재 선택법, 주제 적합도 등의 지도 역시 잘 기억하고 계시지요?

청소년 기자 학교 둘째 날. 어제와 마찬가지로 강화도 친환경 농산물로 만든 맛있는 아침식사를 먹고 곧바로 돌입한 글쓰기 강훈련. 빨간펜 선생님 또 등장. 어제 밤늦도록 가다듬은 주제를 한 문장 한 문장 글로 풀어내는 시간입니다. 이준호 기자는 여기저기서 'SOS'를 요청하는 학생들을 찾아다니며 글을 지도하느라 바빴지요.

점심식사를 한 뒤에는 버스에 올라 '아르미애 월드'라는 곳으로 갔어요. <오마이스쿨>은 맹목적인 글쓰기 교육만 하는 곳이 아닙니다. 그럴 필요도 없고 효과도 없지요. 체험과 놀이, 학습과 잘 어우러져야 좋은 글이 나오는 법. 강화약쑥 비누를 만드는 체험시간. 많은 수강생들이 의외로(!) 흥미로워하더군요. 다행이었습니다.

2014 오마이스쿨 청소년기자학교에 참여했던 청소년들의 런닝맨 조별 기록표. 3조는 '공중부양 사진찍기' 미션을 결국 한번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2014 오마이스쿨 청소년기자학교에 참여했던 청소년들의 런닝맨 조별 기록표. 3조는 '공중부양 사진찍기' 미션을 결국 한번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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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6일부터 2박 3일간 강화 오마이스쿨에서 '2014 겨울 청소년기자학교'가 열렸다. 이튿째날 '미로 런닝맨' 게임에서 '공중부양'미션을 수행하고 있는 청소년들.
 지난 1월 6일부터 2박 3일간 강화 오마이스쿨에서 '2014 겨울 청소년기자학교'가 열렸다. 이튿째날 '미로 런닝맨' 게임에서 '공중부양'미션을 수행하고 있는 청소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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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일정은 '미로 런닝맨!' 조별로 미로숲에 들어가 다섯가지 미션을 수행하는 게임이었지요. 일부 학생은 '구리다'고 했지만 거의 모든 조원들이 흥미로워했던 것 같아요. 단체 줄넘기까지 모든 조원들이 한데 어울린 공동체 놀이, 여러분 웃음소리가 가장 컸던 순서였지요.

아뿔싸! 3조는 다른 조와 마찬가지로 매 순서 최선을 다했는데 '공중부양' 촬영에 결국 실패, 도장을 하나도 받지 못하고 말았어요.

다시 학교로 복귀. 이번엔 오전에 학생들이 직접 쓴 글에 대한 '피드백'순서. 이번엔 학생들이 직접 자기 글에 빨간 줄을 그어보는 시간이었어요. 머리를 감싸쥐고 괴로워하고 있던 여러분들이 갑자기 환호성을 터뜨렸어요. 치킨과 피자가 배달됐기 때문이죠. 정말 잘 먹더군요들.

셋째날. 오연호 대표기자가 다시 강화도로 왔어요. 오 기자는 이번엔 이른바 '안녕들 하십니까?' 현상을 예로 들며 '사회의제가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보여주고, 글쓰기의 핵심 비법을 전수했지요?

각 조원들로부터 추천받아 인기상을 받은 열 명의 청소년들. <옛이야기처럼 읽는 세계사>(비룡소) 책을 선물로 받았다.
 각 조원들로부터 추천받아 인기상을 받은 열 명의 청소년들. <옛이야기처럼 읽는 세계사>(비룡소) 책을 선물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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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겨울 청소년기자학교 수료식을 마치고 강화 오마이스쿨 배경으로 기념샷!
 2014 겨울 청소년기자학교 수료식을 마치고 강화 오마이스쿨 배경으로 기념샷!
ⓒ 오마이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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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를 비롯한 모든 글을 시간의 쓰레기가 아닌, 영원한 작품으로 남기겠다는 생각으로 쓰라"

최종순서는 수료식이었죠. 쌤들이 정밀하게 관찰하고 공동체 활동 등을 고려해 조별 순위를 매겨 발표했지만 그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어요. <오마이스쿨> 2014 청소년 기자학교에서 듣고 쓰고 배우고 놀며 깔깔거리며 성장판을 두드렸던 마흔 두명 청소년들 모두 상받아 마땅합니다.

되돌아보니 여러분들과 쌤들 사이에서 이 얘기를 가장 많이 나눈 것 같아요.

"쌔~~엠....오늘 조금만 놀게 해주세요."
"앙대영~~"

"아 쫌 놀게 쫌 해주세요 쫌!"
"앙대영!!"

겨울 청소년 기자학교는 끝났고 조금 있으면 여러분은 다시 학교로 돌아가겠죠? 3일간 머릿속에 저장해 둔 것들, 빠져나가고 잊히지 않게 자주 복기하고 다시 들여다 보고 그러세요. 메모해 두신 것 잘 간직하시구요.

좋은 글은, 좋은 습관이 만든답니다.

보고싶네요. 다들 건강하세요.

- 따봉쌤 노닉쌤 곰돌이쌤 비크쌤 너부리쌤 진쌤 임피쌤

뱀발) 청소년기자학교는 2박3일로 끝나지 않습니다. SNS에 '청소년기자학교'를 개설해 기사쓰기 연습을 계속 합니다.

2014 오마이스쿨 청소년기자학교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수료식 직전, 다음 기수에 참여할 청소년 길동이와 춘향이에게 '추천사'를 남겼다.
 2014 오마이스쿨 청소년기자학교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수료식 직전, 다음 기수에 참여할 청소년 길동이와 춘향이에게 '추천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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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겨울 청소년 기자학교(2014.1.6~1.8)
 지난 1월 6일부터 2박 3일간 강화 오마이스쿨에서 '2014 겨울 청소년기자학교'가
열렸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마흔 두 명의 학생들이 참여했습니다.

강어진 김류현 김산 김수찬 김윤수 김찬울 김채운 김태화 김한울 김행운 김현준
박지빈 백지훈 송새연 송하연 심소연 심소원 안진섭 안채영 양승연 원승재 윤준수
윤혜선 이강인 이건창 이동하 이동현 이산하 이평세 이한서 임준호 전재연 정민재
정재훈 정해일 조인혜 최선재 최수영 최연 최준 한승진 한초영  

모두 수고많았습니다.
더불어 오마이스쿨을 믿고 자제 분들을 보내주신 어머님 아버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청소년 기자학교를 위해 <옛이야기처럼 읽는 세계사>(잔니 로다리/파올로 카르도니) 열 권을 협찬해주신 '비룡소 출판사'에 감사드립니다. 각 조원들과 운영 쌤들이 뽑은 인기상 열 명에게 부상으로 주어졌습니다.

오는 7~8월 중에 2014 여름 청소년기자학교가 열릴 예정입니다.


오는 2월 22일부터 이틀동안 강화 오마이스쿨에서는 '2014 어린이가족캠프'가 열립니다.

☞ 2014 어린이가족캠프 자세히 보기


태그:#오마이스쿨, #청소년, #청소년기자학교, #기자학교, #청소년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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