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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고속도로가 관통하는 안양 호현마을
 서해안고속도로가 관통하는 안양 호현마을
ⓒ 최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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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양시에서 마지막 남은 자연부락 중 하나로 안양시와 시흥시 경계인 범고개 복동쪽호현마을(안양시 박달2동 777번지 일원)의 주민들을 살맛나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이 마을은 공기 맑고 조용했던 마을이었으나 서해안고속도로가 지나가면서 마을이 양분화됐다. 또, 쓰레기 집하장과 골재처리장, 정육공장(도살장) 등 각종 주민기피시설이 들어서고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주민들이 집단이주를 요구하며 시위까지 하고 있다.

안양시는 생활환경이 취약한 호현마을의 환경개선을 위해 지난 8월 '2013 생활환경복지마을 조성사업'에 응모했다. 그 결과 대상지로 선정돼 슬레이트 지붕 개량을 비롯한 마을 주민들이 원하는 바를 최대한 수용하여 살기좋은 환경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안양시 환경보전과 관계자는 "경기도가 공모한 2013 생활환경복지마을 조성사업 공모에 호현마을이 선정돼 1억5000만 원을 지원받게 됐다"며 "지난 24일 이 마을 호현경로당에서 주민설명회를 열어 구체적 사업계획에 대해 밝히고 의견을 수렴했다"고 말했다.

주민협의체 구성해 생활환경개선 방안 찾는다

안양시 임건택 환경보전과장이 10월 24일 호현마을 경로당에서 '2013 생활환경복지마을 조성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안양시 임건택 환경보전과장이 10월 24일 호현마을 경로당에서 '2013 생활환경복지마을 조성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안양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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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환경복지마을 조성사업은 경기도가 깨끗한 환경에 대한 기본권을 누리는 풍요로운 삶의 질 보장을 위해 환경취약지역 및 취약주민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신·구 도심간 생활환경 복지차이를 주민의 참여를 통해 해소하고자 추진하는 사업이다.

시는 지역주민을 중심으로 협의체를 구성해 1차적으로 금년 안에 슬레이트지붕 교체작업을 실시하고, 추후 주민들이 희망하는 생활환경개선 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난항도 예상된다. 주민들은 도시가스가 안 들어 오는 집에 인입 배선을 연결해 달라 요구하고, 슬레이트 지붕 개량 사업비 자부담에 따른 불만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혜택을 받고 받지 못하는 주택들과의 이해관계 해소도 해결해야 할 숙제거리다.

이에 임건택 안양시 환경보전과장은 "이번 사업은 주민들 스스로 취약한 생활환경을 극복하고, 마을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는 데 있는 만큼 주민이 원하는 방향에서 사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양 도심서 15분 거리 아름다운 모습과 달리 주민 고통 심각

골목길에서 고양이가 반겨주는 호현마을
 골목길에서 고양이가 반겨주는 호현마을
ⓒ 최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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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현마을을 직접 찾아가 보았다. 전원주택 사이로는 아기자기한 골목길이 있고, 마을 가운데를 흐르는 개천에는 빨래터가 있고, 집앞 마당 텃밭에는 가지와 고추에 상추와 토마토가 그야말로 지천으로 가을과 함께 익어가는 자연의 풍광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마을 안쪽에는 너덧 갈래의 골목들이 한곳으로 모이는 곳이 있다. 동네의 사랑방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는 곳이다. 그곳에는 자그마하 구멍가게가 한 집 있고 그 앞으로도 담배가게가 있었던 듯 담장 밖으로 자그마한 창이 나 있는 모양이 신기하기만 하다.

골목길을 걷다 보면 어렸을적 집 화단에서나 보았던 채송화가 노랗고 빨갛고 하얀색으로 갈아입고 인사를 한다. 지붕 위에서는 빨간 감이 떨어져 까치밥이 되고, 골목길에서 마주친 고양이 한 마리는 인적 드문 마을에 나타난 이방인이 반가운지 인사를 한다.

안양 시내에서 15분 거리에 어떻게 이런 마을이 있을까 싶은 호현마을. 환경개선사업도 더불어 주민들을 화나게 하는 분진, 먼지, 소음, 냄새 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태그:#안양, #호현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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