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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과 트위터 공식 채용 사이트
 페이스북과 트위터 공식 채용 사이트
ⓒ 페이스북·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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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는 다양한 정보를 빠르게 접할 수 있어 많은 이들에게 이용되고 있다. 특히 채용 정보에 민감한 구직자들은 정보를 효과적으로 접할 수 있는 통로다. SNS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SNS를 단순한 '여가' 정도가 아닌, '관리' 차원에서 활용하는 취업 준비생도 늘고 있다.

취업준비생-직장인들이 '부계정' 만드는 까닭

4년제 대학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이아무개(26)씨는 얼마 전 트위터 계정을 새로 만들었다. 한 증권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에 뽑혔기 때문이다. 평소 SNS를 잘 사용하지 않던 이씨는 주로 기업과 관련된 홍보 소식을 '리트윗'(전달)한다. 이씨는 가끔 스포츠 관련 뉴스도 올리지만 새로 나온 금융 상품 정보를 올릴 때가 더 많다.

이씨는 요즘 서포터즈 활동에 필요한 여러 트위터 기능을 배우고 있다. 그가 트위터를 시작한 이유는 단순하다. 스펙 관리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취업준비생 최아무개(25)씨는 페이스북에 기업 면접 족보 미션을 자주 공유하는 편이다. 취업 카페 관련 홍보 글을 친구들과 '공유'하면 해당 기업의 취업 족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최씨는 공채 시즌이 되면 족보를 받으려고 하루에도 홍보 글을 4~5개씩 올리곤 한다. 최씨가 SNS로 하는 활동은 이게 전부다.

현재 이직을 준비 중인 김아무개(26)씨는 트위터에서 본래 쓰던 계정 외 부계정을 하나 더 만들었다. 신변잡기적 이야기를 올리는 본 계정은 그대로 놔두고, 대외용으로 활용하려는 것이다.

김씨는 "대외 활동을 하거나 회사에 들어가면 부계정을 자주 만들었다 지운다"며 "아무래도 본계정에는 (개인) 취향이 많이 드러나서 공적 관계에 있는 이들에게 알려주긴 좀 불편하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김씨는 예전 회사에서 트위터 사용 때문에 주의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털어놨다.

"예전 직장 상사가 내가 리트윗하거나 답글 다는 것, 친구들과 장난치는 것까지 다 봤는지 점심시간에 하나하나씩 꺼냈다. 장난 삼아 '회사가 너무 춥다' 이런 이야기를 트위터에 올린 적이 있는데 상사가 그걸 또 읽곤 잔소리를 했다."

한 기업홍보대행사 관계자는 많은 학생들이 입사하기를 원하는 A기업 이야기를 꺼냈다. A기업의 경우 입사 지원자가 어떤 성향인지 파악하려고 페이스북 내용을 검토한다고 한다. 실제로 한 지원자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A기업 별로다' 식의 이야기를 올려놓았고, 그 글이 인사팀에 보고되어 면접에서 떨어진 일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SNS 때문에 울고 웃고... SNS 채용 현주소는?

한국남동발전은 지난 4월 고졸 인턴 채용시 1차 서류 전형 대신 SNS 전형을 진행했다.
 한국남동발전은 지난 4월 고졸 인턴 채용시 1차 서류 전형 대신 SNS 전형을 진행했다.
ⓒ 한국남동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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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채용 전형에 SNS를 활용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한국남동발전에서는 2013년 고졸인턴 채용 전형을 SNS를 통해 모집했다. 90%가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해당 전형은 1차 서류 전형 대신 SNS 미션수행으로 진행했다. 지난 4월 말부터 4주간 진행된 1차 SNS 전형은 한국남동발전 측에서 내놓는 과제를 지원자들이 매주 수행하고 SNS에 올리는 식으로 이루어졌다.

한국남동발전 측에서 지원자들에게 제시한 미션은 '나는 주인공이다, 나는 역사다, 나는 해결사다, 나는 직장인이다' 등 4가지. 각 미션을 통해 지원자들은 자기소개, 경험, 문제해결능력, 미래발전전략을 동영상과 PPT(프레젠테이션)로 평가받았다.

한국남동발전 인력개발팀 관계자는 19일 "옛날처럼 1차 서류 전형을 할 때는 아무래도 스펙이 높은 사람 위주로 뽑았지만 직무수행능력과 스펙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걸 알게 되어 새로운 제도를 고민하게 되었다"고 SNS 전형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SNS 전형을 통해 "스펙만 높은 사람보다는 열정과 패기가 가득 찬 사람을 뽑으려 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SNS 전형을 통해 한국남동발전 고졸 인턴에 합격한 최지훈(19)씨는 "같이 진행하는 친구들끼리 SNS로 의견을 주고 받거나 평소 SNS로 블로그나 뉴스 등 실제 사례나 자료를 찾던 경험을 잘 활용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측도 지난 6월 말부터 진행한 2013년 하반기 공채에 SNS 전형을 도입했다. 방식은 한국남동발전이 이용했던 방식과 비슷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인사팀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공채를 SNS 전형으로 모집했으며, 현재 직원 관리 교육 중"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계속 이런 방식을 유지할 거냐고 묻자 "아직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아 내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답해 올해 몇몇 공공기관 채용에만 정부 시범 운영 방침이 나왔던 것으로 해석된다.

공공기관이 SNS 채용 움직임을 보이면서 보완해야 할 과제도 나타나고 있다. 한 관계자는 "4주간 매주 공공기관에서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는데 파일 용량에 제한이 걸리거나 지원자들의 정보를 공개적으로 올려야 하는 등 불편한 부분들이 있어 포기한 참가자들도 있었다"며 "SNS가 생소하다 보니 꺼리는 지원자들도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NS 잘 하는 지원자 우대"... 다양한 인맥, 개성 있는 콘텐츠 중요

SNS가 아직 생소하던 2009년 지인들과 SNS 홍보 마케팅 회사를 창업한 강아무개(27)씨는 19일 "홍보의 흐름이 언론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추세임을 느꼈고, 해외 사례를 통해 국내에서도 기업들이 곧 SNS에 들어올 걸 예측할 수 있었다"고 창업 동기를 밝혔다.

강씨는 홍보 대행하는 기업들을 언급하며 "기업에서는 SNS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지원자를 평가하는 중요한 요소로 쓸 수 있다"며 "업무 특성에 따라 SNS를 잘 활용하는 사람인 경우 당연히 우대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좋아하는 기사를 읽고, 주위 사람들과 SNS를 통해 폭넓게 의견을 공유한다는 언론사 지망생 유아무개(26)씨는 "놓친 기사가 있으면 다른 사람이 '좋아요', '공유' 한 걸로 다시 보고 의견을 남긴다"며 "좋아하는 언론인 소식을 바로 받아볼 수 있어 자주 쓰게 된다"고 답변했다.

한국소셜미디어진흥원 최재용 강사는 지난 16일 "대부분 학생들이 개인 신상을 올리는 용도로 쓰고 있는데, 요즘 기업들은 SNS팀을 따로 꾸릴 정도로 관심을 쏟고 있다"며 "학교 친구로만 이루어져 있는 100명보단 다양한 사람과 인맥을 맺고 영향력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취업준비생들에게 "SNS를 잘 이용하는 능력을 개발해 회사를 공략하든가, 스토리 있는 콘텐츠를 올리면서 효과적으로 쓰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덧붙이는 글 | 이정희 기자는 오마이뉴스 18기 대학생 인턴입니다.



태그:#SNS, #트위터, #페이스북, #취업준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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