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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자 <한국일보> 지면에 실린 경력기자 채용 공고
 3일자 <한국일보> 지면에 실린 경력기자 채용 공고
ⓒ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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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편집국 봉쇄로 인한 지면 파행 제작이 3주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회사가 경력기자 채용 공고를 냈다. 이는 사회 각계에서 요구하는 '편집국 정상화'가 아닌 사실상 대체인력을 투입하는 것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회사는 3일자 지면에 공고를 내고 "오는 15일까지 취재·편집·디자인 부문 경력기자 00명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지난 달 <서울경제>에 사직서를 낸 차장급 기자 2명을 데려온데 데 이어 공개 채용까지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전국언론노조 한국일보지부 비상대책위원회(아래 비대위)에 따르면, 지난 2일 박진영 사장은 편집국 봉쇄 등에 반대해 회사 앞에서 농성 중인 기자들에게 보낸 "이제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통해 경력기자 채용 계획을 전했다.

박 사장은 "5일까지 (신문제작에) 참여하지 않으면 경력사원을 뽑아 신문제작을 할 수밖에 없는 절박한 사정"이라며 "많은 독자들과 광고주, 지사 지국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니 하루 속히 정상적인 신문제작에 참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회사는 5일보다 이틀 앞서 경력사원 채용 방침을 외부에 밝혔다.

편집국 봉쇄 이후 취재진 100여 명이 대거 빠지자, 회사는 10여 명의 간부급 기자 인력에 기대며 자매지 또는 <연합뉴스> 기사로 지면을 채웠다. 이 때문에 '신문 파행 제작'이라는 질타가 이어졌고, 사회 각계에서도 편집국 봉쇄 조치를 풀어야 한다는 요구가 쏟아졌다. 그럼에도 회사는 사실상 대체인력을 뽑아 난관을 타개하는 방식을 택했다.

노조 "일하겠다는 기자들 출근 막는 회사에 누가 지원하겠나"

장재구 <한국일보> 회장이 용역 업체를 동원해 편집국을 폐쇄하는 언론 역사상 초유의 사태가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달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빌딩 앞에서 한국일보 기자들이 시민들에게 비대위 특보를 나눠주고 있다.
▲ "<한국일보> 기자들 일하고 싶습니다" 장재구 <한국일보> 회장이 용역 업체를 동원해 편집국을 폐쇄하는 언론 역사상 초유의 사태가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달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빌딩 앞에서 한국일보 기자들이 시민들에게 비대위 특보를 나눠주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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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중인 기자들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3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기자들이 일을 안 하겠다며 파업을 한 게 아니다, 회사가 경비용역업체 직원을 동원해 일하겠다는 기자들의 출근을 막고 있는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대체인력을 투입한다는 건 그야말로 웃기는 이야기"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일하고자 하는 기자들의 출근을 막는 회사에 과연 누가 지원할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편집국 정상화를 우선 과제로 놓고 지난 달 말부터 노사 대화가 진행 중이었는데, 회사가 경력기자 채용 공고를 내면서 협상이 사실상 무의미해졌다고도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장재구 회장은 애초 기자들과 문제를 풀 의지가 없었다"며 "결국 자기 말 잘 듣는 사람만 뽑아서 신문을 만들겠다는 뜻을 외부에 공포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는 경력기자 채용 공고를 철회하고 다시 기자들과의 대화에 진지하게 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오전 심상정 진보정의당 원내대표는 서울 중구 한국일보사를 방문해 농성 중인 기자들을 격려했다. 심 원내대표는 "임시국회가 소집되자마자 '한국일보 정상화 촉구 결의안'을 바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태그:#한국일보, #장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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