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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4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정부조직개편안 처리가 늦어지는 것에 대해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는 가운데, 이정현 정무수석(앞줄 가운데)이 박 대통령을 지켜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정부조직개편안 처리가 늦어지는 것에 대해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는 가운데, 이정현 정무수석(앞줄 가운데)이 박 대통령을 지켜보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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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꼽히는 이정현 청와대 정무수석이 3일 오전 새누리당 초선의원들을 만났다. 대선 당시 중앙선대위 직능종합실장을 지냈고 박 대통령의 한나라당 대표 재임 당시 비서실 부실장으로 있던 김선동 정무비서관도 함께했다. 청와대의 핵심 친박(친박근혜) 인사들이 새누리당의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초선의원들과 마주한 셈이다.

무엇보다 정부조직개편 협상과 거듭된 인사참사, 창조경제 논란으로 당청 관계가 삐걱거리는 가운데 이뤄진 만남이다. 청와대가 지난달 30일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그동안 누적됐던 당의 불만을 접한 뒤, 상호 소통 강화에 나선 것으로도 읽힌다. 지난 1일 밤 여의도 모처에서 열린 최대 20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관련 당정청 비공개 간담회도 금이 간 당청 관계에 대한 복원 시도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 수석이 이날 새누리당 초선의원 30여 명들과 만난 주제도 이같은 맥락과 일치한다. 새누리당 초선의원 모임인 '초선정책개발모임(회장 이헌재)'의 초청을 받은 이 수석은 이날 오전 7시 30분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새누리당과 청와대의 소통'이라는 제목으로 비공개 특강을 했다.

이정현 "당의 비판 달게 받겠다, 소통 시스템 준비 중이니 지켜봐달라"

주제에 맞게 주된 의제는 당청 간 소통문제로 집중됐다. 초선의원들 상당수가 당청 간의 소통 강화를 주문하고 나섰다.

특강에 참석한 송영근 의원은 기자들을 만나, "전반적으로 (당청 간) 소통이 잘 안 된다, 잘 해서 서로 협조를 잘해야 하지 않겠냐는 말을 나눴다"면서 "앞으로 소통을 잘해서 정책들을 잘 설명하고 의사소통 시스템을 현실적으로 만들어가자고 했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또 "이정현 수석은 고위 당정청 워크숍에서 그런 비판이 나왔는데 달게 받겠다, 앞으로 고쳐나가도록 하겠다며 좀 이해해달라고 했다"며 "(이 수석은) 당청 간 소통시스템이 좀 폐쇄적인데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는 지적에 '청와대에서 검토 중인데 발전을 시키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노근 의원도 "앞으로 (당청 간 소통) 채널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얘기가 나왔다"며 "예를 들어 (지난 1일 발표한) 부동산 정책 같은 것은 당과 사전 조율이 안 됐다는 얘기도 있었다"고 전했다.

김정록 의원은 "정책이나 모든 것들을 상임위별로 전달돼서 해줘야 하는데 그게 안 된 상태에서 야당과 소통이 안 된다는 것을 많이 얘기했다"며 "앞으로 (이같은) 시간을 자주 갖자는 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수석은 '지금 정부가 출범한 지 얼마 안 됐으니깐 좀 지켜봐달라', '국민 또는 당과 소통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으니 시간을 두고 지켜봐달라'고 말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논란이 된 인사실패나 창조경제 문제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현 수석도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 정무수석으로서가 아니라 국회의원을 지냈던 사람으로서 경험담 등을 말씀드리려 온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초선모임 등장한 '친박 후보'... 차기 원내대표 향한 청와대의 뜻?

그러나 이 자리에 최경환(3선)·이주영(4선) 의원이 참석한 것을 두고 청와대가 오는 5월 치러지는 원내대표 경선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원내대표 경선 화두로 '당청 관계 재정립'이 새롭게 부각되는 가운데 신·구 친박을 대표하는 두 의원이 참석했기 때문이다. 당내 과반수가 넘는 초선들의 표심을 의식한 행보인 셈이다.

무엇보다 최 의원은 이날 이 수석과 함께 세미나실 안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들어오는 초선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고 이 수석의 특강에 앞서 짧게 인사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주영 의원은 최 의원의 참석 소식을 뒤늦게 알고 특강에 참석했다. 청와대의 뜻이 이 의원보다 최 의원에게 쏠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올만한 상황인 셈이다.

최 의원은 2007년 대선 경선 때부터 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활동한 구(舊) 친박 인사다. 특히 그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당내서 '친박 2선 퇴진론'이 불거졌을 때 본인에게 모든 책임을 몰며 비서실장직에서 자진사퇴한 바 있다. 이에 비해 이 의원은 지난 총·대선 과정에서 정책사령탑 역할을 수행하며 신임을 얻은 신(新) 친박 인사로 꼽힌다.

한편, 두 의원 모두 이 자리에서 당청 소통 강화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서 불거진 '당청 관계 재정립' 요구를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특강 참석자에 따르면, 최 의원은 "의원들이 제기하는 소통의 문제에 대해 청와대가 아주 심각하게 받아들여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 역시 기자들과 만나, "경청하는 리더십이 더 중요하다, 잘 듣고 수렴해서 반영을 잘 해야 불만이 안 쌓인다, 소통을 원활히 하자는 논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태그:#이정현, #새누리당, #박근혜, #원내대표 경선, #최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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