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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8일 오전 11시께 울산 동구 방어동에 있는 한 동네슈퍼마켓이 폐업하기 위해 간판을 내리고 있다. 바로 옆에는 지난 2월 25일 홈플러스 익스플러스 방어동점이 개점했다.
 3월 8일 오전 11시께 울산 동구 방어동에 있는 한 동네슈퍼마켓이 폐업하기 위해 간판을 내리고 있다. 바로 옆에는 지난 2월 25일 홈플러스 익스플러스 방어동점이 개점했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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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가 울산 동구 방어동에 기업형슈퍼마켓(SSM)을 기습 개점(관련기사)한 지 12일 만에 SSM 바로 옆에서 오랫동안 영업해오던 동네슈퍼마켓이 8일 폐업했다. 이 슈퍼는 8일 간판 철거작업을 벌였다.

울산 동구 방어동에 지난 2월 25일 개점한 '홈플러스 익스플러스 방어동점'을 두고 해당 지자체가 위생점검 등으로 견제하고 있다. 또 지역 중소상인들은 불매운동을 벌이는 등 중소상인 피해에 대한 우려도 있다 하지만, 한 달도 안돼 옆 동네슈퍼가 문을 닫은 것은 이례적이다. 왜 동네슈퍼는 돌연 폐업했을까.

동네 슈퍼마켓 주인 "장사해봐야... 고심 끝에 폐업"

이 슈퍼는 한때 100㎡(30평) 규모로 제법 규모가 크게 영업을 해왔다. 하지만 지난 2008년 인근 일산동에 동구 처음으로 대형마트인 홈플러스가 들어서자 매출이 점점 떨어졌다고 한다. 8일 문을 닫은 이 슈퍼는 현재 13평 가량의 소규모로 전락해 있었다.

이 슈퍼의 주인은 "5년 전만 해도 매출이 꽤 됐으나 홈플러스가 온 이후 매출이 줄기 시작했다"며 "경기도 좋지 않고 고민을 해오던 차에 지난해부터 옆에 SSM이 들어선다는 소문이 있길래 이제 안 되겠구나 싶었다"고 밝혔다. 결국 장래에 대한 불안과 마음의 갈등을 겪던 50대의 슈퍼 주인은 결국 스스로 영업을 포기하고 말았다.

이를 두고 지역의 중소상인단체가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현재 중소상인단체는 홈플러스익스플러스 방어동점 폐업을 목표로 대책위를 구성, 지난 4일부터 모기업인 홈플러스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중소상인단체는 현재 주민들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고, 동구지역 동네슈퍼에는 서명용지가 비치돼 있다.

고남순 울산중소상인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안 그래도 경기가 좋지 않은 현실에서 대기업이 중소상인들과 어떠한 협의도 없이 골목에 침투하니 더 어려워지는 것"이라며 "오늘 슈퍼의 폐업처럼 앞으로도 중소상인들이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동안 고심을 하다 오늘 폐업한 중소상인은 바로 우리의 아버지요, 이웃"이라며 "대기업이 중소상인들과 상생할 의지가 없는 것 같다, 불매운동을 끝까지 펴나가겠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태그:#익스플러스 방어동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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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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