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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민주공원 직원들이 민주공원 예산 삭감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11일 오전 시의회 앞에서 열고 있다.
 부산 민주공원 직원들이 민주공원 예산 삭감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11일 오전 시의회 앞에서 열고 있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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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의회가 숱한 반발에도 부산 민주공원 예산을 절반 이상 삭감했다. 부산시의회는 11일 오전 24회 정례회 제3차 본회의를 열고 민주공원의 2013년도 위탁 운영비를 11억8천만 원에서 52%가량 삭감한 5억1천만 원으로 의결했다. 더군다나 이번 예산안은 관련 상임위인 행정문화위를 통과한 예산안을 막판에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50% 이상 삭감한 것이어서 논란이 됐다. <관련기사-"부산민주공원 예산 삭감에 반발 이어져">

부산시가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는 부산 민주공원은 해마다 민주운동 관련 전시회와 학술대회 등을 열어왔다. 하지만 이번 예산 삭감으로 민주공원은 내년도 운영 차질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부산시의회는 예산 삭감의 이유로 부산 민주공원의 인건비가 과다 책정되었다는 점을 들었다. 이러한 시의회의 지적에 민주공원 측은 "타 지역 관련 기관보다 예산과 인력이 오히려 적다"며 "한 기관의 예산을 단번에 절반 이상 줄인다는 것은 해당 기관의 활동을 중지시키겠다는 심각한 조치"라고 반발하고 있다.

부산시의회가 11일 오전 제224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를 열고 있다.
 부산시의회가 11일 오전 제224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를 열고 있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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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민주공원 직원들은 11일 본회의에 앞서 시의회를 찾아 예산 삭감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민주공원 직원들은 "(예산 삭감은) 부산 시민의 휴식 공간을 없애고 시민들이 다채로운 민주시민교육과 문화 서비스를 제공받을 기회가 박탈당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민주공원의 가치를 훼손하고 그 활동을 가로막는 일부 시의원들의 비상식적이고 권위적인 행태를 묵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지역언론 "정치적 의도"... 예결위원장 "삭감 반대하기 어려웠다"

지역 언론들도 부산시의회의 예산 삭감을 반대하는 사설을 잇따라 게재했다. <국제신문>은 11일자 사설에서 "해당 상임위까지 통과한 예산안을 무리하게 깎아낸 데에는 또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의문을 제기하며 "다른 수탁기관과 달리 민주공원만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도 표적이라는 의구심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광주 5·18기념재단이나 서울의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 비해 턱없이 낮은 예산과 인원으로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해 온 민주공원의 노력이 외면 당해서는 안 된다"며 "본회의에서는 원상복구된 예산안이 통과되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부산 영주동에 자리잡은 부산민주공원. 부산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공간으로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가 부산시로부터 수탁·운영하고 있다.
 부산 영주동에 자리잡은 부산민주공원. 부산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공간으로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가 부산시로부터 수탁·운영하고 있다.
ⓒ 부산광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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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도 10일자 "민주공원 예산 절반 삭감으로 뭘 하자는 건가"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부산시의회를 질타했다. <부산일보>는 "이번 일은 두고서는 어떤 정치적 내막이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궁금증까지 생길 정도이다"라며 "시의회가 부산이 쌓아온 민주항쟁의 역사와 그 기념사업에 흠집을 낸다는 소리를 들어서야 되겠는가"라고 되물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권칠우 부산시의회 예결위원장은 "동료 의원들이 (민주공원이) 방만하게 운영되지 않았냐는 지적이 있었고 과하게 측정된 부분을 부산시가 심도있게 감사하고 조정할 부분은 조정한 후에 후에 추경편성을 하던지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민주공원과 의원들의 말이 달랐고 (삭감 찬성) 의원들이 나름의 수치를 갖고 강력하게 하니깐 저희로서는 반대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내년도 부산시의회 예산안은 올해 예산액인 7조9867억 원에 비해 3738억 원(4.7%) 증액된 8조3605억 원으로 의결됐다. 이 중 일반회계가 7.2% 늘어난 6조1395억 원, 공기업특별회계가 8.4% 늘어난 6892억 원, 기타특별회계가 5.7% 감소된 1조5318억 원이다.


태그:#부산민주공원, #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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