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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25일 오후 8시 20분]

김재철 사장(자료사진)
 김재철 사장(자료사진)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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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가 J씨의 일본인 남편이 세 차례에 걸쳐 김재철 MBC 사장에게 편지를 보내, 자신의 아내와 김 사장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해 항의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무용가 J씨는 김재철 MBC 사장으로부터 수 년간에 걸쳐 20억 원이 넘는 '특혜 지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인물이다. 이와 관련해 노조가 김 사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J선생은 일본에 계신 동포 무용인 가운데에는 손꼽히는 분이며 J선생의 출연은 이 분의 역량과 경험, 행사의 성격과 특성을 두루 고려한 결과"라며 특혜 지원 의혹을 부인해왔다.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 소속 윤관석 민주통합당 의원은 25일 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이계철 방송통신위원장에게 "김재철 사장이 업무상 배임 혐의로 소송이 진행중이고 MBC 장기파업의 책임이 있는데 방통위원장은 왜 조치를 취하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 위원장이 "파업은 노사가 알아서 하는 일"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하자 윤 의원은 무용가 J씨의 남편이 보낸 편지를 공개했다. W씨는 도쿄에서 개업 중인 국제변호사다.

J씨 남편, 김재철 사장에게 항의 편지 보내 

윤관석 의원은 "무용가 J씨의 남편 W씨가 지난해 9월 일본 오사카 인근의 호텔 숙박기록에 두 사람(김재철과 J씨)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고 주장했다"며 "W씨는 이 사실을 확인해 달라고 올해 3월과 5월에 MBC에 편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W씨는 자신의 명의로 된 J씨의 일본 휴대폰에서 J씨의 투숙 사실을 알고 해당 호텔을 찾아가 숙박기록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W씨는 MBC에 이 사실을 확인받으려 편지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장이 없자 지난 14일 세 번째 편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이 공개한 편지에서 W씨는 "나는 당신(김재철 사장)과 일면식이 없으며, 2011년 9월 11일에 아내 J씨가 스모토시(호텔 '아와지유메센케'의 주소지)에 숙박했다는 것은 분명하며 부정할 수 없다"면서 "아와지유메센케의 담당자로부터 J씨가 숙박했다는 것도 확인된 것 같다"고 썼다.

윤관석 의원이 추가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김 사장은 투숙 두 달 전인 7월 8일 'KIM CHUL'이라는 영문 가명을 써서 방을 예약했고, 연락처로는 당시 사용하고 있던 차명폰 번호를 남겼다고 한다.

이어 W씨는 "나는 당신이 MBC 사장을 지체 없이 사임하는 것이 두 사람의 관계가 파헤쳐지지 않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생각한다"면서 "MBC 노동조합이 이러한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기 전에 당신이 당장 사퇴하는 것이 당신과 J씨에게 가장 이로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김 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또한 "당신이 속히 사퇴하면 이런 것이 공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것이 최후의 기회이니 당신이 당장 결단을 내리기를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윤관석 의원은 "J씨와 김재철 사장이 호텔에서 같이 투숙한 사실까지 확인하고 사과와 반성을 요구하는 서한을 두 차례 발송했는데 답변이 없자 (W씨가) 이렇게 세 번째 서한을 발송했다"며 "김재철 사장은 공영방송을 사적관계에 이용한 배임죄를 물어야 할 중죄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가족마저도 분노하고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데 그래도 버티는 김재철 사장, 방통위는 도대체 어떻게 할 것이냐"며 "지금이라도 해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 위원장은 "(방문진) 이사회를 거쳐서 하는 것"이라며 "(방통위에서)해임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무용가 J씨 남편이 보낸 편지(번역)


J씨 남편의 편지 원본
 J씨 남편의 편지 원본
ⓒ 윤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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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하 앞으로 이미 2차례 서면을 EMS로 보냈지만 회답을 받지 못했습니다. 2012년 7월13일 독자적인 조사를 행한 MBC노동조합이 2011년 9월11일의 아와지유메센케에서의 사실 경과에 대해 확인을 구해와서, 나는 사실을 확인하는 서면을 작성해 전해 주었습니다.

나는 당신과 일면식이 없으며, 2011년 9월11일에 아내 정OO가 스모토시(아와지유메센케의 주소지)에 숙박했다는 것은 분명하며 부정할 수 없습니다. 아와지유메센케의 담당자로부터 정OO가 숙박했다는 것도 확인된 것 같습니다. 물론, 정OO가 사용하는 내 명의의 휴대폰 090-XXXX-XXXX의 통화기록을 보면 정OO 이외의 인물이 사용했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나는 당신이 MBC사장을 지체없이 사임하는 것이, 이 이상의 두 사람의 관계가 파헤쳐지지 않기 위한 유일한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MBC노동조합이 이러한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기 전에 당신이 당장 사퇴하는 것이 당신과 정OO에게 가장 이로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이 속히 사퇴하면 이런 것이 공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최후의 기회이니 당신이 당장 결단을 내리기를 권고합니다.

방문진 이사장 불출석... 야당 항의

이날 문방위 전체회의는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였다. 하지만 김재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출석을 하지 않아 야당 의원들의 항의를 받았다.

이날 회의는 MBC 김재철 사장의 거취여부를 놓고 격렬한 논의가 오고갈 것으로 예상됐다. 야당 의원들은 김재철 MBC 사장의 해임에 관한 언론 청문회 개최를 요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김 이사장은 방문진 정기이사회 참석을 이유로 불출석했다.

신경민 민주당 의원은 "안 오겠다고 하는 것은 위원장을 비롯한 여야 의원들을 모독한 것이고 국회 전체에 대한 꼼수, 장난질"이라며 "핑계는 있을 수 없다. 꼼수로 피해가겠다는 국민 모독"이라고 비난했다. 전병헌 민주당 의원도 "문방위가 정상화되기까지 MBC 사태가 가장 커다란 장애이자 걸림돌이었다"며 "이사회라는 구실로 출석을 하지 않았는데 위원장의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선교 문방위 위원장은 "직접 연락을 취하고 있다"며 "꼭 나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지만 오후 4시 현재까지도 김재우 이사장은 문방위에 출석하지 않았다.

MBC 사측 "김 사장과 J씨는 '업무상 지인'"

한편, 윤관석 의원이 제기한 의혹과 관련해 MBC 사측은 "MBC 노조가 국회의원의 면책특권 뒤에 숨어 무책임하게 공개한 서한과 호텔 투숙 관련 사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2011년 9월 11일 김재철 사장과 J씨가 같은 호텔에 투숙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MBC 사측은 "김 사장은 오사카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모 호텔에 투숙해 대북 사업 관련 인사 K씨와 만나 업무를 논의했다"면서 "김 사장은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으며, 당시 소지한 휴대폰은 로밍 서비스를 받지 않아 일본 내 연락 수단이 필요해 J씨의 휴대폰을 빌렸다"고 주장했다. 당시 일본에서 김 사장과 J씨가 만난 사실을 인정한 셈이다.

사측은 "상식적으로 부적절한 관계에 있는 인물이라면 상대방의 휴대폰 번호를 숙박계에 남기지 않을 것"이라면서 "숙박계에 공공연히 연락처를 남기는 것 자체가 두 사람의 관계가 지극히 정상적이고, 업무 관련한 지인이며, 부적절한 관계가 아니라는 반증"이라고 덧붙였다.

J씨 남편이 보낸 편지와 관련해서도 사측은 "J씨는 남편과 정상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MBC 노조가 J씨의 남편에게 허위 정보를 제공해 J씨에 대해 의혹의 눈길을 보내게 했다"면서 "J씨는 이번 사건으로 심각한 정신적 타격을 입고 있으며, MBC 노조를 '파렴치한 가정 파괴범'으로 보고 있다"며 노조를 비난했다.

MBC 노조 "남편, 3월에 김재철 사장에게 이미 편지 보내" 

이같은 MBC 사측의 주장에 MBC노조는 재반박했다.

MBC 노조는 "김재철 사장과 J씨는 지난해 2011년 9월 10일 오후 5시 50분 김포공항을 떠나 일본 오사카 간사이공항으로 향하는 아시아나 항공 1145편에 함께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김 사장이 J씨의 휴대폰을 빌려서 숙박부에 기록이 남았다는 사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노조는 "남편 W씨는 김 사장이 일본에 체류한 사흘 동안 여러 차례 부인 J씨와 통화했다고 밝혔다"며 "J씨가 자신의 전화를 김 사장에게 빌려줬다면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또 사측이 W씨가 MBC 노조가 제공한 잘못된 정보에 J씨와 김 사장의 관계를 의심했다는 것과 관련해 "변호사인 남편 W씨는 일본 변호사법이 부여한 자료 수집권을 바탕으로 처음 알게 된 사실"이라며 "MBC 노조가 W씨의 존재를 알게 되기 훨씬 전인 올해 3월에 이미 김 사장에게 해명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김 사장은 '파렴치한 가정파괴범'이었음이 드러나는 게 두려운 나머지 엉뚱하게도 노조에 책임을 떠넘기는 중상모략을 펴고 있다"고 사측을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대북 사업 차 일본을 방문했다는 사측의 주장에 관해서도 MBC 노조는 "회사의 업무상 출장인데도 김 사장은 숙박비 6만 1084엔을 모두 개인카드로 결제했다"며 "법인카드 부정사용 의혹을 받을 정도로 광범위한 용도로 회사의 법인카드를 써온 김 사장의 평소 행태와는 너무 다르다"며 김 사장의 일본 방문이 업무와 무관한 사적인 일정임을 주장했다.


태그:#김재철, #MBC, #윤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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