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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 울산 공장이 멈췄다. 금속노조 전국 최대 지부인 울산 현대자동차 지부는 13일 부분 파업을 선언했다. 현대차 노조가 파업을 선언한 것은 4년 만이다. 5000여 명 조합원은 낮 12시 30분께부터 '2012 쟁대위 출범식 및 총력투쟁 선포식' 참가를 위해 본관 앞에 모였다. 이 자리에서 조합원들은 '심야 노동 철폐'를 한목소리로 외쳤다.

 

먼저, 노조는 정부와 현대자동차 사측이 이번 파업을 '불법 정치 파업'으로 규정한 것에 대해 반발했다. 금속노조 박상철 위원장은 "정부와 언론은 금속노조가 정치 파업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노조는 9차례 교섭을 진행했으며 사용자 협의회에서 진전된 안을 가져오지 않아 정당하게 파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독일 수면의학협회의 연구 결과, 심야 노동은 평균수명을 13년 짧게 하는 다이옥신보다 한 단계 높은 발암물질"이라며 "우리가 살기 위해 일하지 죽기 위해 일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현장에서 만나 본 현대차 조합원들은 너도나도 심야 노동의 고충을 토로했다. 3공장에서 일하는 김아무개씨는 "심야 노동을 하면 가정을 살필 여유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장이 가정에 소홀하면 불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했다.

 

또 그는 "생체 리듬이 깨지면서 수면 장애를 겪는 경우가 많다"며 "낮에 잠을 잔다고 해도 충분히 자지 못해 만성피로가 쌓이고 그것이 스트레스가 된다"고 말했다.

 

박원호 현대차지부 교육위원은 파업에 참가한 이유를 "가정의 행복 때문"이라고 답했다. 또, 박 위원은 "사내 근로자 평균 나이가 40대다, 자녀와 행복한 시간을 보내야 할 가장이지만 심야 노동 때문에 가정을 제대로 돌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박 위원은 "청춘을 회사에 바쳤지만, 보상은 받지 못하고 이젠 심야 노동까지 해야 한다"고 씁쓸해했다.

 

이익재 현대차 근무형태변경추진위원은 "조합원들이 4년 만에 파업에 적극 동참한 이유는 그동안 심야 노동이 조합원들에게 얼마나 부담으로 작용했는지를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조합원들은 심야 노동의 부작용을 호소하며 '주간연속 2교대'를 실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현대차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조합원들은 심야 노동뿐 아니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도 요구하고 있다.

 

우상수 비정규직 지회 사무차장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비단 비정규직의 문제가 아니다"며 "정규직 자녀들도 현대차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비정규직밖에 할 수 없는 구조가 되어버렸다"고 말했다. 우 사무차장은 또 "현대차 비정규직 문제가 다른 사업장 비정규직 문제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이번엔 꼭 정규직화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오후 1시 40분께 집회를 끝낸 참석자들은 해산했다. 현대차 지부는 16일 쟁의대책위 회의를 통해 이후 일정을 논의할 방침이다.

 


태그:#현대자동차, #금속노조,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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