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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①] <감시사회>
엄기호·한홍구·최철웅·홍성수·한상희 씀, 철수와영희 펴냄, 2012년 6월, 224쪽, 1만3000원

대한민국 국민이 하루 평균 CCTV에 노출되는 횟수, '80회'. 언제 어디서나 우리를 지켜보는 눈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세상이다. 국가권력의 민간인 사찰사건부터 인터넷상의 '신상털기'까지, 감시로부터 자유롭게 살 수는 없을까. 이 책은 오늘날 '감시사회'의 정체에 대해 이야기한 강연집이다.

감시와 정보독점은 곧 통제로 이어진다. 이러한 감시와 통제에서 벗어나는 길은 없는지, 사찰과 정보정치의 문제, 상업적 감시의 등장, 신자유주의와 감시사회, 법과 인권에 드러난 감시, 신분증명제도의 문제점 등을 주제로 이야기했다. 감시사회에서 벗어나는 길은 '국민을 감시하는 권력을 감시하는 것'에서 시작됨을 역설한다.

[새책②] <통일을 보는 눈>
이종석 씀, 개마고원 펴냄, 2012년 6월, 256쪽, 1만4000원

6월에는 상반된 두 '기념일'이 있다. 6․15와 6․25. 15일에는 통일의 정신을 되새기자고 말하다가, 열흘이 지나 25일이 되면 '주적'의 존재를 잊지 말라는 말들이 쏟아진다. 아직도 통일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씁쓸한 촌극. 이 책은 '실사구시'의 눈으로 통일문제를 바라본 통일론이다.

잊을 만하면 나오는 '종북' 논쟁. 참여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저자는 종북과 반북의 이념을 넘어 새롭게 통일을 바라봤다. 통일비용은 얼마나 들지, 북한은 믿을 만한 나라인지, 왜 포용정책이 정답인지 쟁점을 중심으로 통일논의를 정리한다. '한민족'이란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통일의 필요성을 냉정히 짚어준다.

[새책③] <국민판사 서기호입니다>
서기호·김용국 씀, 오마이북 펴냄, 2012년 7월, 260쪽, 1만3000원

국민배우, 국민타자, 국민가수, 국민여동생…. '국민'이란 이름을 붙인 사람들이 많이도 생겼지만, 그중 '국민판사'라는 이름에는 특별한 '애틋함'이 있다. '촛불재판'에 개입한 대법관을 비판하고 SNS 심의규제의 부당함에 맞서다 법원을 떠나게 된 판사. 이 책은 국민판사 서기호의 삶과 꿈을 이야기한 인터뷰다.

원칙과 양심에 따른 행동 때문에 '낙제판사'가 된 서기호. <오마이뉴스> 법조 전문 시민기자 김용국이 그를 만나, 평범한 청년이 판사의 길로 들어선 뒤 법원을 바꾸려 애쓰다 법복을 벗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들었다. 사법개혁이 왜 필요한지, 그 방향과 내용은 무엇인지, 사법부의 '아픈 역사'가 된 서기호의 이야기에 주목한다.

[새책④] <대통령의 길 룰라>
리차드 본 씀, 박원복 옮김, 글로연 펴냄, 2012년 6월, 424쪽, 1만5000원

26일에 조사한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28.6%. 대선을 6개월 앞둔 상황에서, 그가 박수 받으며 떠나는 모습을 기대하기란 이미 불가능해진 듯하다. 우리는 국민 87%의 지지를 받으며 퇴임한 대통령이 있다는 이야기를 언제까지 부러워해야만 할까. 이 책은 룰라 전 브라질 대통령의 정치 역정을 기록한 책이다.

초등학교도 졸업 못한 선반공 출신 대통령 룰라. 사회적 불평등 해소에 전력한 그는 '채무국' 브라질을 세계 8대 경제대국으로 만들었다. 그의 어린 시절부터 노조 지도자 활동, 세 번의 대선 도전과 당선, 그리고 퇴임 뒤의 평가까지 꼼꼼히 담았다. 이념과 계층의 차별 없이 소통해온 그의 '큰 리더십'을 확인할 수 있다.

[새책⑤] <내가 가장 착해질 때>
서정홍 씀, 나라말 펴냄, 2012년 6월, 140쪽, 8000원

독자를 괴롭히는 '못된 시'들이 넘쳐난다. 별것도 아닌 뜻을 어렵게 포장해서 독자에게 으스대거나, 말을 이리 꼬고 저리 비틀어서 독자를 놀리는 시. 가뭄에 콩 나듯, 말재주가 아닌 '진심'으로 이야기하는 '착한 시'들을 만날 때만큼 반가운 때가 없다. 이 책은 <58년 개띠>의 농부시인 서정홍의 세 번째 시집이다.

노동운동을 하다 합천 나무실마을의 농부가 된 서정홍 시인. 그가 가장 착해질 때는 "이랑을 만들고// 흙을 만지며// 씨를 뿌릴 때"다. 흙과 함께 낮아진 시선으로, 쌀 한 톨부터 '원동 할머니'까지 '착한' 이들의 진심 어린 삶을 노래했다. 하루의 노동이 고스란히 담긴 굵은 손마디로 다듬은 시어에서 반가운 땀냄새가 난다.


감시 사회, 안전장치인가, 통제 도구인가?

로빈 터지 지음, 추선영 옮김, 이후(2013)


태그:#새책, #신간, #책소개, #이종석, #서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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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는 사람. <사다 보면 끝이 있겠지요>(산지니, 2021) 등의 책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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