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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과 환경의 조화로 지속가능한 농업생산을 유도해 농가소득을 증대시키고 환경을 보전하면서 농산물의 안전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농업이 친환경농업이다.

산업화 이후 농약과 비료의 과용으로 증산위주의 고투입 농법에 의존해 온 결과 토양양분의 불균형에 따른 지속가능한 농업기반이 위협받고 있으며, 최근 환경보전 및 식품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환경오염과 잔류농약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국가간 FTA 확산에 따라 시장개방이 확대돼 농산물도 본격적인 국제경쟁 시대에 돌입하고 있다. 세계 각국은 농업정책을 시장지향적으로 전환하면서 농업의 공익적 기능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여 환경보전을 전제로 한 농업기반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국민들은 소득수준 향상에 따른 참살이 열풍으로 농산물 소비추세가 고품질·안전농산물로 급속히 전환됨에 따라 최고의 품질 경쟁력을 갖춘 양질의 농산물 생산이 필수적이다.

전라남도에서는 이러한 농정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여 2004년에 이미 안전한 식품 생산을 목적으로 한<생명식품 생산 5개년 계획>을 수립·실행하였으며, 금년에는 제2차 5개년 계획 3년차에 접어들어 맑은 물과 비옥한 농토 등 다른 지역보다 우위에 있는 자연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친환경농업을 대대적으로 육성함으로써 농업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나가고 있다.

제1, 2차 5개년 계획을 실천해 오면서 다양한 영농기술을 계발하여 조상대대로 전래되어 오는 방식에 따라 기피식물이나 동반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제충국, 담배잎 등 식물질을 이용하여 병해충을 방제하는 한편, 유기질비료는 물론 미생물제제, 목초액까지도 친환경농업에 이용하고, 자운영, 헤어리베치, 호밀 등 녹비작물을 재배하여 지력을 증진시켰다.

벼농사에는 오리농법, 쌀겨농법, 참게농법 등을 도입하여 실천했는가 하면, 시설원예에는 온실가루이좀벌, 칠레이리응애, 굴파리좀벌 등 천적을 이용하여 친환경농업을 실천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말에는 전라남도의 유기농·무농약 친환경농산물 인증면적이 전국의 61%를 점유하는 경이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2004년 말에 39개소에 불과하던 친환경농자재 제조업체는 2011년에 무려 174개소로 늘어나 지역경제의 활력이 되고 있다.

최근 농업인의 급속한 고령화로 손이 많이 가고 품이 많이 드는 친환경농업을 실천하기에는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래서 실천하기 쉽고 편리하며, 비용이 적게 드는 친환경농업 실천방법을 보급하게 된 것이 새끼왕우렁이 농법이다.

왕우렁이는 남아메리카 아마존강 유역의 얕은 호수나 늪지에서 서식하는 패류의 일종으로 1995년에 처음 국내에 입식되었다. 우리나라의 논, 하천, 저수지 등에 자생하는 우렁이인 논고동과 형태가 흡사한 배다리로 이동하는 연체동물로 토종우렁이는 새끼를 낳은 태생인데 비하여 왕우렁이는 알은 낳는 난태생이다.

그동안 어미 왕우렁이를 벼농사에 이용해 왔으나, 어린 왕우렁이를 이용하는 새끼왕우렁이 농법은 지난 2009년에 전라남도농업기술원에서 실증시험을 거쳤다. 실험결과 피, 물달개비, 외풀류 등 일반 제초제에 내성을 갖고 있는 슈퍼잡초까지 99% 이상 방제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되어 공급을 확대함으로써 지금은 대표적인 벼농사 친환경농법으로 정착되었다.

모 줄기에 분홍색으로  붙어있는 것이 왕우렁이 알이다
▲ 벼논에서 제초작업중인 왕우렁이 모 줄기에 분홍색으로 붙어있는 것이 왕우렁이 알이다
ⓒ 임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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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왕우렁이 농법은 써레질 직후 알에서 부화한 후 50여 일 정도 자란 새끼왕우렁이를 10a당 1.2㎏(900~1100마리)을 논에 넣어 줌으로써 잡초방제는 물론, 노동력 절감과 함께 제초제 대비 비용을 50%까지 절감할 수 있어 1석 3조의 효과를 볼 수 있는 머슴 중에 상머슴이다.

전라남도에서는 무제초제 농업 실현을 위해 올해 새끼왕우렁이 농법을 친환경농업단지 4만ha와 일반답 6만ha 등 총 10만ha로 크게 확대하였다. 이는 2015년 말에 저농약 인증이 전면 폐지됨에 따라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농사를 지음으로써 유기농 인증기반을 확충하겠다는 정책에 바탕을 두고 있다. 새끼우렁이농법은 일부 산간지와 조기재배 지역 등 부적합지를 제외한 13만여ha의 벼 재배지에 대해 오는 2013년까지 전면적 확대 추진할 방침이다.

전남 나주시 세지면 성산리에서 왕우렁이를 사육하면서 친환경농업을 실천하고 있는 조율환(53)씨에 따르면 왕우렁이는 벼논 잡초방제 뿐만 아니라 단백질, 칼슘, 철분, 비타민 등이 풍부해 성장하면 식용으로 가공하여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일부 업계에서는 가축사료용, 화장품 원료 등으로 그 쓰임새를 확대시키고 있어 왕우렁이가 농가의 상머슴에서 효자로 거듭날 날이 멀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모내기가 시작되고 있어 농가에서는 마을 및 들녘단위로 미리 새끼왕우렁이를 확보하고 무제초제 농업을 실현하여 무농약과 유기농으로 친환경농업을 단계적으로 향상시켜 나간다면, 농가소득 증대는 물론 제초제의 폐해로부터 생태환경을 보전시켜 나가는 대의에 동참하게 되는 것이다.


태그:#왕우렁이, #새끼왕우렁이, #친환경농업, #잡초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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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물처럼, 바람처럼, 시(詩)처럼 / essayist, reader, trave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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