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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김충석 여수시장이 시의회와 여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아래 여수연대회의로 약칭)에 대해 "참을 만큼 참았다"며 눈물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는 여수시의회의 추경안 삭감과 여수연대회의에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시의회와 여수연대회의의 대응에 따른 파문이 예상된다.

 

여수시의회는 지난 26일, 2012년 제1회 세입·세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과 5개 사업의 공유재산관리계획 의결안 등을 확정하고 138회 임시회를 폐회했다. 여수시의회는 당초 예결위원회가 정문변경 에산을 포함한 21억1천4백만 원을 삭감키로 했던 안을 없애고, 선심성·낭비성 예산으로 지적을 받은 이순신 장군 동상 건립 사업 등을 포함해 41억1천4백만 원을 삭감한 안(번안동의)을 본회의에 제출해 의결했다. 

 

이에 앞선 지난 21일, 여수연대회의는 여수시의회에 '2010년도 여수시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하며 추경안에 대한 심도 있고 엄정한 심사를 펼쳐줄 것을 요청했다. 여수연대회의가 제출한 의견서에 담긴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본청사 정문 변경(7억7천만원)은 불필요한 예산낭비 사업이므로 전액 삭감하고 출퇴근 시간에 현재의 정문 폐쇄와 신호체계 개선할 것

▲ 문예회관 건립(18억6,400만원)은 기존 문화예술 시설과 중복투자가 우려돼 전액 삭감할 것

▲ 이순신장군 동상 건립(9억원)은 사업목적, 소요예산, 기대효과가 우려되므로 전액 삭감할 것

▲ 과별 시책추진 업무추진비는 기정액 범위내에서 사용할 것.

 

김충석 여수시장의 기자회견, 시민들은 아리송

 

김충석 여수시장은 회견문에서 "전국적으로 유례 없는 선거후유증으로 명예와 위신이 무너진 여수를 위해 중앙정부와 청와대, 각급기관들을 수없이 방문해 많은 예산을 확보하고, 성공적인 박람회 개최를 위해 불철주야 국내외를 누비는 김충석 여수시장이 자랑스럽지 않습니까"라고 반문했다.

 

또한 "여수시민협에서 여수시의회의장 앞으로 보낸 내용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시장이 예산을 확보해 편성했고, 박람회 전에 완공해 여수의 자존심과 긍지를 살리려는 사업들은 모조리 변칙 삭감했다"며 "의회가 위력을 과시하고, 시장에게 화풀이하고, 시민협에 충성을 다한 모양새"라고 평했다.

 

김 시장은 특히 추경에서 삭감된 ▲ 성웅 이순신 장군 동상 건립비 9억원 ▲ 세계 4대 미항 프로젝트 보조금 2억 원 ▲ 2010-2012 여수세계박람회 유치기념관 1억5000만 원 ▲ 여수시청 캐노피공사 7억 원에 대해서는 기업과 사회단체의 후원으로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여수시의회 의원들, 반박 성명 발표해

 

여수시의회는 김 시장의 기자회견이 끝나고 지난 29일 오후 반박 성명을 발표했다. 의원들은 "지난 26일 임시회 본회의의 합법적이고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처리된 제1회 추경예산안 승인 등에 대해 극히 감정적이고 왜곡된 내용으로 시의회를 비난해 시민의 대의기관이요 헌법기구인 의회의 권위를 실추시켰다"고 주장했다. 시의회가 주장하는 문제점을 살펴 보자.

 

▲ 3월 26일자 시의회 본회의 불출석 : 불참할 경우 의장과 협의해야 함에도 당일 오전 담당 과장의 불참통보

▲ 본청사 정문 변경 : 세계박람회로 기채까지 발행하고, 숙원사업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데 정문 변경 추진은 부적절함

▲ 4대 미항 프로젝트 외국인 초청 세미나 행사 : 시민 공감대 부족과 시내 중심 해안에 산재된 조선소 이전이 선행돼야 

▲ 이순신장군 동상 건립 : 자산공원에 이미 이순신 장군 동상이 있고 공청회나 타당성 조사도 하지 않고 동상건립예산도 없이 시 집행부에서 일방적으로 다른 예산을 사용해 설계용역을 발주한 것은 독선행정

▲ 문예회관 건립 : 40억 원의 문예회관 건립 사업은 세계박람회와 전혀 관련이 없으며 기존 종합예술공연장인 예울마루, 시민회관, 현 문예회관 등의 시설과 중복돼 예산낭비와 타당성 부족.

 

김 시장은 해외출장이 잦다는 시민단체의 지적에도 "여수시가 기후변화 시범도시와 엑스포 등을 위한 정당한 출장"이라고 항변했다.

 

시정의 파트너는 누구일까

 

일반적으로 지방정부와 지방의회는 견제와 균형의 원칙위에 존재한다. 자치단체장의 지나친 독선도 문제지만 의회의 지나친 견제도 문제가 있다. 시의회와 시민단체의 정당한 지적이 시장의 권한을 심각하게 침해한 것일까.

 

정치 과정에 있어 중요한 행위자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비정부기구(NGO)에 대해 생각해보자. 현대사회는 환경보존, 인권보장, 여성운동, 긴급구호, 아동보호, 경제정의, 부정부패 추방, 그리고 경제개발 등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 대하여 NGO의 적극적인 참여를 필요로 한다. 즉, 정부로 대표되는 공공부문과 시장으로 대표되는 민간부문, 전지구적인 사회적 쟁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NGO의 참여가 적극 요구되는 시대다.

 

김충석 여수시장은 그동안 전임시장과 시의원들의 비리혐의로 위신이 떨어진 여수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여수엑스포라는 큰 행사를 치르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시의회와 시민사회단체가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함께 간다는 생각으로 협력관계를 유지해야 할 것이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은 독선을 낳고 불통이라는 평가를 낳게 한다. 자신이 추진했던 사업에 시의회와 시민사회가 제동을 걸었다고 비분강개하며 '눈물의 기자회견'을 한 것에 대해 시민들은 공감할 수 없다.

덧붙이는 글 | '여수넷통'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작성한 글에 한 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태그:#여수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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