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새누리당 예비후보가 5일 공천탈락에 반발해 "이번 공천결과는 공천이 아니다"며 "(박근혜 위원장의) 1인 쿠데타이고 사기극이다"라고 맹비난하고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새누리당 예비후보가 5일 공천탈락에 반발해 "이번 공천결과는 공천이 아니다"며 "(박근혜 위원장의) 1인 쿠데타이고 사기극이다"라고 맹비난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공천 빌미로 한 1인 쿠데타 사기극이다. 모든 것을 동원해 싸우겠다. 무소속도, 제3당과의 접촉도 가능하다. 친박계가 반대인사 중 일부 상징적 인물만 살리고 나머지는 다 죽이고 있다." - 김현철 전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불순한 정치의도 갖고 밀실에서 특정인을 죽이려고 한 공천 아니냐." - 신지호 새누리당 의원

새누리당의 2차 공천 발표에 따른 후폭풍이 본격화되고 있다. 공천 탈락 인사는 물론, 2차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된 지역구의 현역 의원들이 5일 잇달아 입장을 내며 공직자후보추천위원회(공천위)의 심사 결과를 집중 성토하고 있다.

"전략공천지역 선정이 곧 현역 의원의 탈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지만, 해당 지역 의원들은 강한 불신을 표하고 있다. 이번 전략지역 발표가 '현역 하위 25% 컷오프' 조사 직후 이뤄진 점을 감안할 때 사실상 공천 탈락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공천 탈락이 확정된 인사와 전략공천 지역구 상당수가 '친이계'에 해당돼 '보복 공천' 논란도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공천 탈락이 확정된 현역 의원 14명 중 이윤성·장광근·강승규·권택기·백성운·유정현·윤석용·윤영·이화수·조진형·진성호 의원 등 11명은 친이계 인사로 분류된다. 친박계 인사는 이경재·권경석·정해걸 의원 등 총 3명뿐이었다.

김현철 "공천 빌미로 한 1인 쿠데타적 사기극... 모든 것 동원해 싸울 것"

가장 먼저 포문을 연 이는 전여옥 의원(서울 영등포갑)이었다. 전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가 전략공천지역으로 정해진 것에 대해 "자갈밭이 전략 공천된 건 전무후무한 일"이라며 "매우 안타깝게도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그릇이 이 정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전략공천지역 선정이 박 위원장을 강도 높게 비판해온 자신에 대한 보복이란 주장이었다.

새누리당 전여옥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인 영등포갑이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된 것과 관련, 5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유감스럽게도 안타깝게도 이것이 박근혜 위원장의 그릇이라고 생각한다"며 반발했다.
 새누리당 전여옥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인 영등포갑이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된 것과 관련, 5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유감스럽게도 안타깝게도 이것이 박근혜 위원장의 그릇이라고 생각한다"며 반발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전 의원은 이어 "제가 해야 할 말을 못 했다면 괴로웠겠지만 이런 것을 다 각오하고 쓴소리를 한 것이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면서 "국회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새누리당의 한 의원으로서 편안하고 담담하다"고 말했다. 또 향후 진로에 대해서도 "새누리당의 많은 분들이 안심하도록 절대 무소속으로 안 나가겠다, 치사한 짓 안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제가 우편향이어서 공천위원들이 반대한다는데 저는 우파정당에 들어와서 우파와 보수의 가치에 충실했던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제가 우편향이라 공천을 안 했다면 새누리당은 좌편향이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 이날 <연합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분명한 정치적 보복이며 새누리당이 '박근혜 사당'임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밝혀, 이번 공천심사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분명히 드러냈다.

경남 거제 공천에서 탈락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전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은 "공천을 빌미로 한 1인 쿠데타적인 공천 사기극"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경남 거제를 설대우, 양병민, 진성진 등 예비후보 3명의 경선지역으로 분류했다. 김 전 부소장은 경선 대상자에 포함되지도 못했다.

그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것을 동원해 싸우겠다, 무소속도, 제3당과의 접촉도 가능하다"고 선전포고했다. 또 "(친박계가) 교활하고 분열 공작적으로 친박 반대인사를 일부 상징적 인물만 살리고 나머지는 다 죽이고 있다"며 "지금 새누리당은 박근혜 위원장 1인 사당으로 돼 있다, 시스템 공천이 아니라 사전에 마련된 각본에 의해 진행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친이계의 좌장인 이재오 의원은 포용하되 나머지 친이계 인사들을 공천에서 탈락시키고 있단 얘기였다.

김 전 부소장은 특히 "제 아버지 김영삼이 박정희와 박근혜를 그렇게 비판하지 않았다면 제가 이렇게 됐겠느냐"며 "총선 이후 대선 가도에 경쟁력이 있는 제가 걸림돌이 될 것 같아 제거했나"고 꼬집었다. 또 "박근혜가 과거와 단절한다고 했는데 참 가소로운 일이다, 박정희 군사쿠데타 시절부터 반성·사죄하고 들어가야 한다"면서 "(박 비대위원장이) 보수 정당으로서 맞지 않은 정책을 펴온 데 대한 비판적 시각을 개진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부소장이 이처럼 박 위원장과 정면 대결에 나서면서 그의 아버지 김영삼 전 대통령의 태도 변화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2007년 대선후보 경선 당시 이명박 후보를 정치적으로 후원하면서 박 위원장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다 지난해 말 박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에 취임하면서 약간의 관계 개선을 이룬 바 있다.

"친이계라서 공천 배제한 것 아니라면 근거 제시하라"... '보복 공천' 논란 확산?

새누리당 신지호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인 도봉갑이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된 것과 관련, 5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새누리당 신지호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인 도봉갑이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된 것과 관련, 5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전략공천지역 선정에 대한 자료 공개 요구도 거세다.

영등포갑과 함께 전략공천지역으로 선정된 서울 도봉갑의 신지호 의원은 "(여론조사 결과) 나보다 적게 차이 난 곳은 친박이라고 줬다"며 "친이계이기 때문에 공천에서 배제된 것이 아니라면 근거가 될 자료를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박계에 공천 준 것을 확인했나"라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확언했다.

신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름의 인맥을 통해 여론조사 결과를 확인해보니 저와 2위 후보 사이에 28%p 정도 격차가 났다, 20%p 이상 격차가 나면 더 이상 심사할 것도 없이 단수 후보로 확정된 곳도 많은데 당시 (도봉갑 공천이) 보류됐고 급기야 오늘 전략공천지역으로 선정된 것"이라면서 "심지어 수치가 더 나쁘게 나온 사람이 공천 확정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모든 공천절차가 당사자들의 깨끗한 동의와 승복을 얻기 위해선 (절차가) 투명해야 한다"면서 "공천위는 최소한 당사자에게 모든 데이터를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의원은 "적어도 시험을 봤다면 합격점이 몇 점이고 본인이 몇 점 받았는지 알려주는 게 기본"이라며 "이런 최소한의 요구를 무시하고 공개하지 않는 것은 그야말로 불순한 정치의도를 갖고 밀실 공천을 통해 특정인을 죽이기 위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아울러, 향후 진로에 대해서도 "최종적인 답변을 확인하고 내려야 할 결정"이라며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닫지 않았다.

이재오 의원의 측근인 진수희 의원(서울 성동갑)도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지역구가 전략공천지역으로 선정된 것을 납득하기 힘들다"며 "공천위는 성동갑뿐만 아니라 영등포갑, 도봉갑 등이 전략공천지역으로 선정된 근거에 대해 납득할 만한 해명을 해줬으면 한다"고 요구했다.

진 의원은 특히 "믿을만한 소스에 의하면, 나는 현역 하위 25% 컷오프 대상이 아니었는데 오늘(5일) 조간신문에 컷오프 대상으로 보도되고 이후 지역구가 전략공천지가 됐다"면서 "컷오프 관련 보도와 전략공천지역 선정, 이 과정에 어떤 배경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이 모든 의혹을 씻으려면 공천위는 현역 25% 컷오프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 하다못해 당사자가 열람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며 "(컷오프 대상) 의원들의 명예를 고려해 공개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언론보도를 통해서 알려지는 게 더 큰 명예훼손"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공천을 친이계 학살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많이 그렇게 보인다"면서 "그러니 기자들도 그 같이 질문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또 향후 진로에 대해서도 "제 질문에 어떻게 답이 오는지 봐가면서 생각하겠다"며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열어놨다.

전략공천지역인 대구 북구갑의 이명규 의원은 "여론조사에서 내가 26%를, 2위 후보가 8%를 획득, 18%포인트 차이로 앞선 상황인데 왜 전략지역으로 선정됐는지 이해를 못 하겠다"며 "다만 전략지역이라도 현역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니 기다려 볼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수원을의 정미경 의원도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다"며 "직접 찾아가 물어볼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무소속 연대'의 출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말이 나온다. 자신의 지역구가 전략공천지역이 된 안상수 전 대표와 김현철 전 부소장 등 상당수 당내 인사들이 공천 심사 결과에 대해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를 언급하고 있다.


태그:#박근혜, #4.11 총선, #전여옥, #김현철, #친이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