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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배기에 따뜻하게 담아낸 국밥 한 그릇에는 우리네 삶이 진득하게 녹아있다.
 뚝배기에 따뜻하게 담아낸 국밥 한 그릇에는 우리네 삶이 진득하게 녹아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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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름 어둠이 내린다. 따끈한 국밥 한 그릇이 생각나는 저녁 무렵이다. 나진 가는 길에는 성긴 눈발이 흩날린다. 바닷물은 갯벌을 드러낸 채 먼 바다로 다 빠져나갔다. 오늘따라 유난스레 추위가 극성이다. 온 몸을 휘감고 있는 한기를 떨쳐내야겠다. 

여수 화양면 나진 갯마을이다. 거리는 찬바람이 을씨년스럽게 휘젓고 갈 뿐 한산하다. 국밥집 수은등 불빛이 점차 환해지기 시작한다. 사내들이 부나비처럼 국밥집으로 향한다.

여수 화양면 나진 갯마을이다.
 여수 화양면 나진 갯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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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밥집 수은등 불빛이 점차 환해지기 시작한다.
 국밥집 수은등 불빛이 점차 환해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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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를 마친 사내들이 육신에 덕지덕지 내려앉은 피로를 한 잔 술로 떨쳐내고 있다. 국밥집은 추억이 한 가득하다. 드라마에나 나올법한 옛 추억의 모습을 오롯이 품고 있다. 하마터면 '그래 바로 이거야!'라며 크게 소리를 내지를 뻔했다. 맛집 탐방하면서 내심 이런 분위기의 집을 찾고 있었으니 말이다.

국밥집은 옛 추억의 모습을 오롯이 품고 있다.
 국밥집은 옛 추억의 모습을 오롯이 품고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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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밥집아저씨의 그림과 글씨가 눈길을 붙든다.
 국밥집아저씨의 그림과 글씨가 눈길을 붙든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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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로 그림을 그린다는 국밥집 아저씨의 그림과 글씨가 눈길을 붙든다. 언뜻 살펴보아도 예사 솜씨가 아닌 듯싶다. 돼지국밥 한 그릇을 주문하고 나서 시선이 머문 곳, 그곳의 모습을 담고 싶다. 그분이 승낙하지 않아 애꿎은 카메라만 매만지다 시선을 거두려 해도 아쉬움에 자꾸만 머뭇거린다. 

콩나물과 한데 어우러진 머리고기의 맛은 아주 특별하다.
 콩나물과 한데 어우러진 머리고기의 맛은 아주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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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고추와 들깨가루가 고명으로 올라갔다.
 홍고추와 들깨가루가 고명으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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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국밥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돼지 머리국밥이다. 뚝배기에 맛깔스레 담긴 국밥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돼지국밥이야 원래 부산이 유명하다지만 남도지방에도 제법 솜씨를 자랑하는 집들이 많다.

홍고추와 들깻가루가 고명으로 올라갔다. 입에 와 닿는 부드러운 식감이 제법이다. 콩나물과 한데 어우러진 머리 고기의 맛은 아주 특별하다. 뚝배기에 따뜻하게 담아낸 국밥 한 그릇에는 우리네 삶이 진득하게 녹아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돼지국밥, #갯마을, #국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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