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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이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접속장애 사건 수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을 때 조현오 경찰청장에게 두 차례 전화를 걸어 사건내용을 논의했다고 <한겨레>가 18일 보도했다.

 

이는 시사주간지 <한겨레21>의 앞선 보도내용과도 일치한다. <한겨레21>는 17일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조현오 청장에게 전화를 해 청와대 행정관의 술자리 참석, 사건 관련자들 사이의 돈거래가 있었던 사실을 공개하지 않도록 압력을 행사했다"고 보도했다. 

 

김 수석, 1억 돈거래 등 보고받은 뒤 조 청장에게 전화 

 

18일자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김 수석이 조 청장에게 전화를 건 때는 지난 7일과 8일. 경찰은 이미 6일과 7일 조사를 통해 몇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아냈다. 

 

즉 박희태 국회의장 전 비서인 김아무개(30)씨가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 전 비서인 공아무개(27)씨와 차아무개(27)씨에게 각각 1000만 원과 9000만 원을 보냈고, 박아무개(38) 청와대 행정관이 사건에 연루된 일부 인사들과 10·26 보궐선거 전날 1차 술자리를 함께 한 사실을 파악한 것.  

 

경찰은 이러한 내용을 7일 오전 조현오 청장에게 보고했고, 이는 최동해 청와대 치안비서관(정무수석실 소속)을 통해 김효재 수석에게 전달됐다.

 

김 수석이 조 청장에게 전화를 건 때는 이러한 청와대 보고가 이루어진 직후였다. 그런 점에서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나서 경찰의 수사발표 내용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의혹은 더욱 커지게 됐다. 18일 공식출범한 민주통합당에서도 "청와대 개입이 사실이라면 대통령 탄핵감"이라는 강한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김 수석 "압력은 말도 안돼... 통상적인 보고라인에 따라 움직였다"

 

하지만 김 수석은 "압력을 넣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것이고, 그럴 위치에 있지도 않다"며 "통상적인 보고라인에 따라 움직였을 뿐"이라고 '압력 행사 의혹'을 부인했다. 최동해 치안비서관도 "경찰청 수사파트의 보고를 받아 위에 전달했고, 그 과정에서 몇 번 수사파트와 통화를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김 수석은 정진영 청와대 민정수석과도 사건처리 방향을 긴밀하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수석이 경찰로부터 수사내용을 보고받은 직후 정 수석과 논의을 한 뒤 조 청장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것이다. 이는 경찰의 수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청와대가 상당히 조직적으로 움직인 정황으로도 해석된다. 

 

사정당국의 한 고위관계자는 <한겨레>에 "청와대에선 이미 김효재 정무수석과 정진영 정무수석이 디도스 사건과 관련한 내용을 긴밀하게 논의하고 있었다"며 "사건처리 경험이 별로 없는 김 정무수석이 정 민정수석의 도움과 조언을 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겨레>는 "사건의 주요 참고인과 피의자들 사이의 돈거래에 대가성이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러한 사실이 외부로 흘러나가는 것을 사전에 막으려고 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해볼 수 있는 정황"이라며 "경찰 내부에선 청와대가 수사중인 사건과 관련해 경찰 수뇌부에 전화를 걸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외압 의혹'을 받기에 충분하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태그:#중앙선관위 디도스 공격, #김효재, #정진영,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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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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