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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의 퇴진을 보도하는 CNN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의 퇴진을 보도하는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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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의 봄'이 또 하나의 독재정권을 무너뜨렸다.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은 24일(한국시각) 반정부 시위의 사퇴 압력에 결국 33년 장기집권을 끝내고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지난 1월 시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지 10개월 만이다.

살레 대통령은 피신해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이 지켜보는 가운데 권력 이양안에 서명했다.

이로써 살레 대통령은 모든 권한을 압둘 라부 만수르 하디 부통령에게 넘기게 된다. 하디 부통령은 앞으로 90일 안에 대선을 통해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게 되며 살레는 선거가 열릴 때까지 명목상 대통령직을 유지하게 된다.

지난 1978년 쿠데타로 북예멘 정권을 잡은 살레 대통령은 1990년 남예멘을 흡수 통일하면서 국가 수반에 올랐다. 강력한 카리스마와 지도력으로 장기집권에 성공했지만 가난한 국가 경제는 일으키지 못했다.

궁핍한 생활과 장기집권으로 민심을 잃은 살레 대통령은 오히려 지난 1월 대통령 연임제를 폐지하고 종신집권을 추진하다가 반정부 시위와 국제사회의 퇴진 압력을 버텨내지 못하고 33년 만에 권좌에서 내려오게 됐다. 

하지만 살레 대통령이 서명한 권력 이양안에는 그동안 반정부 시위대를 유혈 진압한 것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또 다른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강경 진압으로 1500명 이상이 사망했지만 살레 대통령은 권력이양안에서 본인과 가족, 측근들에 대한 면책특권을 보장받은 것. 반정부 시위대의 불만은 더욱 커졌다.

더구나 차기 대선에서 살레 대통령의 최측근인 하디 부통령이 단독 후보로 출마해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 이미 수차례 사임 약속을 번복한 살레 대통령이 언제든지 정계로 복귀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살레 대통령이 퇴진해도 예멘 시민들의 불만과 권력 투쟁은 더욱 극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태그:#예멘, #알리 압둘라 살레, #아랍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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