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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할머니가 국밥을 직접 토렴해서 따끈하게 내줍니다.
 주인 할머니가 국밥을 직접 토렴해서 따끈하게 내줍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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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선데이 1박2일에 소개되면 관광지는 명소가 되고 그들이 찾았던 5일장은 수많은 사람들로 붐빕니다. 이름 하여 나비효과, 아니 1박2일 효과입니다. 3년 전 1박2일 벌교의 꼬막여행 중 소개되었던 벌교 5일장입니다.

지난 19일, 맛돌이가 찾아간 벌교 장터의 분위기는 썰렁합니다. 차가운 날씨에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겨 장꾼들은 장이 안 된다며 투정입니다. 헌데 신기할 정도로 사람이 붐비는 곳이 있습니다. 쉬 눈에 띄지 않는 벌교 장터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는데도, 유독 이곳만은 사람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집니다.

벌교 장날(4일, 9일)에만 문을 여는 국밥집은 노부부가 37년째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벌교 장날(4일, 9일)에만 문을 여는 국밥집은 노부부가 37년째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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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멤버들이 국밥을 먹었던 바로 그곳, 벌교 5일장의 '시장국밥'집입니다. 국밥 한 그릇에 3천원입니다. 지난해까지 2천원이었는데 올 초 값이 올랐다고 합니다. 그래도 아직은 값이 아주 착한 편이지요.

시장국밥집은 벌교 장날(4일, 9일)에만 문을 엽니다. 노부부가 37년째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주인 할머니(65.김행금)가 국밥을 직접 토렴해서 따끈하게 내줍니다. 내장도 수북이 넣어 줍니다. 가격대비 양도 푸짐하고 인심도 후합니다. 서비스로 구수한 간까지 내어주네요.

"밥 적으면 더 달라고 하씨요. 아저씨! 이것도 잡숴 보씨요."

국밥 한 그릇에 3천원입니다.
 국밥 한 그릇에 3천원입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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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이 수북한 국밥은 가격대비 푸짐하고 인심도 후합니다.
 내장이 수북한 국밥은 가격대비 푸짐하고 인심도 후합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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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부의 정 때문일까요. 간을 한입만 배어먹었는데도 배부른 느낌입니다. 내장국밥의 맛 또한 썩 괜찮은 수준입니다. 국물이 깔끔한데다 순수함이 담겨있습니다. 국밥집 실내는 여행객과 손님, 장꾼 등 수많은 사람들로 순식간에 꽉 들어찼습니다. 점심 무렵이었거든요.

주인 할머니가 최고라고 자부하는 육수는 곰솥에 매일 끓여냅니다.
 주인 할머니가 최고라고 자부하는 육수는 곰솥에 매일 끓여냅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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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할머니가 최고라고 자부하는 육수는 곰솥에 매일 끓여냅니다. 돼지 뼈를 넣고 푹 고와낸 진국이지요. 국밥에 넣어주는 내장 또한 이 솥단지에서 삶아낸 것입니다.

"우리가 곰솥에 날마다 끓여갖고 국물이 최고여! 돼지 뼈를 이곳에다 우려 갖고 곱창을 삶아서 건져."

장터 국밥집은 언제 찾아가도 푸근한 곳입니다. 어머니의 손맛도 느낄 수 있는데다 아련한 추억과 그리움이 있는 곳이기도 하지요.

내장도 수북이 넣어 줍니다.
 내장도 수북이 넣어 줍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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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 국밥집은 혼자 찾아가도 눈치 안보고 편안하게 밥을 먹을 수 있는 곳입니다.
 장터 국밥집은 혼자 찾아가도 눈치 안보고 편안하게 밥을 먹을 수 있는 곳입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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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찾아가면 1인분 안된다며 내쫒다시피 문전박대하는 시내의 식당과는 사뭇 다른 곳입니다. 장터 국밥집은 혼자 찾아가도 눈치 안보고 편안하게 밥을 먹을 수 있는 곳입니다. 장터 어딜 가나 마찬가지지요.

지난해 이곳을 찾았던 지리산 시인으로 유명한 이원규 시인의 일화입니다. 이 시인은 이곳에서 "밥은 묵고 댕기냐" 는 국밥집 할머니의 사투리에 문득 자신의 어머니를 떠올리곤 울컥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답니다. 애독자 여러분! 밥 꼭 묵고 댕깁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국밥, #벌교 5일장, #맛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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