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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꼬이거나 스트레스 받는 일 팽개치고 무작정 떠난 여행지에서 삶의 활력소를 얻는 게 여행의 묘미다. 이런 날 높은 하늘과 넓은 바다가 막힌 가슴을 뻥 뚫어주고, 오래된 소나무와 예쁜 꽃들이 즐거움을 선사하는 여행지를 찾아보자. 숲속에서 피톤치드까지 실컷 마시며 몸과 마음을 살찌울 수 있는 여행지면 더 좋다.

 

우리나라에서 여섯 번째로 큰 섬 안면도. 서해안고속도로가 개통되고 안면도국제꽃박람회를 개최하며 이제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관광지가 되었다. 우연만하면 대부분의 섬들이 다리로 연결된 세상이지만 섬에 있는 수목원은 뭔가 특별할 거라는 예감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청정자연과 아름다운 풍광 때문에 발길이 끊이지 않는 안면도에 수령 100여 년의 소나무들이 울창하게 숲을 이룬 국내 유일의 소나무 천연림이 있다.

 

육지와 섬을 연결하는 안면대교를 건넌 후 77번 국도를 달려 안면읍 소재지를 지나면 울창한 소나무 숲이 눈앞에 펼쳐진다. 이곳이 솔향기 가득하고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안면도자연휴양림이다. 휴양림에는 토종의 붉은 소나무 안면송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집단적으로 자생하고 국제꽃박람회 부전시장이었던 수목원은 휴양림과 도로를 마주하며 이웃하고 있다.

 

도로를 내려서 매표소에 들어서면 소나무들이 내뿜는 피톤치드와 솔향기에 정신이 맑아지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특히 궁궐을 짓거나 배를 건조할 때 사용하는 이곳의 곧게 뻗은 소나무들은 조선시대부터 보호목으로 관리하였다. 주차장에 빼곡히 들어찬 차량들이 휴양림과 수목원의 인기를 실감케 한다.

 

 

휴양림과 지하통로로 연결된 수목원에 들어서면 나무장승과 안면송이 맞이한다. 수목원은 솔향기 그윽한 하늘이 내려준 공간에 짜임새 있게 조성되어 그 자체가 자연을 품은 정원이다. 한국전통정원을 비롯한 각종 테마원도 저마다 멋을 뽐내며 숲속의 아름다움과 고요함을 맛보게 한다.

 

 

탐방로를 따라 수목원을 한 바퀴 돌아보면 남부해안지역의 수목이 사계절 변함없이 푸르른 상록수원, 화려한 빛깔의 꽃을 피워놓고 봄을 만끽하게 하는 철쭉원, 안면도에서만 자생하는 희귀 및 멸종 식물을 만나는 먹넌출자생지원, 민가에서 약용으로 사용하는 식물들을 한군데에 모아놓은 약용수원, 산과 들에 피고 지는 야생화의 향기에 취하는 야생화원, 제주도 및 남부지역의 양치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양치식물전문온실, 습지식물과 수서곤충에 대해 공부하는 생태습지원, 외국의 다양한 식물들을 수집해 전시한 외국수원, 키 작은 식물들이 형형색색으로 꽃을 피워 보는 이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하는 지피원 등 볼거리가 다양하다. 안면송 7천 그루를 쓰러트린 태풍 곤파스의 흔적을 곳곳에서 만나 안타깝다.

 

 

안면송을 형상화한 조형물 '별을 꿈꾸는 나무'를 지나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수목원의 풍광이 일품이다. 고려청자를 땅에 반쯤 묻어 놓은 모습의 청자자수원, 현대그룹 고 정주영회장이 생전에 조성하여 기증한 아산원, 방향수원, 조팝나무원, 목련원 등 수목원 대부분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산원은 전통적인 별서정원 형태로 꾸며져 한국미가 넘친다. 햇빛, 바람, 나무가 멋진 풍경을 담아내며 자연과 하나 됨을 느끼게 하는 아산원의 양백정과 일세정은 잠시 마음을 내려놓고 쉬어가기에 좋다. 

 

 

수목원에서 나오면 쭉쭉 뻗은 휴양림의 소나무들이 하늘을 향해 키 재기 하는 모습이 장관이다. 줄지어선 소나무 사이로 목재의 생산 과정과 용도, 산림의 효용가치, 소나무를 이용해 배 만드는 모습 등을 일목요연하게 전시한 산림전시관이 보인다. 전시관을 돌아보고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작은 고개를 넘으면 숙박시설을 갖춘 '숲속의 집'이 맞이한다.

 

이곳을 방문하기 5일전에 예약하면 숲해설프로그램을 전액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 편안히 쉬어갈 수 있는 섬 안면도(安眠島)에서 바닷바람과 솔향기에 취해보자.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산사랑 5+6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찾아가는 길
①서해안고속도로 홍성IC → 갈산교차로(좌회전) → 상촌교차로(좌회전) → 서산A.B지구 방조제 → 원청삼거리(좌회전) → 안면읍 소재지 → 안면도자연휴양림
②당진상주고속도로 예산수덕사IC → 홍성읍 → 갈산교차로(좌회전) → 상촌교차로(좌회전) → 서산A.B지구 방조제 → 원청삼거리(좌회전) → 안면읍 소재지 → 안면도자연휴양림
③대천항, 오천항에서 승선 or 차량선적 → 영목항 → 안면도자연휴양림

*Tip자료
①이용안내 : 입장료 1000원, 주차료 3000원
②이용시간 : 동절기(11~2월) 09:00~17:00, 하절기(3~10월) 09:00~18:00 
③전화 : 041)674-6541, 674-6018
④사이트 : 안면도자연휴양림(http://www.anmyonhuyang.go.kr)-수목원
⑤참고사항 : 안면도자연휴양림에 입장하면 도로 반대편의 수목원까지 돌아볼 수 있습니다.
⑥주변 볼거리 : 꽃지해수욕장, 방포항, 방포해수욕장, 바람아래해수욕장, 삼봉해수욕장, 안면암, 백사장항, 영목항, 간월암


태그:#안면도수목원, #소나무, #솔향기, #별을 꿈꾸는 나무, #안면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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