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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저축은행 피해자들이 2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앞에서 저축은행 부실과 사전인출 의혹 등에 대한 대검중수부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부산저축은행 피해자들이 2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앞에서 저축은행 부실과 사전인출 의혹 등에 대한 대검중수부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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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저축은행 피해자들이 2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앞에서 저축은행 부실과 사전인출 의혹 등에 대한 대검중수부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부산저축은행 피해자들이 2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앞에서 저축은행 부실과 사전인출 의혹 등에 대한 대검중수부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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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300m지, 우째 100m고. 이것들이 어데서 거짓말이고. 줄자 사온나. 함 재보자. 문방구 어딨노."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있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 300여 명의 부산저축은행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와 경찰 사이에 '서울중앙지검 100m 앞'의 해석을 두고 실랑이가 벌어졌다. 비대위는 중앙지검과 가까운 교보증권 앞 인도에서 집회를 열려고 했지만, 서초경찰서 측은 그보다 좀 더 떨어진 대신빌딩 앞으로 이동해줄 것을 요구했다.

"즈그 친척들, 가까이 있는 사람들은 돈 빼줘... 사기다, 사기"

"다 잡아가라. 다 잡아가. 아침부터 우리를 기만해샀더만 저녁까지 이라네. 대한민국에는 법이 없나."

일부 피해자들 사이에서는 "이렇게 시간 끌어가꼬 시간 다 됐다고 해산시킬라는 거 아이가"라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 70대 여성은 "입만 열면 거짓말, 눈만 뜨면 도둑놈들, 내 돈 내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민국 법에는, 그냥 말하면 못 들어가고 조폭처럼 욕하고 가움(고함) 지르면 넣어주대요"라는 김옥주 부산저축비대위 위원장의 말처럼, 지난 2달 반 동안의 '투쟁'을 거치며 저축은행 피해자들은 '전투적'으로 변해갔다. 교보증권에서 대신빌딩까지는 1분도 안 걸리는 짧은 거리였지만, 피해자들은 "한 발짝도 못 움직인다"며 완강히 버텼다.

김옥주 부산저축은행비대위 위원장이 2일 오후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에서 열릴 예정인 집회 장소를 두고 "경찰들이 우리를 속이고 100미터가 아니라 300미터나 멀리 떨어진 곳을 집회 장소로 잡았다"며 경찰들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김옥주 부산저축은행비대위 위원장이 2일 오후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에서 열릴 예정인 집회 장소를 두고 "경찰들이 우리를 속이고 100미터가 아니라 300미터나 멀리 떨어진 곳을 집회 장소로 잡았다"며 경찰들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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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4번째. 지난 2월 '부산저축은행 사태'가 발생한 이후 허미경(62)씨가 '상경투쟁'을 온 횟수다. 이날 허씨는 "밥도 못 먹고 새벽 4시에" 서울로 떠나는 관광버스에 올랐다. 앞서 오전 10시 국회에서 예정되어 있던 정무위원들과의 면담이 2시간 넘게 늦어지면서 허씨를 비롯한 피해자들은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기자가 "얼마 정도 피해 보셨어요"라고 조심스럽게 묻자, 허씨는 기자를 붙들며 "그게 문제가 아이고, 연세 드신 분 오라 해가지고 정기적금 넣어놓은 거 후순위 채권으로 바꾸면서, 석 달에 한 번씩 이자 나온다는 소리만 하고 원금 보장 안 된다는 말은 안 해주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허씨는 부산저축은행에 정기적금 5000만 원, 후순위 채권 8000만 원을 들어 놓았다. "남들 돼지고기, 소고기 먹을 때 생선 먹으면서, 퇴직금까지 모아서 만든 돈"이었다.

허씨를 더욱더 분노하게 하는 것은 부산저축은행이 "즈그 친척들,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영업 정지 전날 밤 돈을 빼준 것"이다. 허씨는 "이게 말이 되나, 사기다, 사기"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저축은행 피해자들이 2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앞에서 "정책실패 서민에게 전가하는 MB정권은 물러가라"는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부산저축은행 피해자들이 2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앞에서 "정책실패 서민에게 전가하는 MB정권은 물러가라"는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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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저축은행 피해자들이 2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앞에서 저축은행 부실과 사전인출 의혹 등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 "우리 피해자들, 이 돈 못 받으면 죽습니다" 부산저축은행 피해자들이 2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앞에서 저축은행 부실과 사전인출 의혹 등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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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비대위는 이날 대검찰청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피고소인은 이명박 정권 및 정책실패 책임자, 김석동 금융위원장,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감사원.

이들은 고소장을 통해 "지난 1월 '상반기 더 이상의 영업정지는 없다'는 김석동 위원장의 말만 믿고 2월 17일 부산저축은행 사태가 터지기까지 한 달여 기간 동안을 기다렸다"며 "한 나라의 금융수장으로서 공식적 석상에 나와 이야기한 김석동 금융위원장의 말을 믿었는데 지금 서민들은 내 돈 맡겨 놓고 잠도 자지 못하고 밥도 먹지 못하는 피눈물 나는 심정만 쥐어짜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그리고 감사원에 대해서도 정책실패와 감독소홀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비대위는 대검 앞에서 집회를 열고 ▲ VIP 사전인출명단을 공개 ▲ 사전인출에 정·관계 인사가 공개되어 있는지 조사 ▲ 금융위, 금감원, 감사원 직무유기 수사 ▲ 저축은행 임직원 재산환수 등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살아 있는 권력이 대검 중수부에 압력을 가할 수 없도록 해달라"며 대검을 향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옥주 부산저축은행비대위 위원장이 2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민원실에서 금융위, 금감원, 부산저축은행 임직원, 사전인출 대상자들을 피고소인으로 하는 고소장과 사전예금인출 관련 112신고 확인증 및 112신고 녹음테이프를 제출하고 있다.
 김옥주 부산저축은행비대위 위원장이 2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민원실에서 금융위, 금감원, 부산저축은행 임직원, 사전인출 대상자들을 피고소인으로 하는 고소장과 사전예금인출 관련 112신고 확인증 및 112신고 녹음테이프를 제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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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부산저축은행, #저축은행, #부산저축은행 비대위, #저축은행 비대위, #김석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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