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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동 민주노동당 후보가 야권단일후보로 나선 4.27 전남 순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철 지난 색깔공세가 다시 등장했다.

 

민주당의 '순천 무공천'에 반발,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경재 후보가 지난 13일 성명을 통해 "야권단일후보라 주장하는 민노당의 김선동 후보는 당내에서도 북한의 김씨 일가를 가장 열렬히 옹호하는 이른바 자주파 인사로 알려져 있다"고 공격하고 나선 것이다.

 

민주당 출신 무소속 순천 재보선 출마자들이 이 같은 색깔공세를 펼칠 것이란 사실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민주당과 민노당이 1대1 대결을 펼쳤던 지난해 7.28 광주 남구 재보선 때도 광주 지역 민주당 의원들은 당시 오병윤 민노당 후보를 향해 "어떤 대안도 없이 주한미군의 철수를 주장하는 정당", "무책임하고, 대안 없는 과격한 투쟁정당"이라고 색깔공세를 펼친 바 있다.

 

당시 민주당은 여론이 악화되자 급히 민노당에 고개를 숙였다. 당시 박지원 원내대표는 "선거가 과열되다 보니까 민노당에 상처를 줄 수 있는 발언이 나왔다"며 "우리는 민노당이 민주개혁세력으로 이 나라 소외계층을 위해서 투쟁하고 있는 모습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민노당 "김대중 대통령 시달렸던 색깔공세, 순천시민 욕보이는 짓"

 

김경재 후보는 최근 논란이 됐던 북한 3대 세습 문제를 걸고 나섰다.

 

그는 "지역을 대표하는 공당 후보라면 국가적 주요 이슈에 대해서 분명하게 입장을 밝혀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같은 좌파진영인 진보신당조차 북한 김씨 일가의 3대 세습을 옹호하는 종북세력이라 비판하고 있는, 김선동 후보는 순천 시민 앞에서 분명하게 입장을 표명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민노당의 노선은 북한의 김씨 일가 세습 옹호이지만 이를 공개적으로 표명하면 선거에 불리할까봐 당 대표와 후보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순천시민들 중 북한 3대 세습이 정당하다고 판단하는 시민이 있다면 표를 줄 것이다, 그렇게 투명하고 당당하게 표를 얻어가라"고 요구했다.

 

이에 민노당 쪽은 "시대 착오적인 색깔공세"라고 반박했다. 우위영 민노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김경재 후보는 아무리 배지가 탐이 나도 낡은 색깔공세로 야권연대와 순천시민을 모독하려 해서는 안 된다"며 "야권연대에 반발해 민주당을 탈당한 것도 모자라 난데 없는 색깔론으로 야권연대 후보를 비방하는 것은 야권은 물론, 순천시민을 욕 보이는 짓"이라고 비판했다.

 

우 대변인은 이어, "고(故) 김대중 대통령은 물론, 고(故) 노무현 대통령까지 한나라당과 낡은 수구세력에 의해 색깔공세에 시달려야 했던 것을 우리 야권과 국민들은 모두 기억하고 있다"며 "한나라당과 수구세력이 위기에 내몰릴 때마다 민주세력에 대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렀던 것이 색깔론"이라고 꼬집었다.

 

또 "김 후보가 계속해 시대착오적인 색깔론으로 야권연대를 비방한다면, 이는 야권이 힘을 합쳐 정권교체를 실현하라는 민심을 완전히 배반하는 것"이라며 "김 후보는 즉시 낯 뜨거운 색깔공세를 중단하고 순천시민들께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김선동 후보 측은 구시대적인 색깔공세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굳이 대응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며 "중앙당의 논평과 캠프의 입장은 같다"고 밝혔다.

 

'뉴라이트' 서경석, 김경재 지지 의사 밝혀... 순천 재보선 묘하게 됐네

 

한편, 김경재 후보의 색깔공세는 한나라당 후보가 없는 순천 재보선 구도를 묘하게 바꾸고 있다.

 

김경재 후보가 색깔공세와 함께 '북한 인권법 제정'을 공약으로 내세우자, 선진화시민행동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서경석 목사가 이날 김경재 후보 지원 의사를 밝혔다. 선진화시민행동은 현재 무상급식반대서명운동을 전개하는 대표적인 보수단체다. 서 목사 역시 지난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한 대표적인 뉴라이트 인사다. 

 

서 목사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북한인권법 제정 국민운동본부가 오늘(14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인권법에 찬성하는 정당과 후보를 뽑자고 설득하는 4.27 재보선 유권자 운동을 전개한다고 밝혔다"며 김경재 후보 지원도 이 같은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들은 북한인권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법이 계속 국회에 계류돼 있는 상황이라 유권자 운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분당을의 경우, 이미 한 차례 방문했고 15일엔 김해를, 16일엔 순천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어느 후보라도 북한인권법 제정에 찬성한다면 그 후보를 널리 알리고 투표권을 행사하자고 설득하고자 한다"며 "북한인권법 제정을 주장하는 광주지역 시민단체와 함께 순천을 방문해 캠페인을 진해하고 순천의 교회들도 설득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민노당 이정희 대표, 강기갑 의원과 함께 첫 선거 유세를 시작한 김선동 후보는 이날 야권단일정당 창출 운동을 펼치고 있는 '백만민란'의 문성근 대표의 지지를 받았다.

 

문 대표는 이날 "민주당의 순천 무공천 결정은 2012년 야권이 민주진보정권을 수립하기 위한 결단"이라며 "순천 시민 여러분들께서 이 결단을 의미 있게 만들기 위해 반드시 야권단일후보인 김 후보를 당선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태그:#4.27 재보선, #김경재, #김선동, #색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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