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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29일 이른 아침 동해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이번엔 동해로의 여행이냐고? 아니, 이번엔 바다 건너 해외로의 여행이다.

러시아, 예전 '소련'이라는 무서운 이름으로 불렸던 나라. 한치의 틈도 없이 문을 꼭꼭 닫아걸고 자신들만의 세계에서 살아왔던 나라라는 이미지가 아직까지 남아있어서인지 신비로우면서도 두려움이 앞선다. 살얼음판을 걷듯이 차가울 것만 같은 제 3세계, 그곳으로의 여행을 시작하려 한다.

블라디보스토크는 러시아라는 나라 안에서도 가장 한국적인 느낌이 많은 도시라고 하니 조금은 친근감이 생기기도 한다. 관광도시라기보다는 항구도시나 군사도시의 이미지가 더 강한 지역이라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없는 그곳으로의 여행. 이제 슬슬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볼까?

얼마 전 당첨운이라고는 전혀 없는 내가 'DBS 블라디보스토크 크루즈여행 블로거 기자단'이라는 곳에 응모를 했다. 혹시나 하고 했는데 덜컥 당첨이 됐고 뛸 듯이 기뻤지만 실감이 나지 않아서 여행을 떠나기 전날 밤까지도 짐가방을 쳐다도 보지 않았다. 그런데 동해행버스에 몸을 싣고 잘 다녀오라는 지인들의 문자가 하나 둘 도착하는 것을 보며 그제야 설렘이 꿈틀대며 마음이 데워진다.

블라디보스토크로 배를 타고 가기 위해서는 동해항에서 승선해야 한다.
 블라디보스토크로 배를 타고 가기 위해서는 동해항에서 승선해야 한다.
ⓒ 최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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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동해터미널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동해항으로 이동한다. 택시비 거금 5000원. 버스노선이라도 알아둘 걸 후회가 되는 순간이다. 역시 아는 것이 힘이다.

동해항에서 크루즈를 타고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 그곳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3박 4일의 코스다. 동해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는 꼬박 20여시간이 걸린다고 하니 그 시간을 어떻게 알차게 보낼지에 대한 고민부터 시작된다. 막상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체류하는 기간은 짧지만 덕분에 크루즈여행의 낭만과 여유를 맘껏 즐길 수 있지 않을까?

동해항 대합실, 승선을 기다리는 사람들
 동해항 대합실, 승선을 기다리는 사람들
ⓒ 최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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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에 도착한 시간이 낮 12시 30분경. 여기저기 기웃거리기도 하고, 자국으로 향하는 러시아인들에게 호기심 어린 눈빛도 보내며 시간을 보내다 오후 2시가 돼서 우리팀의 출국수속이 시작됐다. 행사 관계자로부터 승선권과 식권을 받아든 후 세번의 검열대를 통과하면 승선이 허락된다.

나를 블라디보스토크로 안내할 이스턴드림호
 나를 블라디보스토크로 안내할 이스턴드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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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착장에 나가 내가 타게 될 배와 처음 맞이하는 순간 나도 모르게 탄성을 내뱉었다.
"우와~"

크루즈 여행이 처음이기도 하거니와 이렇게 큰 배는 처음이다. 거친 파도에도 끄떡없을 것 같아 든든하다. 나의 애마에게 말하듯 "잘 부탁해~"라며 쓰다듬어주고 싶어지는 기분.

8인용 객실의 내부모습
 8인용 객실의 내부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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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직스런 청년들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계단을 올라 드디어 배에 안착. 가장 먼저 짐을 풀기 위해 객실로 달려간다. 여러 형태의 객실이 있지만 우리가 머물 곳은 스탠다드B형, 그 중에서도 침대칸이다. 나의 침대는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오른쪽 1층. 들어가서 커텐을 치면 크루즈 내에서 유일한 나만의 작은 공간이 완성된다. 너무 아늑하고 편안한….

여기서 잠깐, DBS크루즈훼리 객실의 종류에 대해 설명을 해볼까?

객실은 크게 7가지의 종류로 나눠진다. 먼저 VIP를 위한 유일무이한 공간 프레지던트룸은 고품격 인테리어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응접실과 세면도구, TV, 냉장고, 화장실까지 개인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물론, 가격대는 그만큼 높다. 로열스위트룸 역시 크루즈 내에 단 1개뿐이다. 응접실은 없지만 역시 프레지던트룸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연인이나 부부가 이용하기 좋은 곳은 주니어스위트룸이다. 모던한 인테리어에 개인화장실이 딸려있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여기까지는 모두 VIP등급으로 분류되는 객실이다. 1등급 객실로는 패밀리클래스가 있다. 2인실, 4인실, 6인실로 나눠져 있으며 가족이나 친구, 연인들끼리 이용하기 좋은 곳이다. 역시 화장실이 따로 갖춰져 있다.

스탠다드룸은 A형과 B형으로 나눠져있다. 4인실에서부터 12인실까지 다양하고, 2층침대칸과 온돌칸으로 분류되며 선택은 자유다. 스탠다드룸부터는 각 층에 1~2개씩 있는 공동화장실을 이용해야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항상 한적해서 줄을 서거나 할 필요가 없으니 그 정도는 감수할 수 있다.

스탠다드 C형은 64명부터 80명까지가 정원인 단체객실이다. 코를 심하게 골거나 잠버릇이 고약한 사람이라도 옆에 눕게 된다면 그 밤은 뜬 눈으로 지새야 한다는 애로사항이 있지만 룸내부에 화장실과 샤워실이 있다는 건 장점으로 꼽을 수 있겠다. 더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http://www.dbsferry.com/main/main.asp)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패션쇼 준비가 한창인 선상의 모습
 패션쇼 준비가 한창인 선상의 모습
ⓒ 최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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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항시간인 오후 3시가 가까워오니 스피커를 통해 방송이 흘러나온다. 선상에서 독도사랑을 주제로 패션쇼가 열릴 거라는 안내방송. 출국수속을 하기 전 대합실에 길쭉길쭉한 훈남들을 보며 눈요기를 했는데 모델학과 학생들이었던 것이다. '이런 즐거운 볼거리를 놓칠 순 없지.' 누구보다 빠르게 선상위로 올라간다.

덧붙이는 글 | http://dandyjihye.blog.me/140119488837 개인블로그에 게재된 글입니다.



태그:#블라디보스톡, #크루즈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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