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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퍼주기 협상' 무비판... "MBC, 너마저…"

 

한미 통상 장관 회의 이틀째인 9일 한국정부는 미국이 제시한 자동차 부문 요구안 받아드리는 '퍼주기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은 미국차 연비 및 온실가스 배출량 규제 완화조치를 요구했고, 한국정부가 양보하자 기간 연장을 추가로 요구했다. 또 한국산 픽업트랙에 미국이 매기는 관세를 10년에 걸쳐 폐기하기로 한 합의를 고쳐 기간을 연장하는 등 미국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는 요구를 수용했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한국차 수입부품에 대한 관세 환급액을 전액에서 5%로 축소해달라는 요구도 맥없이 받아들임으로써 한국차는 연간 2000억 원의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 FTA 기존 합의에는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와 최혜국 대우 조항(MFN)등 이미 우리 측에 불리한 독소조항들이 존재한다. 이를 고치기는커녕 그나마 기대된다던 '자동차 부문 이익'까지 고스란히 내준 꼴이어서 그야말로 '미국 퍼주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또 미국의 요구에 따라 밀실에서, 시한을 정한 졸속적인 재협상을 진행하면서도 "재협상은 없다"며 국민을 속여 온 데 대해서도 비난이 거세다.

 

9일 한나라당은 '한미 FTA 사실상 타결에 즈음하여'라는 논평에서 "자동차문제의 경우 아쉬움이 남지만 정부의 고뇌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쇠고기 문제는 현행조건을 유지하게 됐다"며 자동차를 내준 것이 쇠고기를 지킨 협상 결과인양 호도했다. 야당은 '굴욕협상'이라며 일제히 반발했고, 야권이 공조해 협상안 국회비준을 거부할 것을 시사했다.

 

방송 3사는 그동안 한미 FTA에 대해 'G20전에 타결' 등을 단순 전달하면서, 기존의 불평등 독소조항에 대한 야당과 시민사회의 수정 요구, '밀실협상' '퍼주기 협상'에 대한 문제점 등은 제대로 따지지 않았다.

 

9일에도 방송3사는 FTA 재협상 관련 보도를 내놨으나 여전히 부실 보도였다. MBC는 한 꼭지로 협상 상황만을 전달하며 가장 부실한 보도를 했고, KBS는 세 꼭지로 다루며 협상내용을 전하고 한국 자동차 수출의 피해를 언급했지만 협상 전반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지적하지는 않았다. SBS는 '쇠고기를 지킨 것처럼 홍보하는 것은 속임수'라는 민주당의 주장을 전하거나 '시한에 쫓긴 졸속 협상'을 언급하는 등 약간의 차이를 보인 정도였다.

 

KBS <큰 틀 의견 접근…내일까지 조율>(홍수진 기자)

     <車 양보 쇠고기 방어>(김도엽 기자)

     <FTA 비준 험로 예상>(김귀수 기자)

MBC <합의 실패 내일 최종 절충>(여홍규 기자)

SBS <막판 진통..내일 추가 협상>(박민하 기자)

     <"큰 타격 없다" "비준 불가">(김호선 기자)

 

KBS <큰 틀 의견 접근…내일까지 조율>(홍수진 기자)은 "이틀째 열린 통상장관 회의에서 한미 두 나라는 자동차에 대한 규제를 풀기로 큰 틀에서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최석영 우리 측 FTA 교섭대표는 오늘 저녁 브리핑에서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안전과 환경 기준 완화와 관련해 집중적인 협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또 "쇠고기 문제는 어제에 이어 협의된 바 없다고 말해 이번 FTA협상에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추가 개방이 이뤄질 가능성은 없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車 양보 쇠고기 방어>(김도엽 기자)는 "미국의 요구대로 연간 만대 이하를 파는 차종에 대해서 예외를 인정해주게 되면 현재로선 어떤 미국산 차도 연비와 배기가스 기준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셈"이라며 "미국 차들이 추가로 비용을 들일 필요가 없어졌다"고 전했다.

 

이어 "반면 한국차들이 미국에 진입하는 데는 다소 어려움이 생기게 됐다"면서 "(관세환급제한에 따라)국산차의 단가가 올라갈 가능성이 커지는 건데, 적어도 연간 2000억 원 이상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쇠고기만 지키고 자동차에서 일방적인 양보만 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지만 정부는 큰 그림을 놓치기보다는 FTA의 조속한 발효가 훨씬 큰 이익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FTA 비준 험로 예상>(김귀수 기자)은 "한나라당은 한미FTA 사실상 타결 소식이 들려오자 국익을 먼저 생각하자며 야당의 국회 비준 협조를 당부했다"면서 "자동차 관세 부분을 양보한 것은 아쉽지만 조속한 타결을 위한 정부의 고뇌를 이해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야권은 졸속협상, 굴욕협상이라며 비준 거부에 나설 뜻임을 분명히 했다", "자유선진당도 일방적으로 양보하는 재협상은 인정할 수 없다며 정부를 비난했다"며 야권의 반발을 다뤘다.

 

MBC <합의 실패 내일 최종 절충>(여홍규 기자)은 "협상은 대부분 자동차 분야에 집중됐다"면서 "최대 쟁점이었던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국내 연비와 환경기준을 완화하는 문제는 우리 측이 양보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아주 '미묘한' 부분이 남아 있다며 우리 정부에 말 못할 고민이 많이 있다고 회담 분위기를 전했다"면서 "미국 측이 갑자기 새로운 요구사항을 제시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는 "우리 정부는 현재까지 논의된 결과를 토대로 협상 대책을 논의 중이며, 미국 측도 본국에 협상 상황을 보고한 뒤 본국의 훈령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SBS <막판 진통..내일 추가 협상>(박민하 기자)은 "우리가 미국산 자동차에 대해 안전기준과 연비, 배기가스 등 환경기준을 일부 완화해 줄 수 있다는 뜻을 밝혔지만, 미국은 판매 대수 등 구체적인 기준에서 대폭 양보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또 "미국은 추가 양보를 요구하며 어제보다 더 공세적으로 나왔다"며 "미국으로 수입되는 한국산 픽업 트럭에 대해 관세 철폐 시기를 늦추고, 국내 자동차 업체가 수입하는 부품에 대해 관세 환급을 제한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어 "관세 문제는 협정문을 수정해야 하는 사항이라 우리 측이 쉽게 수용할 수 없는 사안"이지만 "양국 정상이 사실상 협상 시한으로 정한 한미 정상회담이 모레 열리기 때문에 내일 추가 협상에서 합의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하는 한편, "미국이 정한 시한에 쫓긴 졸속 협상이라는 비판에 직면해야 하는 부담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큰 타격 없다" "비준 불가">(김호선 기자)는 "한나라당은 추가 협상이 타결돼도 국내 자동차업계에는 큰 타격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가 추가 협상 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다행이라며 정부의 협상을 두둔했다"고 전했다.

 

이어 민주당은 "미국의 요구에 밀린 굴욕협상", "쇠고기는 원래 FTA 협상 대상이 아니었는데도 마치 쇠고기를 지킨 것처럼 홍보하는 것은 속임수"라고 비난하며 "추가협의라는 새 국면을 맞으면서 비준 거부 쪽으로 (당론이) 돌아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선진당까지 비준에 부정적인 입장으로 돌아서고 있는데다 청목회 관련 압수수색으로 야권의 공동대응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2. 4대강 준설토가 '모래폭풍'으로 … MBC 고발, KBS 침묵

-SBS는 '4대강' 언급 없이 보도

 

4대강 공사로 발생한 준설토가 날려 주변 주민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 정부는 농지를 매워 국가 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며 낙동강에서 10만톤의 준설토를 퍼올렸으나, 차단시설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고 방치했다. 그런데 9일 강풍이 불어 쌓여있던 모래가 날리면서 주위 가정집과 농가에 막대한 피해를 준 것. 

 

9일 MBC와 SBS가 관련 내용을 다뤘는데, SBS는 '4대강 사업'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국가산업단지를 조성중인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책임을 따졌다. KBS는 보도하지 않았다.

 

MBC <온통 모래바람>(정영민 기자)

SBS <모래폭풍에 마을 폐허>(TBC 권준범 기자)

 

MBC <온통 모래바람>(정영민 기자)은 "오늘 오후, 4대강 사업이 진행 중인 낙동강 공사구간"에 "모래바람이 하늘을 온통 뒤덮었다"면서 현장 상황을 전했다. 또 "황사보다 심한 뿌연 흙먼지가 낙동강을 뒤덮어 숨쉬기조차 쉽지 않다"면서 "4대강 공사를 하며 강 주변에 쌓아 놓은 준설토가 강풍에 날려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공업체는 공사를 멈췄다며 취재진을 막아선다"고 전한 뒤, "방을 하루에 몇 번씩 닦아도 모래가 서걱서걱하다", "도저히 못 살겠다"는 주민의 인터뷰와 함게 "4대강 공사 현장에서 불어 닥친 모래바람은 온종일 주민들을 괴롭혔다"고 고발했다.

 

SBS <모래폭풍에 마을 폐허>(TBC 권준범 기자)는 "낙동강 근처 한 마을에 모래폭풍이 덮쳐 밭이며 집이며, 온통 다 폐허처럼 변했다"면서 "낙동강 준설토가 문제였다"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모래바람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대구 달성군 구지면 가정집의 모습을 보여주고, 인근의 비닐하우스에서 "출하를 앞둔 오이가 모두 말라 죽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 마을 주민들이 난데없는 모래 바람에 시달리기 시작한 건 지난달 말, 국가산업단지를 조성 중인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농지 매립을 위해 인근 낙동강 준설토를 반입하면서부터"라며 "지난 보름 동안 반입된 준설토만 10만 톤에 이른다"고 전했다.

 

보도는 "LH 공사는 강한 바람이 불면 언제 모래 폭풍으로 변할지 모를 준설토를 차단 시설없이 산더미처럼 쌓아두면서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했으나, 근본 원인이 된 '4대강 사업'은 언급하지 않고 '국가산업단지 조성'만 언급했다.


태그:#한미FTA, #방송보도, #민언련, #브리핑, #4대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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