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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미조항의 정경
 아름다운 미조항의 정경
ⓒ 곽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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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섬이라는 별칭이 붙은 남해 미조항은 정겨운 풍경이 눈길을 사로잡는 곳이다. 때 묻지 않은 마을 사람들의 인사는 바쁜 도시인들의 영혼을 달래 줄 만큼 포근하다. 부두에 정박한 고기잡이 배와 그 아래로 찰랑대는 푸른 바다는 보는 이를 동심의 세계로 인도한다.

여기에 천연기념물 29호인 상록수림까지 어우러진 미조면의 정경을 보고 있자면 왜 이곳이 '보물섬'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지 자연스레 깨닫게 된다. 보물처럼 빛나는 사람, 바다, 그리고 산림이 한데 어우려져 환상적인 느낌을 연출하기 때문이다.

미조 해산물 축제
 미조 해산물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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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나는 이 특별한 보물섬 '미조항'에 발을 딛었다. <제7회 보물섬 미조 해산물 축제>(23-24일)를 관람하기 위해서였다. 아름답고 행복한 어촌 마을의 축제는 특별한 설렘을 갖게 하기 충분했다.

사실 경상남도 남해 끝자락에 위치한 미조 마을을 찾아가는 것은, 대전에 사는 나에게는 적잖은 시간이 소요되는 여정. 하지만 힘듦보다 설렘이 컸던 이유는 바다 축제가 갖는 매력에 끌렸기 때문이다. 원시업을 체험하고, 맨손으로 고기를 잡으며 유람선까지 탈 수 있다는 사실에 긴 여정도 마다않고 축제 현장으로 달려온 것이다.

축제는 인간문화재 전수자의 용왕제(별신굿) 등, 어촌마을의 전통을 잘 살린 프로그램과 관광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고기잡이 프로그램으로 흥미를 유발시켰다.  

원시어업 갓후리를 아시나요?

갓후리 체험, 일렬로 늘어선 사람들
 갓후리 체험, 일렬로 늘어선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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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줄을 끌자 점점 앞으로 다가오는 어선
 사람들이 줄을 끌자 점점 앞으로 다가오는 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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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솔바람해변에서 열린 원시어업 갓후리 체험은 '보물섬 미조 해산물 축제'가 자랑하는 행사 중 하나였다. 나도 궁금한 마음에 그 현장을 지켜보았는데 원시어업 방식을 통해 고기를 잡는 모습이 무척 이채로웠다. 고기를 잡는 사람들이 어촌 주민들이 아닌 현장에 모인 관광객들이라는 점 또한 재밌는 일이었다.

<갓후리: 경사가 완만하고 해저가 평탄한 해변에서 어구를 바로 해안으로 끌어들여서 해안 가까이에 사는 어족을 잡는 어구·어법.  [출처] 네이버 백과사전>

갓후리체험
 갓후리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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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후리 체험에 신난 사람들
 갓후리 체험에 신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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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원의 지도에 맞춰 은빛 백사장에 길게 늘어선 관광객들은 그물을 펼친 어선을 힘차게 끌어 당겼다. 힘센 상대편과 줄다리기를 하는 듯, 사람들은 진땀을 뺐지만 저마다의 표정은 밝고 유쾌했다. 

바다 멀리에서 그물을 펼친 어선은 사람들의 '영차영차' 소리에 맞춰 서서히 물 밖으로 끌려져 나왔다.

"아빠, 저기 봐요. 어선이 다가와요~"
"영차영차, 조금만 더 힘내자!"

거리가 100m는 족히 되어 보이던 어선은 줄을 당기는 사람들의 노력으로 50, 30m 점점 거리가 좁혀졌다. 그 모습에 아이들이 신이 난 듯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잠시 후, 어선은 바로 눈앞까지 다가왔다. 어선 근처에 넓게 쳤던 그물이 해변 위로  슬며시 모습을 드러냈다. 사람들은 그물을 확인하기 위해 앞으로 달려 나갔다. 필자도 '넓게 펼쳐진 그물에 무엇이 잡혔을까?'란 기대반, 호기심 반의 심정으로 한발 한발 앞으로 다가섰다.

"우와, 저게 뭐야?"
"꽁치다!"
"장어다!"
"이런, 돔이야!"

그물에 다가간 사람들의 입에서 저마다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그물에는 갖가지 고기들이 걸려 있었다. 눈이 빼꼼한 학꽁치, 길다란 장어, 가위손 꽃게 그리고 큼지막한 돔까지 도시 사람들은 쉽게 볼 수 없는 자연 그대로의 바다 생물들에 사람들은 신났다.

그물에 걸린 고기를 보고 신이난 아이
 그물에 걸린 고기를 보고 신이난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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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후리 방식을 통해 고기를 잡은 아이들
 갓후리 방식을 통해 고기를 잡은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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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무섭지도 않은 듯 큼지막한 고기를 자연스럽게 잡고 신기해했다. 한 어린이는 장어, 학꽁치 등 다양한 종류의 고기를 잡고 즐거워했고, 청송 간디 중학교에서 왔다는 한 학생은 팔뚝 만한 돔을 잡고는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갓후리 체험을 통해 어린이들은 바다 생물과 좀 더 친숙해질 수 있었다. 바다에서 신나는 현장 체험도 하고, 덤으로 값비싼 생선까지 잡을 수 있는 '보물섬 미조 해산물 축제'는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동화 속 보물섬 만큼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듯하다. 


태그:#미조 해산물축제, #갓후리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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