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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돌산도 신기마을 방파제에 놓여있는 문어단지다.
 여수 돌산도 신기마을 방파제에 놓여있는 문어단지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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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월드컵에서 신통력을 지닌 점쟁이 문어가 화제였다. 독일 오베르하우젠 수족관의 이 문어는 스페인 우승을 비롯해 무려 8경기의 승자를 맞혔다. 문어 '파울'은 월드컵 스타가 됐지만 여수 돌산도 신기마을에서 잡히는 문어는 맛의 스타다.

문어 잡이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건강보양식으로 즐겨 먹는 여수 돌산의 문어는 쫄깃쫄깃한 식감이 별미다. 단백질과 타우린 성분을 다량 함유한 문어는 피를 맑게 해주는 효능이 있는데다 맛도 뛰어나 미식가들에게 인기스타다.

섬마을 여수 돌산도의 신기마을 포구다.
 섬마을 여수 돌산도의 신기마을 포구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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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마을 여수 돌산도의 신기마을이다. 이곳 마을 사람들은 문어 잡이가 주업이다. 여수 문어의 대부분이 신기마을 근해에서 잡힌다. 작은 마을인데도 '여수 문어단지 협의회'가 이곳에 있다. 한 주민은 겨울철이 되면 제주도에서 활동하는 문어 잡이 배들까지도 이 지역을 찾는다고 한다.

어부가 포구에서 통발을 손질하고 있다.
 어부가 포구에서 통발을 손질하고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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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제주도와 추자도는 물론 청산도의 바다까지 누볐다는 어부 김형선씨다.
 한때 제주도와 추자도는 물론 청산도의 바다까지 누볐다는 어부 김형선씨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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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 김형선(60)씨가 포구에서 통발을 손질하고 있다. 문어, 돌게, 소라를 잡는 통발이다. 선장부부는 100개의 통발에 미끼를 넣는다. 며칠 전부터 문어 잡이에 나선 우진호(4톤)는 신기앞바다에서 조업을 한다.

"주로 문어를 잡는데 이곳 문어가 제일 맛있습니다. 낮에 통발을 놓고 다음날 거둬들여요."

선장부부는 통발에 미끼를 넣는다.
 선장부부는 통발에 미끼를 넣는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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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발은 어획물을 꺼낸 후 미끼를 다시 넣어 바다로 들어간다. 어부는 7월 중순경부터 12월께까지 문어가 제일 많이 잡힌다고 한다.

한때, 제주도와 추자도는 물론 청산도의 바다까지 누볐다는 어부는 어릴(14세)때부터 배와 함께했다. 섬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이다. 어부가 뱃일과 자연스레 친숙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은 어쩌면 아주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부모 일을 도우며 보고 배운 게 뱃일이었던 것이다.

배와 함께 한 지 40여 년, 어부는 이제 배에서 내렸다. 하지만 무슨 미련이 남았는지 늘 이렇게 포구에서 어선의 출어준비를 돕는다. 통발을 다루는 솜씨가 아주 자연스러워 보인다.

신기마을 방파제 문어단지가 있는 풍경이 문어의 본고장임을 말없이 대변해주고 있다.
 신기마을 방파제 문어단지가 있는 풍경이 문어의 본고장임을 말없이 대변해주고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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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 잡이에 나선 우진호(4톤)가 신기앞바다에서 조업준비를 하고 있다.
 문어 잡이에 나선 우진호(4톤)가 신기앞바다에서 조업준비를 하고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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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마을 방파제에는 문어단지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옛날의 문어단지는 항아리를 사용하기도 했다는데 지금은 플라스틱 제품이다. 가벼워 물에 뜨기 때문에 그 안에 콘크리트를 넣어 가라앉도록 했다. 신기마을 방파제 문어단지가 있는 풍경이 문어의 본고장임을 말없이 대변해주고 있다.

아낙이 통발로 잡은 문어를 들어 보이고 있다.
 아낙이 통발로 잡은 문어를 들어 보이고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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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를 이용하는 어로방법은 조선시대 초기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현재 남해와 동해 연안의 문어 잡이 어로방법이다. 기다란 밧줄에 수십 개의 단지를 달아 수심 20∼50m의 바다에 놓는다. 하루 이틀이 지나서 끌어올려 문어를 잡는다.

포구에서 한 시간 반의 기다림, 우리 일행은 금오도 가는 배(한림 페리7호)에 몸을 실었다. 저 멀리 신기마을 포구에서 만났던 문어 잡이 배가 바다로 향하고 있다. 만선의 꿈을 가득 실은 채.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문어, #돌산도, #신기마을, #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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