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  박수원 감사원 제2사무차장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감사원 회의실에서 '천안함 침몰사건 대응실태' 감사 결과 중간발표를 하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큰사진보기
▲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감사원 회의실에서 '천안함 침몰사건 대응실태' 감사 결과 중간발표가 진행되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감사원이 10일 오후 천안함 침몰사건에 대한 감사결과 전투 준비, 대응 조치 등을 제대로 하지 못한 군 주요 지휘부 25명을 적발, 징계 등 적정한 조치를 하도록 국방부에 통보했다고 발표했다.

감사원은 이날 '천안함 침몰사건 대응실태' 감사 결과 중간발표를 통해 "감사 결과 전투예방·준비태세 및 상황보고·전파, 위기대응 조치, 군사기밀 관리 등에 있어서 국방부와 군의 대응에 다수의 문제점이 확인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감사원이 국방부에 통보한 군 고위 인사는 장관급 13명과 영관급 10명 등 현역 군인 23명, 그리고 국방부 고위 공무원 2명이다. 현역 군인 가운데 장관급 장교는 대장 1명, 중장 4명, 소장 3명, 준장 5명이었고, 영관장교는 대령 9명과 중령 1명이다. 그러나 감사원은 징계 대상자의 이름과 직책 등은 명시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지난 8일 감사위원회를 열고 천안함 사태 발생 전후의 대응 조치 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국방부 및 군 주요 지휘부 25명에 대한 감사결과를 의결했다"며 "국방부 장관으로 하여금 관련자에 대해 '군 인사법' 등에 따른 징계 등 적정한 조치를 하도록 국방부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합동참모본부(아래 합참), 해군 작전사령부, 해군 제2함대사령부는 지난해 11월 10일 대청해전 이후 실시된 전술토의 등을 통해 북한이 기존 침투방식과 달리 잠수함(정)을 이용해 서북해역에서 우리 함정을 은밀하게 공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예상하고도 적정한 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해군 제2함대사령부는 대청해전 이후 백령도 근해에 잠수함 대응 능력이 부족한 천안함을 배치한 채 대잠능력을 강화하는 등의 적절한 조치를 이행하지 않았으며, 합동참모본부와 해군작전사령부는 제2함대사령부의 대잠 능력 강화조치 이행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등 전반적으로 전투준비 태세가 소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큰사진보기
▲  박수원 감사원 제2사무차장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감사원 회의실에서 '천안함 침몰사건 대응실태' 감사 결과 중간발표를 앞두고 물을 마시고 있다. 오른쪽은 박시종 행정안보감사국장.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특히 감사원의 감사 결과 해군 제2함대사령부는 사건 발생 며칠 전부터 '북 잠수정 관련 정보'를 전달받고는 적정한 대응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감사원은 해군 제2함대사령부가 천안함으로부터 침몰 사건 발생일 오후 9시 28분께 사건 발생 보고를 받고서도 해군 작전사령부에는 3분 뒤에 보고하고 합참에는 9시 45분께 지연 보고했을 뿐 아니라, 천안함으로부터 침몰 원인이 어뢰피격으로 판단된다는 보고를 받고도 이를 합참과 해군 작전사령부 등 상급기관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아 초기 대처에 혼선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합참도 지휘통제실에서 해군 제2함대사령부로부터 사건 당일 오후 9시 45분께 천안함 침몰상황을 보고받고도 합참의장에게 오후 10시 11분에, 국방부 장관에게는 오후 10시 14분에 보고하는 등 늑장보고한 점 등이 지적됐다.

아울러 '상황 발생 후 위기대응 조치 부실'에 대해서는 국방부가 위기관리반을 소집하지 않고서도 마치 소집한 것처럼 장관 등에게 보고한 점과 비상상황시 의무조치인 전투대응태세를 이행하지 않은 점이 지적됐다.

큰사진보기
▲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감사원 회의실에서 열린 '천안함 침몰사건 대응실태' 감사 결과 중간발표에서 박수원 제2사무차장(왼쪽)이 결과 발표를 마친 뒤 자리로 돌아오는 가운데를 박시종 행정안보감사국장이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연단으로 나가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언론발표 및 군사기밀 관리 부적정' 문제에 대해서 감사원은 국방부와 합참이 언론발표 등과 관련해 편집된 열상감시장비(TOD) 동영상을 공개해 국민의 불신을 초래하고, 사건발생 시각에 대한 적극적인 수정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점, 군사기밀인 합참의 합동지휘통제체계(KJCCS) 자료를 외부에 유출한 점 등을 지적했다.

또 사건 발생 하루 뒤인 3월 27일 오전 7시 40분쯤 위기상황센터로부터 사건발생시각 등을 알 수 있는 지질자원연구원의 지진파 자료를 받고도 당시 혼선을 빚고 있던 사건발생시각에 대한 적극적인 수정조치 등을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과정에서 제기된 '유사시 군 지휘보고 체계 정비' 및 '구조활동 시스템 보완' 등 제도개선 사항과 그밖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전문가 자문 등 심층적인 분석을 거쳐 개선방안 등을 마련해 추후 국방부 등 관계기관에 통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방부는 감사원의 통보내용을 토대로 징계 대상자에 대한 징계 여부와 주의, 경고, 견책, 감봉, 정직, 강등, 해임, 파면 등 구체적인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날 오전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감사원의 감사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국방부에서 이후 취할 조치를 신속하게 진행하겠다"며 "다음 주중 관련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