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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치의 재발견⑦-2
생활정치연구소에서는 지난해부터 격주로 현장좌담토론회 형식으로 '생활정치의 재발견'이란 기획을 마련하여 그동안 6회에 걸쳐 생생한 현장 얘기를 들어봤다.  오늘은 7회째로 학원을 운영하는 학원장들의 고충과 사교육비의 주범으로 몰리게 되는 어려움 등 그들의 삶과 학원을 운영하면서 느끼는 문제와 교육현실 등 생생한 얘기를 박우섭 생활정치연구소 이사의 진행으로 들어봤다.
생활정치의 재발견 '학원은 사교육비의 주범? 공공의 적?' ⑦-1편 바로가기 클릭


▶ 장   소 : 인천 H학원
▶ 사회자 : 박우섭 (생활정치연구소 이사)
▶ 참석자 : 강성환 (인천 중구 경동 S학원 원장), 김정식 (인천 서구 가좌동 S학원 원장)
    최관성 (인천 남동구 만수동 C학원 원장), 한운섭 (인천 부평구 산곡동 H학원 원장)
    이병래 (인천 남동구 만수동 E학원 원장), 박상준 (인천 계양구 계산동 K학원 원장)
    윤계림 (인천 계양구 작전동 G학원 원장)

생활정치의 재발견에 참석한 학원장과 박우섭이사
 생활정치의 재발견에 참석한 학원장과 박우섭이사
ⓒ 생활정치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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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좋은 학원의 기준이 무엇인가?

- 대치동의 집값이 높은 것이 좋은 학원이 많아서 그렇다고들 한다. 인천에 있는 학생들도 좋은 학원을 찾아서 서울로 간다고 하는데 대체 그 좋은 학원의 기준이 무엇인가?
김정식 : "서울의 학원은 교육인프라 자체가 다르다. 좋은 학원을 만드는 것은 강사의 질적인 수준이다. 서울의 학원의 강사들이 수준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런 강사들은 데리고 오고 싶어도 급여를 맞춰줄 방법이 없다. 또한 학원에서 특정 대학교입학을 목적으로 세분화시켜 수업을 한다. 경쟁력에서 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강성환 : "고액수강료를 받는 학원들은 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인천에서도 고액 수강료를 받는 학원은 극소수인데 그 학원들 때문에 나머지 학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 구체적으로 학원의 수익은 대부분 어떠한가?
강성환 : "인천시 전체학원 중에서 잘 운영되는 학원은 3%, 나머지 10%는 그나마 운영이 되고 나머지는 어렵다고 보면 된다. 강사들의 급여를 주기 힘들 때도 많다. 이런 학원에 대한 정책이 교육적인 철학보다는 정치적인 논리로 움직이는 것이 안타깝다."

- 실제로 학원교습시간제한 조례가 시행되어서 교습시간이 10시까지만 가능해지면 학원이 받는 영향은 얼마나 될 것 같은가?
한운섭 : "저희 학원은 고등부가 대부분이라서 조례가 시행된다면 아이들의 수업을 토, 일요일로 옮겨서 해야 하며 평일 수업은 전혀 할 수가 없게 된다. 따라서 현재 일하고 있는 선생님들의 일자리와 차량을 운행하는 기사님들의 일자리도 없어지게 된다. 사실 능력 있는 선생님들은 개인과외로 전업하게 되겠지만 개인과외를 구하지 못하는 선생님들이나 기사님들은 실업자가 될 것이다."

교육청에서도 불법과외를 알고 있지만 단속인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적발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교육청에서도 불법과외를 알고 있지만 단속인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적발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 생활정치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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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과외는 대부분 어떤 형식으로 이루어지는가?
한운섭 : "집을 방문할 수도 있고 자신의 집에서도 할 수 있다. 과외를 한다고 신고만 하면 아무런 제한을 받지 않는다. 수강료, 시간제한도 받지 않는다. 학파라치가 신고를 해도 개인집이기 때문에 들어갈 수가 없다. 단속을 할 방법이 없다고 한다. 학원은 불이 켜져 있어서 금방 알 수 있지만 개인교습은 점조직처럼 되어있어서 찾을 수 없고 적발되더라도 벌금만 내면 된다."
강성환 : "인천광역시 남부교육청에 개인과외로 신고된 것 중에 과외비가 138만원으로 신고된 적이 있다. 불법과외를 교육청에 신고하려면 6하 원칙과 증거로 사진이 있어야지만 접수가 된다. 그러나 학원은 전화 한통화면 바로 민원접수가 된다. 이건 과외를 양성화 시켜주는 꼴이다."

- 교습시간을 제한하면 개인과외가 늘어날 소지가 많다는 점에 대해서 교육청에서도 알고 있는가? 입장은 어떠한가?
박상준 : "교육청은 왜 합법적으로 학원을 운영하는 학원을 탄압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불법과외를 먼저 뿌리 뽑아야 하는 것 아닌가? 교육청에서는 단속인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불법과외를 단속할 수 가 없다고 한다."
이병래 : "교습시간을 제한하면 개인과외가 늘어날 것이라는 사실은 교육청에서도 다 알고 있다. 주위에 고등학생 자녀를 둔 많은 학부모님들이 3월부터 교습시간제한이 되면 학원을 다니기가 힘드니까 그룹과외를 하기 위해서 알아보고 있다고 한다. 사교육을 받고자 하는 대다수 학생들은 아마 과외시장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사실은 비전문가들도 예측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이 더 늘어날 것이다."

학부모의 학원교습시간 제한 반대의견이 57.4%

- 교습시간 제한에 따른 학부모의 의견은 어떠한가?
김정식 : "인천광역시교육청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교습시간을 현행유지 및 제한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초등학생부문 43.7%, 중학생부문 43.8%, 고등학생부문 57.4%로 나타났다. 이는 교육청 스스로가 '교습시간 제한을 대다수 국민들이 찬성한다는 의견이 사실과 다른 것'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학원에 다니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벌써부터 3월부터는 학원에 못 다니게 되는 것이냐고 걱정을 하고 있다. 학원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인천지역의 경우 한 달 수강료가 25만원에서 30만원이면 5과목을 들을 수 있는데 10시로 교습시간이 제한되면 과외시장으로 갈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과목당 최소 30만원에서 50만 원 이상의 과외비가 들게 될 것이다."

인천시 전체 학원중 3% 만이 잘 운영된다..나머지는 강사들 급여주기도 어려운 현실이다.
 인천시 전체 학원중 3% 만이 잘 운영된다..나머지는 강사들 급여주기도 어려운 현실이다.
ⓒ 생활정치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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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원개원을 위해서 자격조건을 규제하는 제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최관성 : "이미 학원이 포화된 상태인 것은 사실이다. 기존 학원원장들은 반대할 이유가 없다. 개인적으로도 그런 법이 나온다고 하면 찬성하는 입장이다.

- 학원 강사문제들은 어떠한가? 학원교습시간이 제한되면 강사들의 일자리 문제도 심각해 질 수 있겠다. 여론조사결과에서 보면 강사들의 평균근무기간이 6개월에서 1년으로 되어있다. 현장에서의 상황은 어떠한가?
윤계림 : "학교 선생님들에 비하여 학원 선생님들에게 학원은 안정된 직장이 아니다. 학교와 학원은 다르다. 학원은 매 강의마다 학생들의 평가를 받고 있다. 아이들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학부모님들과 상담하고 학생들의 성적을 올리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곳이 학원이다. 그리고 학교에서 방과후 학습과 보충학습, 자율학습으로 학교에서 늦게 끝나는 상태에서 교습시간 마저 제한하면 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시간이 적어 학원 운영이 안 되기 때문에 많은 학원들이 문을 닫을 수밖에 없고 그러면 학원 선생님들과 기사님들 일자리 문제도 심각해 질 수밖에 없다."

학원은 선택이기 때문에 살아남아야 한다

- 학생들이 학원을 선호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김정식 : "학교에서보다는 학원선생님들과 소통이 더 잘되는 것 같다. 학교선생님들에게는 불평이 있어도 잘 얘기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학원은 학부모님들이 바로 전화 주신다. 수학점수가 낮아졌다고 하시면 다음 시험에는 수학성적을 올릴 수 있도록 보강프로그램을 실시해서 성적을 올려준다."
한운섭 : "학교는 의무이지만 학원은 선택이기 때문에 열심히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저희 지역 어느 중학교에서는 중학교에 입학하는 예비 중1학생에게 중1과정을 시험 보겠다고 한다. 아이들은 그것을 준비하기 위해서 사교육을 찾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시험기간에도 대부분 시험범위를 맞춰놓고 그 시험범위에 맞춰서 진도를 나가기 때문에 대충 가르쳐 주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학원은 선택을 받는 입장이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다. 더 열심히 가르쳐야 한다. 학교에서는 50%를 가르쳐주고서는 100%를 요구하는 것 같다."

학원강사의 평균 이직기간은 6개월~1년 이내라고 한다.
 학원강사의 평균 이직기간은 6개월~1년 이내라고 한다.
ⓒ 생활정치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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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이여 들어라!!

강성환 : "이런 의미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셔서 감사드린다. 오늘 말씀드린 것들이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김정식 : "학원원장을 처음 시작할 때 마을의 훈장이라고 생각했지만 요즘에는 사회의 악처럼 느껴지기 시작한다. 우리나라 출산율이 떨어지는 이유도 사교육이라고 한다. 모든 문제가 사교육으로 인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아이들을 위해서 열심히 하다보면 좋은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최관성 : "우리 아이에게 좋은 아빠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 아이가 학교에 가서 아빠가 학원원장이라는 소리를 못한다고 한다. 왜 학생들을 열심히 가르치고 노력하면서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 왔는데 범법자취급을 받아야하는지 모르겠다."
한운섭 : "남편과 같이 학원을 운영을 하고 있다. 남편은 대학교 때부터 학생들을 가르치다보니까 천직이라고 생각하고 지금까지 하고 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법을 어기거나 세금을 안내거나 하는 것도 아닌데 왜 잘못한 것처럼 취급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사교육비가 문제라면 음성적인 고액과외와 과도하게 수강료를 받고 있는 일부 학원들만 단속하면 되지 모든 학원을 사교육비의 주범으로 몰아가는 정부의 정책은 잘 못된 것이다."

이병래 : "학원이 사교육비의 주범으로 인식 받는 점이 학원장의 한 사람으로서 힘들다고 앞서 말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하는데 눈에 보이는 학원의 수만 줄이려는 단기적인 사교육비 경감 정책은 음성적인 고액과외 양산 등 또 다른 부작용만 가져올 것이다. 따라서 장기적인 공교육을 정상화 정책을 통한 사교육비 경감정책만이 우리 교육의 문제점과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는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박상준 : "교육적인 철학을 가지고 정책을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다. 지금 교습시간제한 조례 같은 경우도 여러 논의를 통해 나온 것이 아니다. 공청회도 한번 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 공교육과 사교육을 대립관계로만 보지 말고 서로 보완해주는 관계로 인식되었으면 좋겠다."
윤계림 : "학원원장으로서 전에 가르쳤던 제자들이 지나가다가 반갑게 인사해줄 때가 가장 기쁘다. 물론 우리가 학원 경영을 통해 돈을 벌기도 하지만 아이들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꿈을 키워가는 것을 돕고 또한 그것을 통해 보람을 느낀다. 사실 저희가 볼 때도 일부 문제가 있는 학원들이 있지만 그런 학원들 때문에 과외비에 비하여 저렴한 수강료로 아이들의 실력뿐만 아니라 인성까지도 생각하며 성실히 학원을 운영하는 많은 학원장들을 지원해 주지 못할지언정 생존권을 위협하는 정책을 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사회자 : "원장님들의 솔직한 말씀들 잘 들었다. 아이들을 교육하는 일에 대해서 보람을 가지고 임하시는데 마치 학원을 사교육비의 주범이라는 마녀사냥처럼 되고 있는 점에 대해서 분노하시는 것 같다. 사실 많은 학부모님들이 사교육비문제로 힘들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이러한 점 때문에 정부에서도 교습시간을 제한해 학부모님들의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으로 이해되지만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학원 죽이기 정책으로 찾아서는 안 되는 것 같다. 공교육의 질적인 향상이 먼저 이루어지면 자연스럽게 사교육시장도 안정화 될 것 이라고 생각하며 장기적인 교육철학을 가지고 정책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 같다. 바쁘신 와중에 간담회에 참석해 주셔서 감사하다."

제7회 생활정치의 재발견에 참석해주신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태그:#생활정치연구소, #학원교습시간, #생활정치, #학파라치, #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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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치연구소는 구체적인 일상으로부터 생활정치의 의제를 발굴하고 전문가들의 실천적 연구 및 정책화. 이를 뜻 있는 정치인들의 의회활동과 지방자치 활동을 통해 실현하기 위해 설립된 정책 네트워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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