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부자나무, 땅을 2천 평이나 갖고 있는 부자나무가 있다. 옆에는 2세까지 키워가면서 산다. 예천군 감천면 천향리에 있는 천연기념물 제294호 석송령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땅을 지니고 살고 있는 나무 석송령은 그 자태만으로도 부자스럽다. 가슴 높이의 줄기둘레가 자그마치 4.2m나 된다, 수령 600년에 나무의 높이는 10m정도다. 그러나 이 정도로 이 나무가 부러울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 나무는 자신의 앞으로 등기가 되어있는 땅이 있다는 점이다.

예천군 감천면 천향리에 있는 천연기념물 제294호 석송령
▲ 석송령 예천군 감천면 천향리에 있는 천연기념물 제294호 석송령
ⓒ 하주성

관련사진보기


수령이 600년 정도인 석송령은 가슴 높이의 줄기둘레가 자그마치 4.2m나 된다,
▲ 석송령 수령이 600년 정도인 석송령은 가슴 높이의 줄기둘레가 자그마치 4.2m나 된다,
ⓒ 하주성

관련사진보기


천연기념물이 자신의 땅이 아니라고 해서, 그 땅에서 나가달라고 할 사람은 없다. 천연기념물은 어디에 있던지 당연히 보호를 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석송령은 다르다. 자신의 앞으로 등기가 난 땅에 살고 있으니, 아무도 이유를 달수가 없다. 전주 삼천동의 곰솔은 수령이 약 250살 정도로 추정된다. 높이 14m, 가슴높이의 둘레 3.92m의 크기다. 인동 장씨의 묘역을 표시하기 위해 심어졌다고 전해지는 나무다. 그러나 2001년도 독극물 주입에 의해 ⅔ 가량의 가지가 죽어 외과수술을 받았다. 잘라진 가지가 보기에도 안타깝다.

남의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천연기념물들은 이런 피해를 입기도 한다. 그래서 석송령이 더 부러운 것이다. 자신의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보존이 된다. 옆으로 뻗은 가지는 쇠기둥과 돌기둥으로 받쳐놓았다. 보기만 해도 그 위용에 압도당할 만하다. 석송령이 이렇게 자신의 땅을 갖게 된 것은 이유가 있다.

줄기가 옆으로 길게 뻗어나간 석송령은 중심부의 높이가 10m 정도다
▲ 석송령 줄기가 옆으로 길게 뻗어나간 석송령은 중심부의 높이가 10m 정도다
ⓒ 하주성

관련사진보기


그 위용에 압도 당한다. 많은 소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이 되어있지만 석송령의 자태는 그 중에서도 뛰어나다
▲ 석송령 그 위용에 압도 당한다. 많은 소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이 되어있지만 석송령의 자태는 그 중에서도 뛰어나다
ⓒ 하주성

관련사진보기


석송령은 마을의 신목(神木)이다. 마을 사람들이 지극하게 위하는 나무이기 때문에 아무도 건드리지를 않는다. 우리의 습속 중에 하나인 신목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들이 전한다. '신목을 건드렸다가 그 해를 넘기지 못한다.'거나 '마을에서 위하는 나무를 잘라다가 땔감으로 썼는데, 그 집안에 우환이 그치지를 않았다'라는 이야기는 늘 들어 본 이야기다. 이런 설화 때문이 아니라고 해도 석송령은 끔찍이 위함을 받는 나무다.

석송령이란 이름이 붙여진 것도 이유가 있다. 약 600여 년 전 풍기지방에 큰 홍수가 났을 때 석관천을 따라 떠내려 오던 것을 지나던 과객이 건져 이곳에 심었다는 것이다. 그 후 1930년 경 이 마을에 사는 이수목이란 사람이 영험한 나무라고 하여 석송령(石松靈)이란 이름을 붙이고,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토지 6,600㎡(1,996.5평)를 석송령 앞으로 등기를 내주었다는 것이다. 그때부터 석송령은 '부자나무'로 불리고 있단다. 

2천평이나 되는 자신의 앞으로 등기가 난 땅을 갖고 있어, 부자나무로 불리운다
▲ 석송령 2천평이나 되는 자신의 앞으로 등기가 난 땅을 갖고 있어, 부자나무로 불리운다
ⓒ 하주성

관련사진보기


언제 찾아보던지 푸름을 잊지 않고 당당한 위용을 자랑하고 있는 석송령. 소나무의 수령이 600년 정도가 한계라고 하지만, 석송령의 모습을 보면 그런 수령의 한계를 넘어설 것 같다. 곁에는 석송령의 2세가 자라나고 있으니, 부자나무는 무엇이 달라도 다르다는 생각이다. 볼 때마다 느끼는 위엄이 있어 기분 좋은 나무, 석송령은 그렇게 당당하게 우리를 맞이한다.


태그:#석송령, #부자나무, #천연기념물, #땅, #예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