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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국무총리는 취임 일성으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경제정의 실현을 강조했다.

 

29일 제40대 국무총리로 취임한 정 총리는 서울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한국 사회의 발전을 가로막는 주요한 문제로 이념대립, 지역갈등 지역·산업간 불균형, 계층·노사간 갈등을 꼽았다.

 

그는 "지금처럼 갈등과 대립이 지속된다면 선진 일류국가 건설은 그만큼 늦어질 뿐 아니라 순조로운 경제성장을 이어가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좌와 우, 동과 서, 부와 빈, 양극단 사이에 코페르니쿠스적 인식의 전환을 통한 조화와 균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사회적으로 혜택을 받은 분야는 경쟁을 촉진하고, 상대적으로 소외된 지역이나 서민층에는 기회를 확대해 조화와 균형을 이뤄야 한다"며 "사회 각 분야에 남아있는 부정적 인식을 긍정의 힘으로 승화시키는 데 우리 모두 앞장서야 한다. 특권을 배제하고 정의를 확립해야 생산성이 높아지고 강자와 약자의 간격이 좁혀진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정 총리가 동원한 '코페르니쿠스적 인식의 전환'이 무슨 뜻을 담고 있는지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일단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경제정의 실현이 중요하지만, 국가가 적극 개입하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포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성공신화는 계속 쓰여져야 한다"... 약자 배려·다원화 강조

 

정 총리는 "이명박 대통령께서는 역경을 극복하고 오늘을 만든, 우리 시대의 성공 모델"이라고 추켜세운 자신의 성장배경에 대해서도 '도시락도 가져가기 어려운 집안'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어 "우리 조국 대한민국은 지금까지 사회적 약자도 소망을 이룰 수 있는 '기회의 땅'이었다"며 "성공신화는 계속 쓰여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이어 "아파트 평수와 자녀의 석차를 삶의 목표로 삼는 '닫힌 사회'에서 탈피해야한다. 다양한 가치가 공존하는 다원화된 사회로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대 총장 출신인 정 총리는 "경제가 오늘을 움직이는 기관차라면, 교육은 밝은 미래로 가는 희망열차"라고 강조했다. 그는 "신의와 신뢰, 성실과 정직을 중시하고 감성과 창의성을 존중해야 사교육도 줄어들 것"이라고 현 교육 정책의 기조 전환 필요성도 언급했다.

 

정부 각 부처의 공무원들을 향해서는 "정부 각 부처가 서민과 중산층에 꿈을 심어주고, 국가비전을 실현하고 시대정신을 구현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민을 하늘처럼 섬길 수 있도록 격려와 지원을 다하겠다"며 "정책을 결정자 중심에서 수용자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어 "사람을 우선하고, 모든 정책 결정에 국민을 중심에 세워야 인간의 가치가 무엇보다 앞서는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총리후보자가 된 뒤부터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해왔던 "대통령께도 할 말을 하겠으며 국민들께도 요구할 것은 요구하겠다"는 다짐도 취임사에서 빠지지 않았다. 그는 "큰 소리에 굴하지 않고 작은 소리를 크게 듣겠다"며 "낮은 곳을 보듬고 흩어진 민심을 한 가운데로 모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 대통령 선거구제 개편 강조... 정 총리 "자기관리 더 철저했어야"

 

이날 취임식에 앞서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정 총리는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자신과 관련된 각종 의혹이 제기된 것에 대해 "어쨌거나 더 철저하게 자기관리를 했어야 하는데 심려를 끼쳤다"고 송구함을 표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 총리에게 "선거제도가 여야를 막론하고 특정지역에서 서로 당선자가 나올 수 있도록 바뀔 필요가 있다"며 선거구제 개편을 강조했고, 정 총리는 "잘 유념하겠다"고 답했다.

 


태그:#정운찬, #국무총리, #약자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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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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