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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휠체어를 타고 있는 장애인이 지하철을 타기 위해 직원에게 휠체어 리프트를 태워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사고가 났다면 누가 책임을 져야 할까요? 장애인이 운전을 잘못한 탓일까요? 아니면 적절히 안전조치를 잘못한 지하철 직원의 잘못일까요?

판결은 지하철 직원이 적절한 안전조치를 취하지 못한 탓이라고 판결이 났습니다. 2007년 8월 부산지하철 남산역에서 실제로 발생한 리프트 사건의 결과입니다.

그런데 부산지하철 노조에서나 장애인 단체에서는 해당 직원의 문제가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부산지하철 공사나 부산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죠. 지하철 곳곳의 노후화된 리프트 등의 구조적인 문제가 추락사고를 야기시켰다는 것이죠. 또한 엘리베이터 같은 시설 등이 충분히 설치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2008년에도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장애인에게 도움을 주었던 지하철 직원이 기소된 상태라고 합니다. 이런 사고는 부산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지하철 직원들은 장애인들만 보면 수동적으로 응대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하고 있습니다.

정작 문제는 장애인들이 이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입니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곳은 리프트라도 이용해야 됩니다. 그런데 직원들은 리프트 옆에 판결문을 붙여놓고 전동 휠체어나 스쿠터는 이용할 수 없다며 도움주기를 꺼려하고 있습니다.

목발짚고 계단내려가는 지체장애인 박병수씨
 목발짚고 계단내려가는 지체장애인 박병수씨
ⓒ 정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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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실은 지난 4월 4일 부산지하철노조 주최로 열린 장애인 이동권 체험 행사에서 알게 됐습니다. 이날 행사는 블로거 8명을 포함하여 30여 명이 참가한 행사였습니다. 우리 사회의 약자라고 할 수 있는 장애인 권익을 보호하고 그들의 일상을 취재함으로써 더불어 사는 사회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의미 있는 행사였습니다.

커서님의 초대로 저도 이 행사에 참가해 지체장애인 박병주님과 하루를 같이 했습니다. 박병주님은 지하철에 앉자마자 리프트 사고 이후 장애인들의 이동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토로했습니다.

"전동휠체어보다 전동스쿠터가 조금 길거든요. 그러니 승무원이 판결문을 보여주며 못 태워주겠다고 하더군요. 사실 리프트 사고가 난 후 역무원 개인의 책임이라는 판결문이 난 후에 더 수동적으로 변한 것 같습니다. 결국 장애인은 리프트를 못 타고 말았죠. 스쿠터만 리프트를 타고 내려오고, 장애인은 목발 짚고 겨우 겨우 내려올 수밖에 없었죠."

"내려야 할 역에서 내리지 못하고 부산대역까지 가서 되돌아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엘리베이터가 가장 좋긴 하죠. 예산 문제로 늦어진다고 하니 안타깝습니다"

지하철 반송선은 각 역에 역무원 배치 없이 '무인운행'할 계획이라는 지하철공사의 이야기를 듣고 심히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한 말씀하셨습니다. 만일 사고가 났을 경우에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누가 책임을 질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고 합니다.

이윤창출도 좋고 효율성도 좋지만 공기업인 만큼 사회 약자의 편에 서서 공익을 우선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제 개인 블로그 <정철상의 커리어노트(www.careernote.co.kr)>과 미디어다음에도 게재되었습니다.



태그:#휠체어 리프트 추락사고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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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개발연구소 대표로 대구대, 나사렛대 취업전담교수를 거쳐 대학, 기업, 기관 등 연간 200여회 강연하고 있다. 《대한민국 진로백서》 등 다수 도서를 집필하며 청춘의 진로방향을 제시해 언론과 네티즌으로부터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정교수의 인생수업’이라는 유튜브를 운영하며 대한민국의 진로성숙도를 높이기 위해 맹렬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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