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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영주시에 있는 여러 곳의 된장공장을 둘러보았다. 농민이 농사를 지어서 그냥 콩으로 팔 때와 메주로 만들어 파는 경우, 두부로 만드는 경우, 콩나물을 만들어 파는 경우, 된장이나 간장으로 만들어 파는 경우에 따라 부가가치는 엄청난 차이가 난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귀농한 젊은 농부들이 살길은 농산물을 적절히 가공하는 기술과 판로를 개척하는데 관건이 있다는 생각을 자주한다.

무량수 된장을 만드는 만포농산
▲ 된장 무량수 된장을 만드는 만포농산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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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주시에서 가장 큰 된장공장은 안정면 용산리에 2001년 설립된 '만포농산 ( http://www.muryangsu.com )'이다. 폐교가 된 안정남부초등학교를 인수하여 공장을 만든 관계로 부지도 넓고, 공장이라는 이름을 걸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생산과 판매량이 많다.

교실을 개조하여 생산 공장을 만들었고, 운동장의 일부는 조경을 하여 공원처럼 만들어 두었고, 입구에 작은 정자를 지었다. 공장 뒤편에는 초가와 살림집을 아주 정갈하게 지어두어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요기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곳에서는'무량수(無量壽)'라고 하는 브랜드로 된장, 고추장, 쌈장, 볶음고추장, 말린 청국장, 국 간장, 참기름, 들기름, 더덕장아찌, 무말랭이짠지, 깻잎장아찌, 고춧가루, 참깨볶음 등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만포농산의 정대수 사장은 초등학교만 영주에서 졸업하고 서울로 유학을 가서 경기중, 경기고, 고려대 물리학과에서 수학한 관계로  한승헌 변호사, 소설가 박완서 선생 등 이름만 들어도 쉽게 알 수 있는 유명 인사들을 많이 알고 있다. 그래서 인지, 대리점 하나 없이 인맥을 통한 직판과 홈페이지를 이용한 통신판매만으로 연 30억 원의 매출을 거뜬히 하고 있다.

아울러 손님이 원하는 다양한 종류와 크기의 제품들이 준비되어 있으며, 선물세트로도 구입할 수 있다. 음악과 미술에 조애가 깊은 정 사장은 제품 BI, CI 등을 전부 스스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기도 하다.

지난 2006년에는 영주시 제6회'중소기업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원료공급과정에 있어 지역농산물을 우선 구매하여 농촌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으며, 생산과정에서도 지역주민을 고용해 농한기 소득증대에 기여와 지역 환경개선을 위해 마을 꽃길조성에 묘목 6,000여주를 제공했다.

또한 낙후 농촌지역 어린이들의 교육환경개선을 위해 방과 후 영어 학습프로그램과 부녀회원을 위한 한문, 풍물교실 등을 열어 지역문화향상에도 적극 기여하는 등 지역민과 함께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서 공적을 인정받고 있다.

아울러 2006년 당시 대권예비주자였던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민생대장정 과정에서 정 사장의 경기고 후배자격으로 이곳을 방문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한 2007년에는 농촌 폐교를 이용해 된장을 생산하는 하면서도, 공장 부지를 멋스럽게 조경하여 영주시로부터'지역 명소 대상'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2008년 여름에는 안정면과 노인일자리 창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으며, 경로당 활성화 위해 영주시와도 결연을 맺었다.

그러나 한 때 중국산 콩을 사용하여 된장을 만들어 판매한 적이 있어, 소비자 불만이 발생한 일이 있어 고생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은 지역농산물만을 이용하다는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만포농산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4~5개의 된장공장은 대부분 가내수공업 수준이다. 자신의 주특기인 된장과 간장을 만들어 농사소득 증대에 힘쓰고 있는 농업인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순흥 태장마을 전통된장 공장
▲ 된장 순흥 태장마을 전통된장 공장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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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순흥면 태장리에 소재한'소백산 전통식품 영농조합 법인(순흥 태장 전통메주공장 http://tjfarm.co.kr/shop )'이다. 고려 말과 조선 초기 왕실의 태 무덤이 있던 곳이라 태장리라 불리는 곳이다. 터가 좋은 곳이라 그런지 마을 경관이 아주 좋다.

태장(胎藏)이란 왕세자와 세손, 왕자, 공주, 옹주들이 태어나면 전국의 명산을 골라 태가 들어있는 태항아리를 묻은 곳이라는 뜻이다. 명당에 묻어야 태에서 지기를 받아, 자신의 일생이 복을 받고 후손발복(後孫發福)이 된다는 풍수적인 이유 때문이다. 문종실록 태장경(胎藏經)에는'귀인이 되고 안 되고는 태에 달려 있다'는 기록이 있다.

태장리 부녀회가 주도하는 전통메주공장은 우량품질의 순수 국산 콩을 사용하여 전통적인 방법으로 제조한 다음 태양건조로 재래식 메주의 특징을 그대로 살려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메주를 이용하여 된장을 만들면 발효도가 높아 향기가 좋고 맛이 우수하다.

태장리 전통메주공장에서는 홈페이지를 이용하여 메주와 된장, 간장을 팔고 있으며, 지역 특산물인 사과도 함께 판매하고 있어 마을 소득증대에 힘쓰고 있다.

이곳도 한 때 중국산 콩을 사용하여, 된장을 만들어 판 일이 있어, 한동안 판매에 애를 먹은 적이 있다. 하지만 현재는 국산콩 만을 사용하여 메주와 된장, 간장을 만들어 팔고 있다.

소백산 희방 전통 된장 공장
▲ 된장 소백산 희방 전통 된장 공장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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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풍기읍 수철리에 소재한'소백산 희방 전통된장( http://www.sobaeksanhibang.com  )'이다. '영주 소백산 철쭉제'가 매년 열리는 소백산 등반의 길목에 있는 희방사 역전에 서 우리 전통의 옛 맛이 살아 숨쉬는 전통된장을 국산 콩만을 사용하여 만들고 있다.

옛날 가마솥에 좋은 물로 콩을 삶아 메주를 만들어 2~3개월 말리고 띄워서 정결한 기운이 가득한 정월에 된장을 담근다. 이곳에서는 간장을 우려내지 않고 메주의 좋은 성분을 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서 6개월 이상 자연 숙성시킨다. 또한 용기는 숨 쉬는 토종 항아리를 고집하고 있다. 대리점 판매는 하지 않고 있다.

희방사 옛길이 시작되는 길목에 있는 공장은 냇물을 끼고 우측에 400~500평 정도의 대지에 집과 공장이 한 채씩 있고, 된장독은 300개쯤 되어 보인다. 

현재 국산 콩과 고추를 이용하여 된장과 함께 찹쌀고추장, 청국장, 간장 등을 만들고 있다. 지난 2006년에는 경북도에서 우수 농,특산물 명품 브랜드 인증서와 인증 패를 받기도 했다.

된장마을 무수촌의 상품
▲ 된장 된장마을 무수촌의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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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이산면 지동리에 소재한 2000년 설립된 '된장마을 무수촌 ( http://www.moosoochon.co.kr  )'이다. 무수촌 된장은 지동리 옥천전씨 종가 옆에 자리를 잡고 있어, 간혹 방문하는 손님들이 종가로 착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된장마을 무수촌에서는 100% 국산 콩으로 가내 수공업적 형태로 된장을 만들고 있다. 지역에서 경작한 햇 콩 중에서도 제일 알찬 녀석들만 골라 메주를 쑤고 있다. 순수한 국산 콩을 잘 선택한다는 것은 좋은 된장 만들기의 시작이자 끝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콩을 옛날 가마솥에 부어 장작불로 달구고 달구어 충분히 삶는다. 콩을 삶을 때 쓰이는 물은 주민들도 함께 마시는 1급 자연수이기에 된장 맛이 한결 좋아진다. 삶은 콩은 일일이 손으로 메주를 만들어 황토방에서 2~3개월 말리고 띄워 정월에 된장을 담근다.

또한 된장을 담는 용기는 유약을 바르지 않은 천연 황토옹기를 쓰고 있으며, 메주의 좋은 성분을 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서 1년 이상 자연 숙성시킨다. 아울러 각종 화학용품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다.

제품은 '무수촌(無愁村)'이라는 이름으로 된장, 간장, 고추장, 식초 등을 생산하여 주로 백화점에 납품하고 있다. 방송과 신문 등에 자주 등장한 관계로 아주 유명한 집이다. 주인 박인숙씨는 충청도에서 이곳으로 시집와 지역 할머니들의 도움으로 된장공장을 이끌고 있다.

봉현면에 있는 하늘샘 된장공장
▲ 된장 봉현면에 있는 하늘샘 된장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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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봉현면 한천리에 소재한'하늘샘 된장농원 ( http://www.hanulsam.co.kr  )'이다. 지난 20여 년 동안 최인규씨 부부가 농사를 지으며 된장공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이곳은 지역적으로 중앙고속도로 풍기 나들목에서 약 3Km 정도 떨어져 있는 곳으로 찾기 쉽고 교통도 편리하지만,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전통방법으로 된장, 고추장, 청국장, 간장, 메주 등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으며, 홈페이지를 통한 통신판매는 물론, 대량 주문을 하는 가게나 식당의 경우에는 배달도 해주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곳이다.

풍기읍 백일리의 백일식품 된장
▲ 된장 풍기읍 백일리의 백일식품 된장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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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풍기읍 백리에 위치한 '백일식품'도 된장, 간장, 메주 등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소백산 자락에서 자란 국산 콩으로 메주를 빚고 있으며, 자연이 살아있는 소백산의 1급 용천수만을 쓰고 있다.

된장을 담는 옹기는 살아 숨 쉬는 항아리만 고집하는 무형문화재 25호 이무남 옹이 만든 것을 사용하고 있다. 할머니의 솜씨를 그대로 계승하여 맛과 향, 색이 살아있는 제품만을 정성스럽게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태그:#영주시 , #된장공장, #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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