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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창사특집 3부작 다큐멘터리 <북극의 눈물> 시리즈는 인간의 환경파괴로 인한 지구 생명체의 멸종 위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에서도 이상기후로 인한 생태계의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로 대표되는 환경파괴의 주범은 인간의 탐욕이 빚어낸 재앙으로 인재(人災)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환경파괴는 여전히 진행 중인데, 대운하 등 정치적 목적으로 자행되는 환경 파괴도 물론 막아야겠지만 개인들의 일상 생활에서 벌어지는 환경 파괴도 막아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환경에 대한 관심으로, 친환경적인 삶을 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는 환경운동가도 아니고 종교적인 신념이 있는 사람도 아닙니다. 다만 환경에 대해 관심이 있을 뿐이고, 그것을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필부일 뿐입니다. 자, 제가 어떻게 친환경 살림을 하는지 한번 보실까요?

비싸도 친환경세제, 나는 소중하니까

주방세제는 친환경제품을 사용하여 수질오염을 최소화합니다.
 주방세제는 친환경제품을 사용하여 수질오염을 최소화합니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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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가장이지만, 여느 주부들처럼 아침 6시 45분쯤이면 일어나 하루를 시작합니다. 지리산 골짜기에서 어느 농부가 지은 무농약 쌀과 현미를 반반씩 넣어서 밥을 짓고, 때로는 검은쌀, 보리, 콩 등의 잡곡도 섞어 짓기도 합니다. 오염된 환경에서 살려면 면역력을 높일수 있는 친환경 먹거리들을 먹어야 합니다.

처음에는 거친 밥 맛에 입 안이 까칠하고 식감이 떨어졌지만 이제는 흰쌀밥만 먹으면 맨송맨송 해서 밥 맛이 제대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밥을 안치고 나면 된장을 멸치다시마물에 풀고 애호박과 버섯을 다듬습니다.

요즘은 야채들도 낱개로 비닐 포장된 채 팔고 있어 쓸데없이 쓰레기만 늘어납니다. 포장비닐과 두부의 플라스틱 포장지는 재활용이 가능하기에 별도로 모아둡니다.

1식 3찬의 간단한 식단으로 아침을 먹은 후에는 설거지를 하는데 기름기가 없는 그릇들은 따로 모아서 물과 수세미만 가지고 씻습니다. 기름기가 있는 그릇들은 친환경세제를 이용합니다. 일반세제보다 가격이 조금 비싸지만 선택의 고민은 하지 않습니다. 환경이 더 소중하니까요.

여기서 잠깐. 세제를 덜 쓰고 절약하는 방법을 알려드릴 테니 따라해 보세요. 쌀을 씻을 때  첫 번째 쌀뜨물과 세제를 반반 섞어준 후 밀가루를 적당량 넣어줍니다.

사용할 때마다 흔들어서 가라앉은 밀가루가 잘 섞이도록 한 뒤 사용하면 세제 사용량을 반으로 줄일 수 있고 수질오염을 줄일 수 있습니다. 수세미도 부드러운 스펀지로 된 것을 사용하면 물 흡수력이 좋아 거품도 잘 일어나고 적은 세제 양으로도 오래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버릴 때도 꼭 한번 눌려줘 물기를 짜낸 후 음식쓰레기 봉투에 넣습니다. 한번 사용한 젖은 수건은 두세 번 정도 다시 말려서 사용합니다. 겉옷도 때가 묻지 않았다면 꼭 세탁할 필요도 없구요. 이런 식으로 세탁물을 줄이면, 세제도 전기도 아낄 수 있고, 그로인해 환경도 더 깨끗해집니다.

세상에 값싸고 질 좋은 건 없다

저녁 무렵 딸과 함께 장을 보러가는데 재래시장은 멀어서 가끔씩 가고 근처 마트로 갑니다. 카트를 밀며 항상 정해진 코스를 따라가지만 담을 만한 것은 별로 없네요. 친환경야채 코너에서 대파, 고추, 양배추를 담습니다. 가공식품코너는 그냥 둘러만 봅니다. 손이 가는 것이 별로 없네요. 미국산 쇠고기도 판매하고 있는데 그전에 가끔 사던 호주산도 이제는 구입 안 합니다. 마트 측에 대한 일종의 항의 표시라고나 할까요?

미국산 쇠고기 판매 개시부터 마트에서는 판매 촉진을 위해 시식을 권하는데, 어린 딸에게 광우병소의 위험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하기가 어려워 그냥 '멜라민'이 들어 있으니 절대 먹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러면 아이는 이해를 합니다. 과자도 거의 안 먹는 편이었는데, 지난 멜라민 파동 이후 과자랑은 더 멀어졌습니다.

우리집에서 아이들 간식은 제철 과일들입니다. 수입산 과일들의 정체를 알고부터는 국내산을 주로 농장직거래를 통해서 구입하는 친환경 과일입니다. 친환경이라고 해서 꼭 비싼것은 아닙니다. 벌레 먹은 키스 과일이나 흠집이 있는 것들은 일반 과일보다 오히려 더 저렴합니다. 식사 때마다 과일을 식탁에 올리고 간식으로도 과일을 줍니다.

어릴 때 식습관은 정말 중요합니다. 다른 부모님들에게 "아이가 어떻게 컸으면 좋겠냐"고 물어보면 "건강하면 됐죠"라고 말은 하면서 아이들에게 햄버거나 시리얼을 주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물론 저희집도 아주 가끔은 피자나 튀김닭을 먹기는 합니다. 그러나 값싸고 질 좋은 것은 세상에 없습니다. 우리 몸을 살리는 친환경 농산물을 먹으려면 그만한 대가는 지불해야죠. 공짜나 싼 것에 너무 집착하는 건 아닐는지요. 화학첨가물로 맛을 낸 가공식품 안 먹고 친환경 먹거리만 먹어도 그것이 보약입니다.

친환경살림, 저와 함께 해보실래요?

재활용쓰레기들은 잘 분류하면 편리합니다.
 재활용쓰레기들은 잘 분류하면 편리합니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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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서 구입한 물품은 몇 개 안 되는데 포장대에서 제일 큰 박스에 물건을 담아 옵니다. 그 이유는 그 상자에 재활용 쓰레기들을 담기 위해서입니다. 적게 사더라도 박스에 담아 오다보니 집에는 박스가 쌓이는데 그것들은 다 쓸 데가 있습니다.

마침 쓰레기를 내놓는 날이군요. 일반 쓰레기는 아직 버릴 때가 안 되었고(저희 집은 20리터 한 개로 약 한 달 정도 사용합니다), 종이와 비닐 등 재활용 가능한 것들을 분리하니 버릴 것이 별로 없습니다.

일반쓰레기통 옆에 재활용품 담을 비닐봉투를 걸어두면 분리수거가 편리합니다. 음식물쓰레기봉투 3리터로는 일주일 정도 사용하는데 대부분 야채나 과일 잔반들입니다. 네 명의 식구가 먹는 양은 일정하게 정해져 있으므로 밥과 반찬은 남기지 않을 정도로 약간 부족하듯 만들면 남길 일이 없습니다.

집 앞 쓰레기 두는 곳에 음식쓰레기봉투와 재활용박스에 담긴 종이, 병류, 비닐을 모아서 내놓습니다. 마트에 갈 때마다 모아 두었던 종이박스들도 함께 내놓으면 하루에도 서너 번씩 집 앞을 지나가는 박스 줍는 할아버지가 청소차보다 더 일찍와서 재활용품들을 손수레에 담아 갑니다.

일을 끝낸 아내가 집으로 돌아오고 나면 인터폰 전기코드도 뽑아두고, 요즘은 날씨가 춥지 않아서 보일러 가동시간도 좀 늦췄습니다. 차가운 방을 데울 정도로만 가동하고 꺼놔도 두어시간은 온기가 유지됩니다. 잠자리에 들 때 보일러를 다시 틀고 온도 설정을 해둡니다.

세면을 하면서 머리도 같이 씻는데 환경 생각해서 시작한 것은 아니었지만, 벌써 20년 넘게 샴푸를 쓰지 않고 있습니다. 이발할 때만 약간의 삼푸를 사용하고 집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비누로 감고 아침, 저녁으로 세면할 때 씻어주는데 '엘어쩌고' 했다는 여배우만큼이나 머리결(?)도 아주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이들 방에 들러 이불 덮어주면서 대기전력까지 차단했는지 확인하고 잠자리에 들어갑니다. 핸드폰 전원도 아침까지는 꺼둡니다. 이것들이 오늘 나에게는 일상생활의 작은 실천이었지만, 작은 실천들이 모이면 지구온난화와 같은 환경파괴도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부터라도 저와 함께 친환경살림을 해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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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친환경, #쓰레기, #북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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