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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양의 대나무가 어우러져 큰 숲을 이룬 모습과 곧게 뻗어있는 모양새가 늠름하네요.
 여러모양의 대나무가 어우러져 큰 숲을 이룬 모습과 곧게 뻗어있는 모양새가 늠름하네요.
ⓒ 진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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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곧기는 뉘 시기며 속은 어이 뷔였는다.
저러코 사시에 푸르니 그를 조하 하노라." 
- 윤선도 -

대나무를 노래한 윤선도의 시가 저절로 떠오르는 고장 담양을 찾았습니다. 지난 10월 30일 내장산 단풍을 보기 위해 갔다가 오는 길에 들렀는데, 뜻밖에 대나무의 매력에 빠졌습니다. 담양에는 유명한 '죽녹원'이라는 대나무 숲이 있고, 또 한 곳은 '대나무골 테마공원'이 있습니다. 물론 이 외에도 크고 작은 대숲이 여러 곳이 있습니다.

담양읍 향교리에 있는 죽녹원은 죽로차(竹露茶)를 생산하는 곳이며, 내부에 들어서면 대나무 길을 따라서 지압도 할 수 있고, 채상장(彩箱匠-대[竹]나 버들·갈대·왕골 등으로 상자 모양의 기물을 제작하는 기술 또는 기술자)으로 한 평생을 바친 일죽 서한규(79) 선생의 작업실을 구경할 수도 있습니다.

죽녹원으로 들어가는 입구, 평일에도 많은 관광객들이 찾았습니다. 입장료는 어른기준 1000원.
 죽녹원으로 들어가는 입구, 평일에도 많은 관광객들이 찾았습니다. 입장료는 어른기준 1000원.
ⓒ 진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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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들어오는 창틀처럼 촘촘하게 자리잡은 죽녹원
 빛이 들어오는 창틀처럼 촘촘하게 자리잡은 죽녹원
ⓒ 진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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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녹원 중앙에는 공연을 펼칠 수 있는 무대가 있고, 관중석 뒤로는 대나무들이 손을들고 무대를향해 환호하고 있습니다.
 죽녹원 중앙에는 공연을 펼칠 수 있는 무대가 있고, 관중석 뒤로는 대나무들이 손을들고 무대를향해 환호하고 있습니다.
ⓒ 진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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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규 선생은 지난 1975년 중요무형문화재 제 53호로 지정됐으며, 대나무 채상을 비롯해 부채, 액자 등 다양한 대나무공예품을 제작하고 있고 관광객들에게 작업실을 공개해서 구입할 수 있도록 해 놨습니다.

죽녹원과 함께 대나무숲으로 유명한 '대나무골 테마공원'은 사진가이자 언론인 출신의 신복진씨가 30여 년 전 담양군 봉서리에 약 9만여㎡의 야산에 대나무를 심기 시작해 오늘에 이르게 됐다고 합니다.

또한 이곳은 대나무와 소나무숲이 함께 어우러져 있으며 잔디운동장과 사진갤러리, 장미꽃 화원과 청소년 캠프시설, 운동장, 샤워시설 등을 갖추고 있어, 방학이면 많은 청소년들과 학생들의 단체야영장으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영화 <청연> <흑수선> 등의 촬영지로도 알려진 곳입니다.

담양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대통밥'입니다. 대나무 향이 베어있는 잡곡밥과 반찬이 아주 맛있습니다.
 담양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대통밥'입니다. 대나무 향이 베어있는 잡곡밥과 반찬이 아주 맛있습니다.
ⓒ 진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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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호수를 중심으로 추월산과 금성산성을 끼고 있는 담양의 5월은 대나무 죽순이 땅을 뚫고 치솟는 장관을 연출한다고 합니다. 또한 얼마 전 <오마이뉴스>를 통해 소개된 바 있는 메타세콰이어가로수길 또한 빼 놓을 수 없는 담양의 절경이며, 시간과 여유가 된다면 경비행기를 체험해 볼 수도 있습니다.

서민들과 잘 어울리는 '대나무' 생필품, 되살릴 수 있기를...

대나무골테마공원에 전설의고향을 촬영하면서 만든 집인데, 그대로 뒀다고 하는군요. 대나무와 초가집이 참 잘 어울립니다.
 대나무골테마공원에 전설의고향을 촬영하면서 만든 집인데, 그대로 뒀다고 하는군요. 대나무와 초가집이 참 잘 어울립니다.
ⓒ 진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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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공원에 있는 갤러리입니다. 사진을 전시해 놓고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테마공원에 있는 갤러리입니다. 사진을 전시해 놓고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 진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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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로 만들 수 있는 것은 무궁무진합니다. 그릇부터 수저, 탁자, 방석, 심지어 침대까지 만들 수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서한규 채상장의 전시실에는 그야말로 죽공예뿐 아니라 실생활에 사용하는 물품들이 빼곡하게 전시 돼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사진 촬영을 허락하지 않아 사진으로 담지는 못했지만, 생각해 보면 우리 조상들의 생활과 대나무는 너무나 잘 어울렸던 것 같습니다. 어느 한 곳 쓰이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대나무는 가정의 필수품이었고 흔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공예품으로만 봐야하는 현실이 조금은 아쉽습니다. 그리고 대나무 작업을 할 수 있는 어른들이 점차 사라져 가고 있다는 것 또한 안타까운 일입니다. 생필품으로서의 대나무, 그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

다행히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대나무 고장인 담양에서는 그 명맥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이 있다는 것이 위로가 되고, 좀 더 많은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대나무 공예품을 판매하는 기회를 마련하기를 기대해 봤습니다.

대나무골테마공원 입구를 가득메운 대나무숲길을 따라 연인들은 데이트를 합니다.
 대나무골테마공원 입구를 가득메운 대나무숲길을 따라 연인들은 데이트를 합니다.
ⓒ 진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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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공원 출구에는 목을 축이는 샘물이 있습니다. 대나무관과 이끼낀 돌이 정겹습니다.
 테마공원 출구에는 목을 축이는 샘물이 있습니다. 대나무관과 이끼낀 돌이 정겹습니다.
ⓒ 진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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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담양군, #대나무, #죽녹원, #대나무골테마공원, #죽공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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