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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종우 기자 =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 부의장이 본격적인 '칩거 모드'에 들어간다.

 

이틀 전부터 자택에 들어가지 않고 시내 모처에 머물고 있는 이 전 부의장은 13일부터 외부 인사들과의 공식 면담일정을 모두 취소했으며, 17일쯤 일본을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당초 '지역구에 잠시 내려가 있는 게 어떠냐'는 주변의 권유에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자신의 지역구인 포항에 내려가 있는 방안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부의장의 일본 방문은 대일 의존도가 심해 고질적인 무역역조 현상을 보이고 있는 부품소재산업을 국내에 유치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한다.

 

앞서 이 전 부의장은 지난 1월 이명박 당선인의 대일 특사로 방일했을 당시 일본 정.재계 관계자들과 일본 부품소재 산업의 국내 유치와 무역역조 해소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전 부의장의 일본행은 최근 정두언 의원의 '권력 사유화' 발언에 이어 일부 소장파 의원들이 가세하면서 '퇴진론'까지 나오는 상황을 비켜가기 위한 고육책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현재 이 전 부의장의 처지는 진퇴유곡에 빠진 상황이다. 퇴진론까지 나오고 있는 마당에 가만히 있자니 억울하고 그렇다고 대응에 나서자니 분란만 확대될 뿐 득될 것이 없는 형국.

 

이 전 부의장측 관계자는 "비가 쏟아질 때는 잠시 피해있는 게 상책"이라며 "지금 상황이 딱 그렇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외부 인사들과의 면담 일정을 취소하고 일본을 방문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이 전 부의장은 내주 '쇠고기 정국'이 어느 정도 해소되고 인적 쇄신의 가닥이 잡히게 되는 내주 말께 귀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체류 일정이 다소 길어질 수도 있다는 게 이 전 부의장측 설명이다.

 

이 전 부의장측은 정 의원 등 소장파 의원들이 문제로 삼고 있는 ▲친이상득계인 정종복 전 의원의 청와대 민정수석 기용설 ▲류우익 대통령실장의 유임 조짐 ▲'박근혜 총리 카드' 공개 등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이 전 부의장도 지난 11일 당내 친이계 재선 이상 의원들과 만찬에서 '역할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문에 "당내 인사에 관여하지 않는다"면서 중립 의지를 거듭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총리 카드'에 대해서도 "나는 인사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부인했으며, 내달 3일 치러질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 대해 "당연히 중립이며, 관여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 대해 이 전 부의장측은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한 측근은 "일선에서 물러나라니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라는 말이냐 아니면 외국으로 떠나 있으란 말이냐"면서 "왜 같은 식구끼리 자중지란을 보이는 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 전 부의장도 '권력 사유화' 발언에 이어 '일선퇴진론'까지 나오자 "이 사람들이 정말 보자보자 하니까…"라며 한때 역정을 냈다는 후문이다.

 

jongwoo@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태그:#이상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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