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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에게 '명박산성'에 대한 집중 보도하길 기대했던 것은 너무 무리였다.

 

6월 11일(수), 동아일보는 촛불시위를 '6․10 도심집회'로 규정하며 총 4면을 통해 보도했다. 시위 규모에 놀란 듯, 1면에 1/3을 털어서 운집한 시민들의 사진을 보도했지만, 나머지 3면의 보도에선 촛불시위 현장에 정작 나와본 적은 있는지 의구심이 있을만한 기사들을 쏟아냈다.

 

5면 <공무원... 종교단체... 장애인... 종일 곳곳서 '나대로' 주장> 기사를 살펴보면 "참가자들이 진보 보수의 차원을 넘어 다양한 직업과 계층으로 구성됐기 때문이다"라며 집회가 특정한 주도세력 혹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배후세력 따위가 없다는 것을 반증하면서도, ""민영화 반대" "비정규직 철폐" 쇠고기와 무관한 구호 쏟아져"라는 부제를 뽑았다. 이는 현재 촛불시위가 단순히 쇠고기 문제로만 귀결된다는 지엽적인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시위가 마치 불만을 쏟아내는 성토장인냥 표현했다고 볼 수 있다.

 

가장 눈여겨볼 점은 <대한민국이 표류해선 안 된다>는 사설인데, "미국 축산업자들의 이익을 지켜주기 위해서, 협상에서의 실수를 정권 퇴진의 문제로 몰아가는 건 누가봐도 과하다고 할 것, 촛불 시위를 기회로 사회의 모든 집단과 세력이 평소의 불만을 한꺼번에 털어놓는다면 정부는 어떻게 기능하고 나라는 또 어떻게 유지되겠는가"라는 내용이 실렸다.

 

여기서 잠깐 짚어보자. 이번 촛불시위 현장에서 자유롭게 활보하며 취재하는 언론사는 <한겨레>, <경향>, <오마이뉴스>, <시사IN>, <OBS>, <MBC>, <KBS> 등이다. 어디에도 조중동은 없다. 당장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다며 원성이 높은데, 잘못 나왔다간 그들의 신변조차 위협받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래서 일까? 동아일보의 사설의 내용은 도무지 취재를 한 이성적인 기자들이 만드는 신문인가 의구심을 품게 한다. 수십만이 모인 촛불시위 현장에 주도세력이 없이 무력충돌이 없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다. 그만큼 자정능력이 있는 현장에서 '국민들과 소통'을 포기한 정부에 대해 자성을 바라는 것이 국민들이 진정 하고 싶은 말이다. 이런 것을 지엽적인 몇몇 말로 규정짓는 동아일보의 보도행태가, 다름 아닌 사설로 귀결된다는 사실이 심히 우려되는 바이다.

 

한겨레와 경향은 1면에서부터 흥분감을 감추지 않았다. 한겨레는 촛불시위를 '6․10 '촛불대행진''이라고 명명했고, 경향은 '21년만의 함성, 제 2의 민주화'라고 표현했다. 한겨레는 1면에서 8면까지 국민과 소통하지 않는 정부에 대해 조명하는 기사와 현재 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는 기사 등으로 촛불시위를 보도했고, 경향은 이번 촛불시위를 1면에서 14면까지 '6․10 촛불항쟁'이라 명명하며, 한겨레와 마찬가지로 소통을 거부하는 정부의 막무가내식 태도를 지적했다.

 

한겨레는 3면 <넥타이부대. 노동자 합세... 도심 '촛불의 바다'로> 기사를 통해 다양한 계층이 촛불시위에 참가하는 행태에 주목하고 5면에 '명박산성' 용접 장면을 보도하며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막는 정부의 대처를 꼬집었다. 경향은 4면에서 87년 6월항쟁과 현재 촛불시위를 비교분석하는 기사를 보도하면서, 5면에 여중생, 대학생, 주부, 회사원, 노인 등 다양한 계층의 인터뷰를 통해 국민들이 진정한 민주주의를 원한다는 목소리에 주목했다.

 

 
 

한가지 덧붙인다. 동아일보는 12면 보도사진 보도시 이한열 열사를 '이한열 씨'로 표현했다.

 

마지막으로 한겨레 25면 <독자와 소통 넓혀라... 온오프. 모바일 통합 '대세'>기사에 주목하자. 지난 1~4일 스웨덴 에테보라에서 열린 제 61회 세계신문협회(WAN) 총회와 세계편집인포럼(WEF)을 분석한 기사인데 앞으로 언론이 웹과 종이신문이 통합된 '통합 편집국'과 젊은 독자를 위해 인터넷 공간을 공략해야 된다는 내용이 실렸다. '통합편집국'은 광화문에서 시청거리에 세운 각 언론사의 '거리편집국'이 실시간 취재 내용을 웹에 올리고, 종이신문으로 발간되는 행태로 보여주는 것 같고, 인터넷 공간은 이미 진보언론들이 국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한지 오래다.

 

촛불시위를 조직하고 집행하는데 앞장선 중고생들은 조중동이 어떤 언론인지 톡톡히 깨달았다. 인터넷 공간에서 보도행태와 실시간 중계를 통해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것은, 대변하는 것은 다름아닌 진보언론이라는 사실도 더불어 깨달았다.

 

시대는 변하고, 진실은 통한다. 지금은 국민의 90%가 조중동을 본다는 사실이 통할지 몰라도, 그것이 한여름밤에 꿈이었다는 진실이 통할 시대가 반드시 올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casto와 푸타파타의 세상바라보기(http://blog.daum.net/casto)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CASTO,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동아일보, #촛불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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