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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고민을 해결됐습니다. 후보 사퇴하세요. 팍팍!"

 

무릎팍 도사를 찾은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들은 말이다. MBC를 강하게 비판하고, 각종 토론회 참석을 거부하고 있는 한나라당의 이 후보가 가진 고민의 해답은 명쾌했다.

 

이는 물론 실제 MBC 세트장에서 이뤄지는 게 아니다. 이 후보와 무릎팍 도사는 가면을 쓴 시민·언론단체 회원이었다. 이들의 퍼포먼스는 3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열렸다. 대선시민연대, 민주언론시민연합, 전국언론노조 등 시민·언론단체들은 이날 "한나라당은 MBC 탄압을 즉각 중단하라"고 외쳤다.

 

한나라당은 22일 에리카 김과의 인터뷰를 한 <손석희의 시선집중> 등 'BBK 의혹'을 다루는 MBC의 보도태도를 두고 "편파방송"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방호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30일 의총에서 "PD·기자들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불리한 후보를 내놓은 스스로를 원망하라"

 

이에 대해 언론·시민단체들은 "원망하려면 불리한 후보를 내놓은 스스로를 원망하라"며 "엉뚱하게 MBC를 겁박하고, 부끄러운 줄도 모른 채 토론을 기피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이명박 후보는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보도했다고 방송사를 위협·협박하고 있다"며 "MBC의 취재 보도는 언론 자유의 문제이고 유권자의 권리"라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우리 언론은 군사 독재 시대 총칼 위협에 굴복하지 않았다"며 "우리 언론은 탄압이 거셀수록 점점 강해진다는 걸 이 후보는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영구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언론을 탄압한 권력은 권력 누수가 임기 시작과 함께 시작되는 게 역사적 경험"이라며 "임기를 제대로 시작도 못하고 주저앉게 된다"고 밝혔다.

 

박성제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한나라당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이 후보의 비리 의혹을 끝까지 파헤치겠다"고 강조했다.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는 것은 그만큼 무능하다는 것"

 

이날 언론·시민단체들은 이 후보가 각종 토론회 참석을 거부하는 것 역시 강하게 비판했다.

 

김서중 민언련 공동대표와 문효선 언론개혁시민연대 집행위원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TV토론은 국민과의 약속이며, 이를 거부하는 것은 공개적이고 책임 있는 자리에서 국민과 만나기를 거부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상재 위원장은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을 검증하는 미디어 선거를 거부하는 건 역사를 되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염형철 대선시민연대 사무처장은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는 것은 이 후보가 그만큼 무능하다는 걸 뜻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염 처장은 이어 "'휴대폰 요금을 낮춰 달라' '노숙자의 샤워시설을 지어 달라' 등 네티즌의 요구에 대해 의견을 내놓는 것 역시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언론·시민단체들은 "한나라당은 당장 MBC에 대한 협박을 중단하고, 국민의 의혹검증 요구 앞에 겸허히 응해야 한다"며 이날 기자회견을 마무리 했다.


태그:#언론 탄압, #편파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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