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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의 핵추진 잠수함 USS Connecticut호 21일부터 부산 3함대에 소리소문없이 기항한 미 핵잠수함 USS Connecticut호 정박 모습. |
| ⓒ 김보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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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1일, 부산에 소리 소문 없이 미국의 핵잠수함이 들어왔다. 친선을 목적으로 한 방문이라고 했다. 23일에 취재해서 기사로 올렸는데 첫보도였다. 며칠이 지나자 관련 기사나 관련 사진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해군기지에 들어온 세계 최강 핵잠수함‘바다의 암살자’로 불리는 seawolf급 세계 최강 핵잠수함이 1주일간 부산에 입항한다는 사실은 보통 때라면 포토뉴스로 수십 컷 이상 올라올 텐데 어디에도 보도되지 않았다. 마치 비밀을 유지하기로 한 것처럼 심지어 지역언론조차 단신으로도 다루지 않았다.
이상했다. 지난 3월, 핵 항공모함 레이건호가 들어왔을 때와는 딴판이 아닌가. 게다가 미국 핵잠수함 코네티컷호의 한국 방문은 처음이다.
해군 3함대가 있던 용호동 해군기지는 촬영이나 관찰이 금지되어 있지만 실상 기지 전체가 공개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바로 앞의 백운포 운동장에서는 아침마다 조기축구회가 공을 차고, 24번·131번 등 버스종점이 있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이라면 누구나 해군기지를 볼 수 있다.
백운포에서 낚시를 하던 지인이 “해군 3함대에 무언가가 들어와 있다”는 제보를 해서 실제로 확인을 해보니 잠수함이 아닌가? 잠수함의 모양을 보면서 포털 사이트를 검색하고, 군사마니아 사이트도 둘러보고, 심지어 부산지역 시민단체를 통해서 확인해 보니 seawolf급 2번함 코네티컷호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것도 세계에서 3대밖에 없는 미국의 전략 핵잠수함이라고 했다. 얼마나 놀랐는지….
부산에 이렇게 엄청난 핵잠수함이 들어왔는데 너무 조용하지 않나. 게다가 지금은 림팩훈련이나 을지포커스렌즈 훈련 기간도 아니다. 오히려 6자회담이 술술 풀려가고 있고, 남북관계 또한 남북정상선언 이후 순풍이 불고 있는 시기 아닌가.
이런 시기에 부산에 핵잠수함이 들어왔다는 것을 알리면 문제가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고민을 했지만 일단 취재한 뒤에 보도여부를 결정하자고 판단했다. 결국 무거운 취재장비를 들고 낑낑거리면서 백운포 뒷자락으로 가 잠수함이 잘 보이는 곳에 올라섰다.
그리고 코네티컷호가 정박해 있는 모습을 뷰파인더에 담았다.
코네티컷 호의 부산 해군기지 기항 목적은?기사를 올리자 곧바로 배치되었다. 그리고 이 기사를 본 전국의 밀리터리 마니아들이 곳곳에 퍼 나르면서 핵잠수함이 부산에 들어왔다는 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직접 사진을 찍어 올린 마니아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 포털 사이트는 조용했다. 모 포털 사이트의 포토뉴스 면에 기사가 배치되기 했지만 10분도 채 안돼서 내려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걸 보면서 보도하지 말아야 하는 걸 취재했나, 하는 우려가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 핵잠수함의 출항을 하루 앞두고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조선일보와 연합뉴스 등 메이저 언론을 비롯한 지역언론에 코네티컷호의 사진과 기사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역시, 취재하기를 잘했다.
하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혹이 있다. 코네티컷호의 소리 소문 없는 방문 목적이다. 왜 다른 언론들은 뒤늦게 보도하기 시작한 것일까? 처음부터 몰랐기 때문이었을까?
한 군사전문가가 언급한 ‘북한과 중국에 뭔가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말처럼 정말 대북·대중국 시위용이었는지 궁금하다.
<제주의 소리> 보도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지난 9월 미국의 핵잠수함에서 미량의 방사성 물질이 누출된 경험이 있기 때문에 핵잠수함의 기지 입항을 중지시켰다고 한다. 이후 이 조치를 해제했지만 핵잠수함이 잠시라도 기항하면 방사성 물질 검사를 위한 모니터 전문선을 가동하여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다고 한다.
소리 소문 없이 부산 해군기지에 기항한 핵잠수함에 대해 단순한 친선목적이라는 군 당국의 해명은 명쾌하지 않다. 만일 내가 취재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무도 모르고 넘어갔을까? 궁금해진다.
[첫 기사] 미 공격형 핵잠수함 소문 없이 부산 기항[연합뉴스] 미국 핵잠수함, 부산 첫 입항[유용원의 군사세계] 세계최강 핵잠수함 부산에 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