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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의원은 여성문제에 관심이 많다
 권의원은 여성문제에 관심이 많다
ⓒ 성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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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의회에는 현재 5명의 여성 시의원이 있다. 전주시의회가 생긴 이래로 최대 숫자다. 이들 여성의원들은 모임을 만들어 공부를 하기도 하고, 의견을 교환하기도 하는 등 끊임없는 노력을 하고 있다. 전주시의회 ‘원더걸스’ 중에서도 충실한 맏언니 노릇을 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권정숙 의원이다.

권 의원은 다른 네 명의 여성의원들을 아우를 뿐 아니라 비례대표 의원으로서 전주시 전체를 아우르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주시 대표주부’이자 시의회 ‘원더걸스’의 맏언니 권정숙의원을 만나 최근 벌어지고 있는 ‘쓰레기 대란’에 대한 입장과 여성들의 사회활동에 대해 물었다. 

"'쓰레기 거부제' 홍보, 와 닿지 않았다"

- 현재 ‘쓰레기 대란’이라고 불릴 정도로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 ‘주부’의 입장으로서 생활하기에 어떤가.
"거리를 다니면서 쓰레기가 많이 쌓인 것을 보면 말로 표현할 수 없이 부끄럽다. 전주시를 내 집이라고 생각하고 깨끗하게 관리를 했으면 한다. 제가 운전을 안 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 밖에 방치된 쓰레기를 많이 본다. 시민들이 길거리를 쾌적하게 걸을 수 있으면 좋은데 쓰레기를 보면 걷기가 싫어진다. 우리 주부들부터 시작해서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면 해결할 수 있지 않겠나."

- 이번 ‘쓰레기 대란’은 전주시가 지난 11월 1일부터 ‘쓰레기 거부제’를 시행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시는 종량제 봉투에 담겨진 쓰레기와 분리수거가 제대로 된 쓰레기만을 수거하겠다는 방침이다. 여성 시민 대표로서 어떻게 보나?
"그동안 시에서 나름대로 쓰레기문제에 대해서 홍보를 한다고 노력은 했다. 하지만 홍보 방법에 있어서 시민들에게 와 닿는 홍보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현재 쓰레기 문제와 관련해서 쓰레기 투기 벌금도 내고 쓰레기장에서 쓰레기를 받지 않기도 하는 등의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안다. 쓰레기에 대한 책임을 시민들에게 돌릴 것이 아니라 행정에서 먼저 시민들에게 정책에 대한 계도를 한 후에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 행정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건가.
"행정과 시민, 둘 다 중요하다. 지금 모든 대한민국의 질서가 강경한 처벌이 따르지 않아서 지켜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시민들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행정에서 먼저 노력을 하면 어떨까. 시민들도 시 행정에 대해 원망만 하지 말고 스스로 노력을 통해서 그런 불편함이 없어지도록 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 일단은 시가 강경대응책을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한 권 의원의 입장은 어떤 것인가.
그동안 시에서 많은 노력을 했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질서가 잘 지켜지지 않기 때문에 강경책을 시도한 것으로 안다. 강경책이 최우선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일단은 행정에서 한 보 양보해서 쓰레기가 순조롭게 처리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전주시의 한 전봇대 밑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전주시의 한 전봇대 밑
ⓒ 선샤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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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법쓰레기를 치울 수 없다는 시와 당장은 너무 하다는 시민들 입장간의 괴리가 있다. 절충안을 찾을 수는 없나?
"시와 절충하는 것이 필요하다. 시에서 정책에 대한 홍보기간, 즉 유예기간을 두고 나서 정책을 시행하는 것이 강경대응보다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 권 의원이 생각하고 있는 이번 쓰레기 대란의 해결책이 있나?
"제가 주부라서 이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일반주택이나 상가에서 문제가 제일 심각하다. 제가 이 문제에 대해 시정질문도 하고, 5분발언도 했다. 첫 번째로 내놓았던 방안은 ‘쓰레기 실명제’라고 부를 수 있는 방안이다. 쓰레기를 배출하는 아파트, 상가, 일반 주택 등에서 해당 건물, 혹은 지역 이름을 써서 쓰레기통을 배치하는 것이다. 이 제안은 제가 이미 했다.

다른 방안은 ‘쓰레기 공동순찰제’다. 무단 투기로 인해 쓰레기가 쌓여있는 현장을 인근 주민들과 행정측에서 공동으로 순찰하는 것이다. 상가주변이면 상가 번영회 사람들이 될 것이고, 주택가 주변이면 통‧반장님들이랑 함께 돌아보는 식이다. 제가 쓰레기에 관련한 5분 발언을 하고 행정측에게 답변을 들어보니 주말을 쉬고 나면 월요일에 어마어마한 쓰레기가 쌓여 있어 감당이 어렵다지만 노력하겠다고 했다. 시민들도 주말에 행정이 쉬더라도 월요일에 깨끗할 수 있도록 의식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시민들의 의식전환 얘기를 했다. 의식전환을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적극적인 홍보가 가장 중요하다. 행정에서 먼저 적극적인 도움과 함께 주민들을 모시고 간담회 내지는 홍보,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행정에서는 나름 노력하고 있다고 보지만 저희 시민들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홍보에 관한 점들이 미비하지 않았나 하고 생각한다."

"여성사회활동=자원봉사? 편견 버려야"

- 전주시를 여성친화적 도시로 만들겠다는 얘기를 했었다. 여성친화적 도시란 무엇인가.
"전주는 전통문화중심도시를 꿈꾸고 있다. 전주가 여성친화적인 도시가 되려면 여성들이 먼저 전통문화중심도시를 만드는 데에 앞장서야 한다. 여성들이 먼저 앞장서서 아름다움, 여성스러움, 섬세함 등을 갖춘 도시, 아트폴리스라고 하는 그런 도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전주가 그렇게 되면 ‘찾고 싶은 도시’가 되지 않겠나."

-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려면 사회활동여건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전주시는 여성 사회활동여건에 있어서 현재 어떤 수준인가?
"전주시 여성들의 사회활동여건은 다른 타 시도에 뒤떨어지지 않는다. 실제로 많은 여성들이 활동하고 있다. 물론 여성들의 사회진출에 대한 뒷받침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어제도 전주시의회 5명의 여성의원이 만나 여성의원간담회를 했다. 내년 예산 편성안을 뜯어보아도 여성정책에 대한 뒷받침이 부족하다."

- 권 의원부터가 사회활동에 활발한 여성 아닌가. 현장에 있는 상황에서 실질적으로 어려운 점이 무엇인가.
"여성들이 가장 어려운 점은 경제적인 면이다. 경제적인 면의 뒷받침이 부족하기 때문에 앞서서 하기가 어렵다. 후배들을 키우고 싶은 마음이 많지만 여성에 대한 경제적 지원이 부족해서 여건이 열악하니까 후배들을 기르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제대로 뒷받침되지 않는 이유는 여성들의 사회활동을 대부분 ‘봉사활동’식으로 보기 때문이다. 여성이라고 꼭 자원봉사만 하는 것은 아닌데 여성들을 항상 자원봉사하고 연결시키기 때문에 여성정책에 들어있는 프로그램을 보면 항상 자원봉사 프로그램만 있다. 21세기 산업은 지식과 정보를 이용하기 때문에 여성들이 할 수 있는 일도 많다. 여성의 사회진출을 위해서는 사회적 뒷받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권 의원이 제안한 대표적인 여성친화적 정책을 하나만 예로 들어 달라.
"제가 아직 여성친화정책에 대해 발의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주여성들에 관한 문제에 대해 현재 가장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요즘은 국제결혼이 대부분 중매사이트를 통해 이루어지다보니까 상대와 맞지 않는데 결혼하는 사람들이 많다. 부부간에 연령차이나 수준차이, 환경차이가 너무 달라서 가출을 하기도 하고, 마음고생을 하고 있기도 하다. 서로 잘 맞지 않으니 이주여성들이 감시당하기도 한다. 이런 이주여성들의 문제를 접할 때, 같은 여성으로서 마음아픔을 느낀다."

- 그렇다면 여성친화적 정책을 펴기 위해 어떤 노력과 고민을 하고 있나.
"제가 전주를 전통문화도시로 만드는 것과 여성들을 연계하는 점에 관심도 많고 고민이 많다. 전통음식은 어머니의 손맛을 말한다. 요즘은 퓨전음식이 있어서 남성 요리사들도 많지만, 어머니의 손맛이 느껴지는 전통음식분야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한지, 한복, 전통음식 등 전통문화를 제대로 지키는 사람들은 거의가 여성이다. 전통을 지키건 전통을 받아들여 새로운 것을 창조하건, 전통을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 현재는 교육과정에 도덕과목도 없어지고 있다. 전통문화를 지키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우리 여성들이 앞장서서 옛것을 지켜야 전주가 전통문화도시로서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권 의원이 꿈꾸는 전주시의 모습은 어떤 것인가.
"전 세계에서 전주가 아름답고 깨끗한 도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첫째고, 전주 사람들만큼은 아이건 어른이건 타 지역에 비해서 예의범절이 바로 서는 사람들이었으면 하는 것이 둘째다." 

- 앞으로 어떤 점에 중점을 두고 활동할 계획인가.
"제가 나이도 있고 해서(현재 권정숙 의원은 62세다) 여성 후배들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 제가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 이래서 여성이 필요하구나'라는 말을 듣고 싶다. 여성들이 사회진출을 많이 할 수 있게 하는 밑거름이 되는 것이 꿈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선샤인뉴스(sun4in.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쓰레기, #시의원, #권정숙, #선샤인뉴스, #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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