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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봇대 위에 까치 한 마리가 분주하다. 삭막한 시멘트 전신주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은 삭막함이다. 부드러움이나 따스함은 조금도 찾아볼 수가 없다. 거기에다 전신주 위로는 검은 색의 전깃줄이 섬뜩함을 느끼게 한다. 유연함이라고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딱딱함에서 까치의 행동이 정겨움을 창출해내고 있다.

까치
▲ 전신주 까치
ⓒ 정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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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주와 전선은 차가움을 느끼게 한다. 그 안에서 까치 한 마리가 활기 넘치게 움직임으로 인해 따뜻함이 배어난다. 호기심이 발동하여 한참 동안을 바라보았다. 까치의 부리에 먹잇감이 물려져 있었다. 먹이를 먹으려고 그렇게 생동감 넘치게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먹이를 먹고 있는 모습이 어찌나 역동적인지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릴 수 없었다.

냉혹하고 무겁게 가라앉은 전신주 위에 까치가 앉아서 먹이를 먹기 위하여 행동함으로서 세상의 모습이 바뀌는 것이다. 무기력하고 냉혹함이 드러나고 있는 세상이 생명체인 까치로 인해 새로운 세상으로 바뀐 것이다. 생명의 위대함을 실감할 수 있었다. 변한 것은 없었다. 단지 까치가 전신주 위에 앉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달라지는 것을 보고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까치가 의도하였건, 하지 않았건 전해지는 것은 분명 새로운 세상이었다.

열중하고
▲ 먹이에 열중하고
ⓒ 정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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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살아간다는 것도 바로 그렇지 않을까? 세상은 언제나 완벽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자연은 언제나 그 자리에 존재해왔고 앞으로도 영원히 존재해 있을 것이다. 그 곳에 사람이 살아가면서 어떤 세상을 창조하느냐에 따라 행복한 삶도 될 수 있고 불행한 삶도 될 수 있는 것이다.

삭막하고 불행할 이유가 있다면 부드럽고 따뜻하며 행복할 이유도 있는 것은 아닐까? 전신주의 삭막함이 까치 한 마리가 날아오는 것만으로 따뜻한 세상으로 바뀌지 않은가? 그렇다면 기회는 똑같이 주어지는 것이 아닌가? 자연은 공간을 제공만 해줄 뿐이지, 다른 것은 어떻게 해줄 수 있는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닐까?

배어나고
▲ 부드러움이 배어나고
ⓒ 정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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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을 바탕으로 기를 세우면 힘이 생기게 되고 그 힘은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 것은 외부의 힘에 의해서 얻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남을 탓하고 원망하는 것으로는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 위안을 받거나 위로를 받을 수는 있어도 결정적인 일은 해낼 수 없는 것이다.

자연 앞에서 겸손해야 한다. 교만하게 되면 불행은 자초하게 된다. 행운은 낮추는 마음과 행동에 찾아온다. 까치가 누구를 위한다든가, 다른 이를 위해서 먹이를 먹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일에 충실하고 열심히 제 일에 열중하기 때문에 아름답게 보이는 것이다.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채워감으로서 시나브로 행복에 이를 수 있는 것이다.

새로운 세상
▲ 창조되는 새로운 세상
ⓒ 정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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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가지기 위해서는 마음을 청소해야 한다. 그 것도 매일매일 빼지 않고 해야 한다. 마음이 청소되어 있지 않으면 자신도 모르게 욕심을 내게 되고 욕심은 어리석음에 이르는 지름길로 안내하는 것이다. 어리석음은 어렵고 힘들게 얻은 행운을 단 한 순간에 차버리는 꼴이 되는 것이다.

마음의 청소는 어렵지 않다. 마음을 깨끗하게 하는 것은 범사에 감사하면 자연스럽게 청소가 된다. 오늘도 어김없이 해가 떴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하루 일과를 아무 일없이 시작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면 저절로 마음을 청소가 된다. 깨끗해진 마음으로 바라보는 세상의 모습은 경이롭기만 하다.

세상
▲ 경이로운 세상
ⓒ 정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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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막한 전봇대의 세상을 따뜻하고 부드러운 세상으로 바꾸고 있는 까치처럼 그렇게 살아가면 된다. 무엇을 어찌 해보겠다는 의지를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것보다는 마음을 청소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작은 일에 충실하게 된다면 저절로 아름다운 세상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가을 햇살이 참으로 맑다.<春城>

덧붙이는 글 | 사진은 전북 김제에서



태그:#까치, #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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