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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위원회가 공중파 중간광고를 허용했음을 2일 공지했다.
▲ 방송위원회 홈페이지 공지사항 방송위원회가 공중파 중간광고를 허용했음을 2일 공지했다.
ⓒ 방송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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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위원회(이하 방송위)가 2일 지상파 방송의 중간광고 범위 확대방안을 의결했다. 1974년 이후 계속 금지해온 중간광고가 결국 부활하고만 것이다. 이제 케이블이 아닌 공중파에서도 시청하던 프로그램이 방송 도중 잠시 중단되고 그 사이에 광고를 본 뒤 다시 프로그램을 시청해야하는 상황이 시청자들에게 닥쳤다.

역시 예상했던 대로 가장 큰 힘을 가진 매체인 공중파 방송의 중간광고 허용으로 엄청난 손해를 입을 신문매체와 케이블 방송국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으며, 시민단체 역시 중간광고를 허용한 방송위를 강력하게 규탄하고 있다.

반발의 가장 큰 이유는 시청자들의 시청권이다. 프로그램 중간에 광고가 끼어들게 되면 프로그램의 전체 흐름이 끊긴다. 이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흐름이 끊기면 프로그램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지고, 시청자들의 기본권인 볼 권리가 침해된다. 이것은 단순하게 묵과 되서는 안 되는 문제이다.

그렇다면 볼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한 중간광고는 어떠한 방식으로 시청자들의 만족도를 충족해 나가야 할까? 시청자들의 볼 권리를 침해하는 문제를 다른 방식으로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공중파의 중간광고가 단순히 공중파 방송국들의 잇속 챙기기로만 나아가서는 안 될 것이다. 중간광고로 거둬들인 수익의 맞는 다양한 성과와 비전을 방송국들이 내어 놓아 시청자들에게 환원시키는 것만이 중간광고가 허용된 진정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중간광고 수익은 어느 곳에 투자 되어야 할까? 중간광고 수익이 먼저 투자되어야 할 곳이 바로 프로그램 컨텐츠에 대한 투자이다. 지금 우리나라에 방송되는 프로그램의 제작환경과 그 외의 제반 환경은 열악하기 그지없다.

시간에 쫓긴 촬영으로 막판 아쉬움을 자아냈던
MBC "환상의 커플"
▲ 환상의 커플 시간에 쫓긴 촬영으로 막판 아쉬움을 자아냈던 MBC "환상의 커플"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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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예로 들자면, 시간에 쫓겨 급하게 드라마를 찍어야 하는 이 환경 덕분에 시청자들은 피곤한 배우의 얼굴과 세심하지 못한 연출 그리고 탄탄하지 못한 대본의 드라마를 수도 없이 봐야했다. 이러한 어려운 제작환경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수익창출의 부족 때문이라고 변명해왔던 방송사들인 만큼 중간광고가 허용된 후에는 이러한 제작 조건을 개선하고 좀 더 질 높은 프로그램 컨텐츠를 제작하는데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한 현재 공중파 방송국은 시청률이 높게 나오는 장르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 그 외의 장르는 너무나도 찬밥 취급을 하고 있다. 중간 광고가 도입된 이후,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나 오락프로그램이 아닌 시사와 교양프로그램의 비중도 크게 향상되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렇듯 중간광고 수익이 시청자들에게 다시 환원되게 하기 위해서는 공중파 방송국의 중간광고 수익을 확인하고, 그 수익이 어떻게 쓰이는지 감시하는 단체도 필요할 것이다. 공중파 방송국들이 이번 중간광고의 허용을 프로그램 및 방송 제반 시설의 투자를 위해서라고 명명한 만큼, 정말 중간광고로 인한 수익이 방송국들이 말하는 대로 쓰이는지 아니면 단순하게 방송국 이익 불리는 데만 쓰이는지에 대해 단체를 만들어 점검하고 제제를 가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중간광고는 분명 시청자의 볼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 이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만 이렇게 볼 권리를 침해한 만큼 시청자들에게 좀 더 양질의 프로그램을 제공하게 된다면, 그 또한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단순하게 중간광고 허용이 공중파 방송국의 배불리기에 치중하게 된다면 시청자들은 이 현상을 좌시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거 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중간광고, #공중파, #KBS, #MBC,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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