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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주 기자] "TV 드라마에 나오는 일면만 보고 직업을 선택하지 마세요. 겉으로 봤을 때는 멋있지만, 막상 시작하면 생각 외로 힘든 직업입니다."

바리스타, 파티시에 등 TV 드라마에서 화려하게 비치는 직업을 선택했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경력과 실력 등 전문성을 요구하는 만큼 가장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것이 이 직업들. 특히 강도 높은 육체적·정신적 노동으로 3개월도 안 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커피프린스 1호점 '바리스타'... 노동 강도 높은 반면 임금 낮아

바리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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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30대 여심을 흔들어놓고 종영한 MBC TV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여주인공 은찬의 직업 ‘바리스타’에 대한 문의가 평소의 서너 배로 급증했다.

직업의 전망이나 관련 자격증, 수입 수준, 취업 방법 등을 묻는 내용이 대부분. 바리스타는 ‘바(bar) 안에서 일하는 사람’을 뜻하는 말로 생두를 골라 볶고 갈아서 추출하는, 커피를 만드는 전문가를 이른다.

바리스타가 되기 위해서는 무조건 이탈리아 바리스타 전문 양성 기관으로 유학을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도 몇몇 대학과 전문학교에 커피 관련 학과가 있고, 커리큘럼을 운영하는 아카데미를 통해 자격증을 따는 경우도 있다. 실제 은찬과 같이 커피 전문점 아르바이트 직원으로 일하면서 배우는 사람이 많다.

아르바이트로 시작해 지금은 정식 바리스타가 된 이승희씨는 “바리스타는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실력을 쌓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하루 종일 서 있어야 하는 강도 높은 노동과 낮은 임금 등을 견뎌야 하는 고된 직업”이라고 말한다.

바리스타 2급 자격증을 따기 위해 학원을 다니는 정민아씨는 자격증과 상관없이 현장 경험을 쌓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학력이나 자격증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많은 경험과 실력을 쌓고 기본부터 꾸준히 배워볼 생각입니다.”

커피 전문점에서 바리스타를 채용할 때 각 매장의 특성에 따라 조금씩 차이를 보이는데, 보통 선발한 뒤, 본사에서 트레이닝을 한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본사 교육 센터에서 일주일 동안 하루 8시간 기본 교육을 받은 뒤, 매장에 배치돼 2~3주 정도 현장 교육을 받는다”며, “바리스타가 된 뒤에도 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새로운 내용을 교육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단순히 커피가 좋아서, 멋진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만드는 모습이 멋있어서 바리스타를 시작했다면 큰 오산. 손님의 입맛을 사로잡는 커피를 만드는 일 외에도 청소와 기계 관리, 재고 파악 등 매장 전체를 파악하고 관리하는 것이 바리스타의 주요 업무다.

주로 스타벅스나 커피빈 등 대형 커피 체인점이나 소규모 커피 전문점으로 진출하며, 경력을 쌓아 창업하기도 한다. 바리스타 채용은 서울 지역, 특히 강남구에 집중되어 있으며, 커피 소비 인구가 늘면서 바리스타 채용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소득은 경력에 따라 천차만별. 초봉 월 60만원선부터 시작해 1년 이상 경력이 쌓이면 연봉 2000만~3000만원까지 받는다.

내 이름은 김삼순 '파티시에'... 자격증 취득해도 취업 보장 못해

파티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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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삼순이 열풍을 불러일으킨 ‘내 이름은 김삼순’ 역시 ‘파티시에’라는 낯선 직업을 세상에 알렸다.

빵과 과자를 만드는 제빵 제과 기술자인 파티시에 역시 삼순이처럼 프랑스나 일본으로 유학가기도 하지만, 고등학교부터 제과 제빵 관련 학과가 있는 학교를 선택해 대학에 진학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는 전문대학에 제과 제빵만 가르치는 학과가 있다. 강남 근처 제과점에서 1년째 파티시에로 일하는 전모씨는 “여름에는 뜨거운 오븐 앞에서 땀띠로 고생하고, 겨울에는 꽁꽁 언 재료들을 무게에 맞게 떼어내느라 힘쓰는 만만찮은 직업”이라고 소개했다.

일본 유학을 마친 최진호씨는 실력을 쌓기 위해 제과 제빵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현장에서 충분한 경험을 쌓은 뒤, 자신의 이름을 건 제과점을 창업할 생각이다.

제빵기능사, 제과기능사, 제과기능장 등 국가에서 주관하는 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한다. 6개월 과정을 마치면 자격증을 딸 수 있다. 일부 학원에서는 자격증 취득은 물론, 양과자, 데커레이션, 초콜릿·설탕 공예 등 전문 과정을 가르치기도 한다.

자격증이 있다고 100% 취업이 되는 것이 아니다. 제과 기술 학원에서 1년 과정을 수료한 오모씨는 “학원은 제과 제빵의 전반적인 기술 교육만 실시한다”며 “스스로 노력하고 공부해야 발전할 수 있다”고 말한다.

현장 경험과 실력을 쌓으면 호텔을 비롯, 레스토랑 제과부나 대기업 제과 제빵 부서에 취업할 수 있다. 연봉은 기업과 직무 능력에 따라 다른데, 평균 월 1백30만원선 정도. 최근에는 직접 제과점을 창업하거나 프랜차이즈 제과점을 운영해 하루 매출 100만원까지 올리는 사람들도 나오고 있다.

달자의 봄 ‘홈쇼핑MD’ ...기획부터 마케팅까지 만만찮아

홈쇼핑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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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싱글 여성의 일과 사랑을 그린 ‘달자의 봄’, 여주인공 달자의 직업은 홈쇼핑 MD(Merchandiser).

일반 상품 기획자나 상품 개발 담당자와 달리 홈쇼핑 MD는 상품 기획부터 업체 선정, 마케팅과 판매, 물량 확보와 배송, 재고와 고객 관리까지 책임진다.

상품 판매량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MD의 일이 매우 중요하다. 전략 상품으로 내놓을 제품을 직접 써보면서 특성을 파악하기도 한다.

홈쇼핑 업체에 입사한 지 6개월 된 김진희씨는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여러 업무를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정신적·육체적 체력이 필요하다”며, “모든 상품을 일일이 직접 써볼 수가 없어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한다”고 한다. 판매 실적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기 때문에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

그러나 다른 업종에 비해 성별과 연령 제한이 적어 여성들의 지원이 늘고 있다. 또 특별한 전공을 요구하거나 필수로 이수해야 하는 교육과정이 없어 다양한 분야에서 지원이 가능하다. 유통과 소비자 반응, 쇼핑몰 운영 등 경험과 경력을 쌓는 것도 중요하다.

GS홈쇼핑 건강식품팀 5년차 MD 이원경 과장은 다이어트 상품을 직접 개발하면서 경력을 쌓아 MD로 입사했다. “매출과 직접적으로 연관되고 가격 경쟁력에 있어 어려움도 많지만, 직접 기획한 상품이 국내에서 새로운 상품 카테고리를 형성할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잡코리아 홍보실 안수정 대리는 “진로를 선택할 때 관련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듣고, 신중하게 알아본 뒤에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외국처럼 전문가 구실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직업의 화려한 면에 이끌리기보다는 자신의 열정과 노력을 기울여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태그:#여성, #직업 , #TV, #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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