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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기차기 생각처럼 쉽지 않아요.
ⓒ 김재경
"깽깽께게갱... 덩더꿍 덩더꿍."

사물놀이패의 신명나는 춤과 농악이 어우러진 '제26회 안양 단오제'가 19일 평촌 중앙공원에서 있었다. 이 행사는 안양시 31개 동 별로 준비한 풍성한 음식과 함께 동별 명예를 건 민속행사로 이어졌다.

가만히 서 있어도 온 몸에서 땀이 줄줄 흐르는 한낮, 겹겹이 에워싼 관중들의 열띤 응원 속에서 모래사장 위 씨름선수나 심판은 이마에 흐르는 땀을 연신 훔쳤다. 서로 상대의 샅바를 맞붙잡은 아마추어 장사들의 승부는 상대를 넘어뜨리는 한판승으로 끝났지만 "파이팅! 파이팅!" 응원 열기는 식을 줄을 몰랐다.

운동장 중앙의 줄다리기는 "밧줄은 이렇게 잡고, 젖 먹던 힘까지 다 해서 뒤로 누우라고…" 동 별로 전략을 세우고 꼼꼼히 준비한 듯 했지만, 역시 승리는 구도시인 만안구의 압승이었다. 힘도 써보지 못한 채 질질 끌려가는 동안구 평촌 신도시의 모습은 마치 어린이와 어른의 게임을 보는 듯 했다.

"아무개는 꼭 물찬 제비 같어. 춘향이가 온 줄 알았구먼" 하고 말하자, "저렇게 늙은 춘향이 보았남. 내 눈에는 춘향이가 아닌 월매야" 한다. 창공을 향해 날아오르는 그네뛰기 역시 줄을 늘였다 줄였다 하는 묘미 속에서, 몸을 뒤로 젖히는 모습은 바라만 봐도 신이 났다.

▲ 젖 먹던 힘까지 다해서 잡아 댕겨!
ⓒ 김재경
제기 역시 인기 종목 중 하나다. 출전 대기 중인 박달1동 최기상(46)씨는 "연습할 때 마흔 하나를 찼지만 어이구 힘들어요. 계속 연습하면 아마도 한 100번 정도의 어린 시절 실력이 나오겠지요"라고 말했다.

쉬워 보이지만 선수들은 한두 번 차고 실격하기도 했고 더러는 끈질기게 오래 살아남았다. 심판이 있지만 관중들은 "서른 하나. 서른 둘. 서른 셋…" 복창까지 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아이구 그렇게 꼬면 어떡해. 잘 꼬려구 하지말구 길게만 꼬면 돼."
"이리 나와 내가 꼬을게."
"어깨 부딪친 당께. 저리 가요."

2005년부터 3회째 접어든 새끼 꼬기는 겨우내 사랑방에서 오손도순 정담을 나누던 추억을 떠올리는 어르신들의 최대 관심사였다. 서로 먼저 꼬려는 승부욕이 앞선 실랑이 속에서 통제가 어려워지자, 안타깝게도 이 행사는 무산되는 전례를 남겼다.

▲ 나만의 손수건이죠.
ⓒ 김재경
묵화로 그린 잊혀져 가는 전통 부채의 아름다움과 천연염료인 황토를 직접 체험하는 행사 또한 인기였다. 하얀 수건을 고무줄로 꽁꽁 묶어서 향토 물에 조물조물한 후 널면 나만의 아름다운 문양이 나타난다.

"호계동 승리 하는 날!"
"왔노라! 이겼노라! 우리의 자랑스런 안양6동 선수단!"

▲ 황토수건은 이렇게...
ⓒ 김재경
각종 문구가 부착된 동별 천막 앞에는 농악과 댄스가 어우러진 열띤 응원전이 시작 되었다. 바라만 봐도 저절로 어깨가 들썩여지는 흥겨운 율동에 동민들은 체면을 뒤로 하고 덩실덩실 춤을 추기 시작했다.

이날 행사에서 장석재 안양 문화원장은 "단오는 음력 5월 5일로 일년 중 가장양기가 왕성한 날이라 해서 큰 명절로 여겨 오고 있다"고 말했다.

▲ 우리 동이 최고!
ⓒ 김재경

덧붙이는 글 | 연합교육신문에도 송부합니다.


태그:#안양시, #단오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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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 인간 냄새나는 진솔한 삶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현재,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이며 (사) 한국편지가족 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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