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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임선서를 하고 있는 이효선 광명시장.
'호남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이효선 시장이 또다시 공식석상에서 흑인과 북한에 대한 비하 발언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사건은 이 시장이 지난 14일 참석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광명시협의회(회장 박준철)와 미국 워싱턴협의회(회장 이용진)의 자매결연 체결식이 끝난 이후 오찬장에서 벌어졌다.

민주평통 광명시협의회 박준철 회장은 <광명지역신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이효선 시장이 워싱턴협의회 관계자들에게 '내가 워싱턴에 가봤는데 검둥이들이 그렇게 바글바글한 곳에서 어떻게 사느냐'며 인종차별 발언을 했다"며 "이 발언을 하자 흑인인권운동을 하고 있는 워싱턴협의회 일행 중 한 사람은 화가 치밀어 밖으로 나갔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또한 박 회장은 "이 시장이 민주평통이 북한을 방문하고 구호물품 등을 전달하는 것과 관련해 '북한 놈들한테 지원하는 것은 바다에 돌을 던지는 것과 같은데 왜 북한에 끌려다니느냐'고 발언했다"고 밝혔다.

민주평통 "시장이라는 사람이... 묵과할 수 없다"

워싱턴협의회 이용진 회장은 "일개 개인도 아니고 시장이란 사람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도, 묵과할 수도 없는 일"이라며 "대책을 강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효선 시장은 <광명지역신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이 시장은 "내가 워싱턴에 갔을 때 저녁이 되니 흑인들이 많아 돌아다니지 말라고 해서 무서웠다는 경험담을 말하며 그렇게 무서운 곳에서 어떻게 사느냐고 말했을 뿐인데 그게 무슨 흑인 인권침해냐, 그럼 개인적으로 말도 못하느냐"며 "그런 뜻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한 이 시장은 북한 발언과 관련해 "4월 민주평통의 북한 방문에 내가 참석하기로 하고 참가비로 15만원을 낸 후 사정상 취소했다가 다시 참석하려고 했었지만 참가비로 15만원을 다시 내라고 해서 중복 예산 지출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참석하지 않았다"며 "그 과정에서 애당초 북한과 계약을 할 때 제대로 했어야 하지 않느냐, 중복해서 돈을 내는 것이 일종의 퍼주기인데 왜 북한에 끌려다니느냐고 말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 시장은 또 "내가 경기도의원 시절 남북교류특위 위원장을 맡아 북한에 지원한 사람인데 그렇게 말할 리가 있냐"며 사실을 부인했다.

하지만 이 시장의 반박에 대해 박준철 회장은 "여러 사람들이 있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망언을 했으면 정식으로 사과해야 마땅하지 그런 뜻이 아니라고 사실을 부인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며 이 시장의 태도를 비판했다.

한편 민주평통 광명시협의회와 워싱턴협의회는 서울에서 16일 대책회의를 열었으며 워싱턴협의회는 전체회의를 통해 이 시장 망언에 대해 공식적으로 대처할 방침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이효선 시장은 자신의 발언과 관련한 녹취록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파문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기존 태도를 바꿔 사과의 뜻을 밝혔다.

녹취록 있다고 하니 태도 바꾼 '사고뭉치' 이효선 시장

민주평통 박준철 회장은 "워싱턴협의회에서 당시 상황을 캠코더에 녹화하는 과정에 이 시장의 문제의 발언들이 녹취됐다"고 밝혔다. 민주평통 광명시협의회 이영희 부회장도 "이 녹취록은 이 시장과 오찬을 하고 있는 20분 정도가 찍혀 있는 영상물이며 이 시장이 평통 관계자들에게 '검둥이들 득실거리는 곳에서 어떻게 사느냐', '북한 갈 때 돈 내고 가는 것은 북한 놈들 퍼주기 아니냐'는 식의 발언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고 밝혔다.

녹취록이 있다는 사실을 안 이효선 시장은 17일 오전 박준철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검둥이라 한 것이 흑인비하라면 사과한다"며 "워싱턴협의회에도 사과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희 부회장은 "이 시장이 단순히 민주평통 광명시협의회, 워싱턴협의회에 잘못했다고 사과하는 것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 이것은 국제적인 문제"라고 전했다. 워싱턴협의회는 전체회의를 소집해 이 시장의 발언에 대해 공식대응 하겠다는 방침이어서 논란은 더 커질 전망이다.

한편 광명시 공보담당관실에서는 이 시장의 발언과 관련해 해명자료를 17일 오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취소했다.

이효선 시장은 작년 7월 하안2동 순시 과정에서 "전라도 놈들은 이래서 욕먹어"라는 호남비하 발언을 해 전국호남향우회 연합회가 '이효선 시장 범국민사퇴궐기대회'를 개최하는 등 큰 반발을 샀다. 또 지난해 같은 달 지역 여성 통장들이 모인자리에서 "활발한 성생활을 위하여…"라고 건배를 제의하는 등 물의를 빚어 한나라당을 자진 탈당한 바 있다.

덧붙이는 글 | 장성윤 기자는 광명지역신문 편집국장으로 재직 중이며 이 기사는 광명지역신문 www.joygm.com 에도 게재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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