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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출가해서 현재 분당 보라선원에서 한국 대중과 만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바른 명상법을 접해서 원하는 것을 얻길 바랍니다.[기자말]
명상은 나이, 종교, 인종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유익합니다.
▲ 분당 보라선원 불교 명상반 명상은 나이, 종교, 인종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유익합니다.
ⓒ 현안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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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한국인이라면 어릴 때부터 관음보살 또는 관세음보살이란 이름은 다 들어봤을 겁니다. 하지만 그 이름의 뜻은 모르는 분이 많을 겁니다. 저도 사실 참선을 시작하기 전에 이 이름의 의미는 알지 못했습니다. 관세음(觀世音)이란 '세상의 소리를 듣는 것을 관하다'라는 뜻입니다. 관세음보살이 수행한 법의 문의 이름입니다. 

달리 말해서 관세음보살이 '무명을 타파하기 위해서 쓴 법의 문(수행법)'입니다. 우리가 소리를 들으려면 귀라는 신체기관을 사용해야 합니다. 일단 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이런 듣는 다르마(Dharma) 또는 듣는 것으로 수행하는 방법을 공식적인 불교용어로는 '반문문자성(反聞聞自性)'이라 부릅니다. 이름만 보면 뭔가 심오하고 어려워 보일 수 있지만 그냥 이걸 풀어서 해석하면 '듣는 것을 돌이켜서 자성을 듣다'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늘 밖의 소리를 귀를 통해서 듣는데, 그와 달리 자성의 소리를 듣는 겁니다. 내면의 소리를 듣는 방법입니다. 이것은 또한 아주 뛰어난 명상법 중 하나입니다. 아마 여러분은 이 글을 읽으면서 '자성을 듣다니 그게 뭔 소리지?'라고 생각할 겁니다. 그걸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실 겁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자성을 듣는 방법을 배울까요? 주변에 어딘가에서 큰소리가 납니다. 그러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소리가 난 쪽으로 주의를 기울입니다. 맞나요? 그때 우리의 집중 또는 주의는 밖으로 끌려나갑니다. 소리가 날 때 한번 주의를 기울여보세요. 우리는 자신으로부터 밖으로 끌려나가 버립니다. 그리고 이런 걸 불교에서 '유루(有漏)'라고 부릅니다. 쉽게 말해서 누출이 있습니다. 

어떤 소리가 날 때마다 우린 유루가 생깁니다. 뭔가가 새어 나가는 겁니다. 그래서 우린 뭔가를 계속 잃고 있으며, 손실을 경험합니다. 여러분이 명상하길 원한다면 우선 밖으로 나가면 안 된다는 것부터 이해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우린 여러분에게 참선이나 명상을 지도할 때 배꼽 부위에 마음을 모으라고 설명해줍니다. 염불을 하거나 절 수행할 때에도, 대화를 할 때에도 그런 기술을 습득해서 늘 연습하는 겁니다. 

여러분이 마음을 배꼽 부위에 집중해도 여전히 소리를 들을 수 있고, 명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침이 매우 간단합니다. 배꼽에 마음을 모으고 명상하십시오. 그리고 반복적으로 '나무아미타불' 또는 '나무 약사불'을 외웁니다. 소리를 내지 않아도 좋습니다. 불교가 아닌 다른 종교를 갖고 있다면 '성모 마리아' 또는 '예수님'의 이름을 계속 반복적으로 외우는 겁니다. 

그런 식으로 명상하면 유루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수행하는 동안 우리가 듣는 과정을 역으로 바꾸는 겁니다. 보통 소리가 들리면 밖으로 나가지만 방향을 대신 내면으로 바꾸는 겁니다. 배꼽에 집중하고, 반복적으로 이름을 외우는 겁니다. 그리고 이 방법이 바로 관세음보살이 수행한 것이기도 합니다. 불교에서는 관세음보살이 이 수행법으로 깨달아서 관음 부처님이 되었다고 믿습니다. 

호흡하는 방법에 대한 걱정은 버리십시오. 호흡은 원래 하듯이 자연스럽게 그냥 두면 됩니다. 수행의 지침은 단순할수록 좋은 법입니다. 예를 들어 마음속으로 부처님이나 성모 마리아의 이름을 외우는데, 그 소리에 대해서 자각하거나 의미를 이해하려 하지 마십시오. 그것 또한 망상일 뿐입니다. 앉아서 호흡이 어떤지, 자세가 바르게 되고 있는지 그런 생각이 올라오면 무시하고, 다시 배꼽으로 돌아와서 외우던 이름을 계속 반복해보십시오. 

여러분이 지침에 따라서 배꼽 부위(단전)에 집중하는 방법을 쓰면, 처음엔 어색하거나 잘 안된다고 느낄지 모릅니다. 하지만 계속 시도하다 보면 이 방법이 좋다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 그냥 단순히 한 곳 즉 배꼽에 집중하십시오. 머리로 이해하려 노력하지 말고 따라해보십시오. 

사람들은 생각을 쉬지 않는 것에 익숙하기 때문에 간단할수록 어렵다고 느낍니다. 하지만 사실 이건 매우 간단하지만 직접 경험하고 몸으로 경험해야만 이해할 수 있는 겁니다. 여러분이 믿고 계속 앉고 또 앉으면 알게 됩니다. 다시 말하지만 수행은 단순할수록 좋습니다.

태그:#염불, #참선, #명상, #마음챙김, #마음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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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위산사에서 영화스님의 제자로 출가했고, 현재 분당 보라선원에서 정진하며 선 명상과 대승불교를 지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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