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태극기를 손에 들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하야반대를 외치고 있다.
▲ 서울역 집회 참석자들 태극기를 손에 들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하야반대를 외치고 있다.
ⓒ 남현우

관련사진보기


"서울역에 모인 사람들이든 광화문에 있는 사람들이든 그들을 비난할 수 없어요. 왜냐하면 그들은 자신이 옳다 생각하는 대로 행동했기 때문이죠."

19일 오후 2시부터 서울역 광장에서 진행된 집회는 저녁에도 목소리를 한껏 드높였다. "하야 반대, 하야 반대!" 서울역 지하철로 이어지는 에스컬레이터를 둘러싼 시위대는 손에 플래카드를 든 채 소리치고 있었다. 플래카드에는 "박근혜 대통령 하야 반대"라고 적혀있다. 대부분 50, 60대 중장년층이다. 소수 인원은 이성을 잃고 소리를 지른다. 검투사 경기를 관람하는 관중들을 보는 듯하다. 무엇이 그들을 성나게 했는지 직접 이유를 물었다.

5%의 목소리 "야당이 대통령 흔들고 있다"

 집회 참가자가 피켓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
▲ 피켓 항의 집회 참가자가 피켓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
ⓒ 남현우

관련사진보기


 '박사모'가 주최하는 집회 외에도 기독교 집단에서도 집회를 진행했다.
▲ 서울역 광장 다른 집회 '박사모'가 주최하는 집회 외에도 기독교 집단에서도 집회를 진행했다.
ⓒ 남현우

관련사진보기


58세 최아무개씨는 "나는 오늘 집회가 있는지 몰랐어"라고 했다. 그는 지나가는 길에 집회를 발견하고 참여했다고 한다. "좌파인지 종북인지 모르겠지만 시위대 '100만'명이 어떻게 광화문에 모여. 그리고 대통령이 사과를 했어. 사과를 했으면 받아줘야지"라며 불만을 토로한 그는 문제의 원인을 야당과 '종북 세력'에 있다고 믿었다.

그는 "내가 집회에 참여한 이유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야. 과거와 같이 적극적으로 지지는 안 하지만 법대로 대통령 임기를 보장해야지. 너무 흔들어 대면 안 그래도 국가가 어려운데 더 힘들어져"라고 말했다. 그는 "국가 혼란이 지속될수록 좋아지는 쪽은 종북 세력"이라고 주장하며 박근혜 대통령에 힘을 실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중학교 동창이라는 A씨(65)와 B씨(65)는 집에 가는 길에 집회를 발견하고 참여했다고 한다. 이들 역시 '박사모' 회원은 아니라고 했다. 최순실 사건에 대해 물어보자 A씨는 "박지원이 기자들을 매수했다"는 다소 엉뚱한 주장을 하며 야당을 비판했다. "정치하며 나와서 떠드는 사람들이 다 종북 세력이지 뭐야"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5%라는 점에 대해서는 "그거 자기들끼리 숫자놀이 하는 거 아냐. 여당 지지자에게는 기회가 오지 않아. 그거 다 가짜야. 그건 내가 장담해. 광화문에 나가는 사람들은 돈 받고 나가는 사람만 나가는 거야"라고 주장했다.

같이 서있던 B씨는 이렇게 주장했다.

"광화문에서도 집회를 하잖아요? 그들은 어느 나라 국민이에요? 대한민국 국민이잖아요. 나라를 위해 집회를 하는 사람들이 태극기를 가지고 참여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근데 태극기는 없어져 버린 거야. 태극기는 없어져 버리고 촛불을 가지고 하는 거죠. 어느 집안에 초상이 났냐고. 초상날 때 촛불 켜 놓잖아.

초상이 난 것도 아닌데 국민을 위한다면서 왜 태극기를 안 들고 집회를 하냐고?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인데, 그게 너무 궁금해. 적어도 이쪽 사람들은 나라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태극기를 가지고 하는 거지. 저는 그게 가장 안타까워요."

마지막으로 그는 "기자님도 나라가 걱정되죠?"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지하철로 이어지는 에스컬레이터 주변을 감싸고 집회를 진행했다.
▲ 서울역 집회 지하철로 이어지는 에스컬레이터 주변을 감싸고 집회를 진행했다.
ⓒ 남현우

관련사진보기


이어 주위를 서성이고 있는 윤석천(59)씨에게 집회참여 이유를 물었다.

"저는 솔직히 여당 야당을 지지하기보다 우리나라 부정부패가 너무 심해서 참여했어요. 국정농단 사건을 보고 광화문에 가서 집회에 참여했는데 너무 아닌 거예요. 왜곡을 많이 한거죠. 쉽게 얘기해서 대통령이 처음에 무당이다, 보톡스를 맞았다하며 딴 소리를 하는 거예요. 그래서 실망을 하고 여기를 와봤죠. 근데 여기도 아니더라고요. 서로 헐뜯고 그러면 이게 제대로 된 나라예요?"

두 집회를 모두 참여했지만 그가 원하던 집회는 없었다고 했다. 윤씨는 "북한은 핵무기 만든다고 주장하고, 일본은 독도가 자기땅이라고 주장하고, 중국은 힘 있다고 어선으로 저러고 있는 마당에 우리가 힘을 합쳐야 하는데 이게 뭔 꼴이냐고"라고 성토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최아무개(58)씨에게 의견을 물었다. 그는 "(과거 한국은)중국보다 북한보다 못한데 박정희가 다 살린 거예요. 박근혜가 왜 문제가 생겼냐면 일만하고 집에 가서 그래요. 여자라서 그런 걸 몰라. 술도 마시고 해야 하는데. 야당이 뭉쳐서 박근혜를 없애려고 하는 거야"라고 했다. 사회생활을 하지 않고 본인의 업무에만 충실히 했기 때문에 이런 사태가 벌어졌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사과문에 관해서는 "모든 언론사들이 쿠데타를 한거지. 중요한 것도 아닌 걸로 물고 넘어 가는 거지. 박근혜가 사과한 이유는 원칙을 너무 따지기 때문이야. 법을 어겼다고 하니깐 사과한거지"라고 했다.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입학 특례에 관해선 "정유라 특기생 얘기 나왔는데, 다 똑같은데 얘만 문제 삼는 거야. 특기생들은 하라는 대로만 해서 그랬는데 피해를 본 거지. 재수가 없었던 거지"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전 세계적으로 박근혜 만한 대통령 감이 없는데 아쉬워. 대통령 공부를 제대로 한 건 박씨 집안에 박근혜 뿐이지"라고 하며 변함없는 지지를 보여줬다.


태그:#서울역, #서울역집회, #서울역광장, #서울역광장집회, #19일 집회
댓글10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5,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이 기사는 연재 '비선실세' 최순실 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좋은 사람'이 '좋은 기자'가 된다고 믿습니다. 오마이뉴스 정치부에디터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