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LG와 SK의 프로야구 잠실구장 경기에서 지명타자 최동수가 투수로 등판하는 이색적인 풍경이 연출됐다. 12회 혈전으로 8번째 투수까지 소진한 LG 김재박 감독은 고육책으로 최동수를 선택했다.

이색적인 것은 김재박 감독의 과거 투수 이력이다. 이밖에도 승리타점을 기록한 송진우와 최동원, 10승 투수 출신 홈런왕 김성한 등의 이색 기록이 남아있다.

명유격수 출신인 김재박 감독은 85년 MBC 청룡 시절에 역시 10회 연장 경기에서 공 2개로 승리투수가 된 적이 있다.

1985년 7월 27일. 김재박은 삼성과의 연장 승부에서 1-1이던 10회초 1사 만루에서 유격수에서 투수로 포지션을 이동해 공 2개만을 던져 타자를 직선타구로 잡아 더블 플레이로 투수를 마쳤다.

또 10회 말 결승 타점으로 경기를 끝낸 것도 투수인 김재박 타자였다. 이 경기에서 김재박은 승리투수와 결승타점 모두를 기록한 것이다.

비슷한 경우는 아니지만 투수가 대타로 결승 타점을 올린 기록도 있다. 영원한 회장님인 한화 송진우는 2001년 6월3일 LG전에서 9회말 7-7 동점 상황인 9회말 1사2, 3루에서 대타로 나서 우전 끝내기 안타를 때리는 깜짝쇼를 연출한 것.

당시 송진우는 마운드에 오르지 않은 상태여서 대타로 나와 끝내기안타를 때린 유일한 투수출신 타자가 됐다.

대광고-영남대-한국화장품(아마 야구)-MBC(프로)-LG-태평양 등을 거치며 만능 선수로 활약한 김재박과 북일고-동국대 등을 거치며 4번 타자와 투수를 겸했던 송진우의 다재다능함의 부산물이다.

자의반 타의반 투타 겸업의 사례는 만능 선수로 꼽혔던 박노준, 김성한 등에서도 발견된다. 박노준은 OB시절 5승 7패를 기록한 투수지만 86~97년까지의 통산타율은 2할6푼2리(2920타수 765안타)에 달한다. 10승 투수이자 슬러거인 김성한은 82년 10승을 비롯해 해태 시절 15승 10패를 기록했고 타자로도 1389개의 안타와 207개의 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밖에 최동원, 선동렬도 타석에 선 적이 있다. 고무팔 최동원의 84년(당시 롯데) 기록을 보면 타율이 10할이다. 1타수 1안타로 타점도 2점을 올린 것. 해태 선동렬(현 삼성 감독)은 국내에선 4타수 무안타에 머물렀지만 일본 주니치 시절인 99년 쐐기 2타점 2루타를 날린 적이 있다.

김재박 최동원 송진우 최동수 김성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