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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네티즌이 제안을 했고 8만 개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누군가는 글을 퍼 옮겼고 누군가는 배너를 달았고 누군가는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1억이 모였습니다. 이틀만의 일입니다.
당신은 어디 계십니까?

한 무가지 신문의 첫 면에 실린 전면 광고 내용이다. 밑에는 독도 사진이 실려 있고 누리꾼이 함께 독도 광고를 만들자는 제안을 하고 있다. 신문 맨 뒷면을 넘겨보니 '투표해주세요. 셋 중 하나는 역사로 기록될지 모릅니다'라는 문구 한 마디와 광고 세 편이 담겨있다. 세 편 모두 흑백으로만 광고를 구성하여 단순하고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한 신문의 앞, 뒷면을 모두 차지한 이것은 바로 '광고를 내기 위한 광고'다.

다음 초기화면. 왼쪽 상단 DAUM 로고가 독도와 어울려 디자인되어 있다. 이 곳을 클릭하면 모금 페이지와 연결된다.
 다음 초기화면. 왼쪽 상단 DAUM 로고가 독도와 어울려 디자인되어 있다. 이 곳을 클릭하면 모금 페이지와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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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 광고는 우리 힘으로"

한국 홍보전문가로 13여 년간 활동 중인 서경덕 씨가 지난 7월 9일 <뉴욕타임스>에 광고한 이후 다음 아고라에서 '<워싱턴포스트> 독도 광고는 누리꾼의 힘으로 만들어 보자'는 움직임이 일었고, 아고리언 대학생 신재근씨가 모금 청원을 했다. 모금 청원은 통과되었고 지금 한창 모집 기간 중이다.

<워싱턴 포스트>에 광고를 내기 위해서는 우선 모금과 광고 시안을 홍보해야 했다. 이를 위해 누리꾼들은 자발적으로 블로그, 카페를 통해 게시물을 퍼 날랐고, 각종 신문에도 전면 광고를 냈다. 그렇게 시작한 모금이 총 1억 5000만 원에 달하자 다음 커뮤니케이션은 8월 1일, 캠페인 기간을 9월 말까지로 연장하고 모금액도 2억으로 상향 조정했다. 다음은 회사 로고에 독도 디자인을 선보이기도 했다. 1차로 모인 돈 1억 5000만 원은 5일, 다음세대재단을 통해 서경덕 씨에게 전달됐다. 광고는 서경덕 씨가 8월 15일 광복절에 맞춰 <워싱턴 포스트> 지에 실을 예정이다.

누리꾼들에 의해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는 모금 형태는 직접 모금뿐만이 아니라 여러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캠페인 게시물을 블로그에 스크랩하거나 카페 스킨으로 꾸미기만 해도 다음에서 1000원을 기부하는 식이다. 응원 댓글을 달아도 100원씩 쌓인다. 여기에 1000원부터 많게는 5만 원까지 직접 모금에 참여한 네티즌이 달아놓은 희망 메시지도 3만 개가 넘어간다. 모금 활동이 있을 때마다 활발한 참여를 해오는 연예인 팬클럽도 눈에 띈다. 문근영 엔젤스(배우 문근영 팬클럽), 서태지 매니아 등에서 모금액을 내놓았다.

<워싱턴 포스트>에 게재될 독도 광고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 독도 광고 후보작 세 편 <워싱턴 포스트>에 게재될 독도 광고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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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드는 광고에 투표하자!

이렇게 십시일반으로 모인 금액은 세 개 광고 후보 중 누리꾼들이 다수 선택한 하나의 광고를 워싱턴 포스트 지에 싣는데 쓰인다. 세 개의 광고는 모두 흑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독도가 한국 땅임을 알리는 명확한 영어 메시지로 표현되어 있다. 광고 회사들의 기부로 세 개의 광고가 후보에 올랐고, 투표 기간은 8월 12일까지다.

현재까지는 검은 바탕에 흰 글자체로 'STOP CHANGING HISTORY'가 씌어진 A안이 62%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누리꾼 사이에서는 각각의 광고에 대해 서로 합당한 근거를 대며 지지하고 있어서 결과를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 일부 누리꾼 사이에서는 C안에서 반어법으로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한 것이 또 다시 오해의 소지를 미국인에게 심어줄 수 있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누리꾼은 "개인적으로 카피는 C안의 것이 가장 강렬하고 외국인들에게 일본의 잘못된 역사관과 세계관을 잘 어필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마지막 문구가 마음에 걸리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앞에 충분히 반어법의 전제를 깔아놓았기에 그 문구가 훨씬 더 강하게 마음에 들어오는 것 같다"며 지지하는 의견을 보였다. 다음은 C안의 내용이다.

당신은 지금이 2차 대전 중이라 생각하는가?
당신은 제국주의적 세계관을 지지하는가?
당신은 힘으로 진실을 누를 수 있다 믿는가?
당신은 역사도 창작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당신은 승자가 모든 것을 가지는 룰에 동의하는가?
그렇다면, 독도는 일본 땅이다.

'앨버트로스'라는 닉네임의 네티즌은 "B안이 외국인들에게 더 설득력 있을 것 같네요. 그들이 독도나 역사라는 단어에 관심 가질 리는 없고...자기 집에 누군가 쳐들어왔다는 설정에는 그나마 한 번이라도 보지 않을까하는 생각. 미국 광고에는 유난히 유머나 비유 등이 많이 등장한다는 사실을 생각해봐도 B안이 제격"이라며 B안을 지지했다.

다음은 B안의 내용이다.

상상해 보십시오.

어느날, 누군가 당신의 집에 들어와
당신 아이의 이름을 다케시로 바꾸었다고…

모금액이 1억 5000만 원 이상 모였다.
▲ 워싱턴 포스트 지 광고 게재 위한 희망 모금운동 모금액이 1억 5000만 원 이상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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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김태호 마케팅센터장은 "이번 독도모금 캠페인은 단순히 1회성 이벤트로 끝나는 것이 아닌 국민과 기업이 함께 장기적으로 관심을 가져 나가는 새로운 기부문화로 자리잡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다음은 앞으로도 인터넷 공간에서 누리꾼들의 관심과 참여를 독려할 수 있는 다양한 사회 공헌 프로그램들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금 전달식에는 처음 희망모금을 발의를 한 대학생 신재근씨를 비롯해 1억 달성시의 기부자 등 대표 네티즌들이 함께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독도를 우리 손으로 지키려는 노력은 모금, 광고 투표 등 다양한 방법으로 꾸준히 나타나는 중이다.

세 개의 광고 시안을 놓고 아고리언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세 개의 광고 시안을 놓고 아고리언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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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보라 기자는 <오마이뉴스> 8기 대학생 인턴 기자입니다.



태그:#독도 , #광고 , #워싱턴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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