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C몽, 음악 덕분에 사는 삶 가수 MC몽이 25일 오후 서울 광장동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정규 8집 < CHANNEL 8 > 발매 기념 음감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약 3년만에 정규앨범을 발매하는 MC몽의 더블 타이틀곡 '인기'는 젊은 날의 반성이자 후회를 담은 곡으로 '인기란 결국 대중에게 답이 있다'라는 뜻과 자신보다 나은 후배들에게 더 많은 겸손을 갖길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 이정민
가수 MC몽이 병역기피 논란 이후 약 9년 만에 처음으로 심경을 밝혔다.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예스24홀에서 진행된 정규 8집 앨범 <채널8> 발매 기념 음감회에서 MC몽은 "(대중의) 따가운 시선에 대해 억울해 하면 더 불행하고 나약해질 것 같아 스스로 괜찮다고 다독였다"면서도 "저만 숨으면 되는데 가족들도 같이 숨는 걸 보면서 이러면 안 된다는 걸 깨닫고 행복해져야 하는 이유나 방법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결국 내겐 음악뿐이었다"고 털어놨다.
앞서 MC몽은 지난 2010년 고의적으로 치아를 발치해 병역을 기피했다는 논란에 휩싸여 방송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그동안 MC몽은 지난 2014년 6집 <미스 미 오얼 디스 미>, 2016년 7집 < U.F.O >를 발매하는 등 음악활동을 해왔지만, 방송에 출연하거나 취재진을 만나는 일은 피해왔다. 이날 행사는 논란 이후 9년 만에 처음으로 MC몽이 기자들 앞에 서는 자리였다.
긴장한 듯한 모습으로 걸어나온 MC몽은 "오랜 만에 인사드리게 됐다"며 "정식으로 취재진을 모시고 음감회를 하는 것은 8년 만인 것 같다. 인사드리는 게 너무 오랜만이라서 꿈같고 혼란스럽기도 하다"며 입을 열었다.
"10년 전 MC몽과 지금 신동현으로 사는 모습은 너무 달라졌다"
25일 발매되는 신보 <채널8>은 MC몽이 자신의 삶을 자전적으로 풀어낸 이야기를 담았다고. 그는 "내 이야기다 보니 MC몽의 전용 채널인 것처럼 느껴져서 앨범명을 '채널8'로 정했다. 10년 전 MC몽과 지금 신동현으로 사는 모습은 너무 달라졌다. 제 이야기이지만 혹은 여러분의 이야기도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만든 앨범"이라고 설명했다.
박봄이 피처링으로 참여한 타이틀곡 '샤넬'에 대해서는 "상상으로 만든 노래다. 완벽하고 다 가진 것 같은 사람이 만약 나를 좋아해준다면, 저는 해줄 수 있는 게 별로 없지 않나. 그런데 알고보니 그 사람도 저와 같았고,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각자의 지옥이 존재한다는 내용의 가사다. 제목은 명품 브랜드명이지만 들여다보면 평범한 소소한 사랑의 이야기"라며 "'샤넬'은 음악적 표현의 상징으로 봐 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송가인, 챈슬러가 참여한 더블 타이틀 곡 '인기'는 MC몽이 젊은 날을 스스로 반성하면서 쓴 곡이다. 그는 "오해하실 수 있는데 저는 인기를 다시 얻고자 하는 게 아니다. 예전에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던 한 사람으로서 '인기라는 건 대중이 주는 힘이고 대중이 정답'이라고 후배들에게 말해주고 싶었다"고 곡을 소개했다.
"일상으로 복귀하고 싶다"
처음 공식석상에 선 자리이니 만큼 과거 병역 기피 논란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지난 2012년 5월 대법원은 병역법 위반 혐의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무죄를 선고했으며 고의로 입영을 연기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만 유죄 판결을 내렸다. MC몽은 "병역 기피 의혹에 대해 억울한 점은 없다. 그것 역시 제가 품고 살아야 할 삶의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큰 사랑을 받았던 사람으로서 논란을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죄송하고 책임을 통감한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는 이날 음악활동을 이어가는 게 "음악으로 갚겠다는 뜻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러 번 앨범을 발매했음에도 처음으로 이런 자리를 마련한 이유에 대해 "일상으로 복귀하고 싶어서"라고 답했다.
"잘못된 상황에서 잘못된 판단을 한 후배들이 음악으로 갚겠다는 말을 하는 것을 보면, 저도 불편하게 느껴지더라. 저 역시 모든 사람에게 이해를 받을 수 없고 모든 사람에게 용서를 받을 수 없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용서를 받을 수 있고 누군가에게 이해를 받을 수 있다면 음악을 하고 싶다.
방송으로 복귀하는 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일상으로의 복귀가 우선이다. 아직 용기내서 일상으로 걷지 못하고 있다. 오늘 이 자리는 저의 일상으로 돌아기기 위한 첫 걸음이고 용기다."
MC몽은 쉬는 동안 트라우마 증후군, 우울증을 겪으며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도 고백했다. 이어 "지금은 건강해지고 있다. 여전히 치료받고 있으며 아침에 조깅도 하고 강아지랑 산책도 한다"고 근황을 전했다.
"제가 너무 많이 변했다. 연예인이었을 때의 기억이 많이 '블랙아웃' 된 것 같다. 가끔 텔레비전에 내가 나올 때가 있더라. '왜 나오지?' 하고 방송을 보는데,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 저런 날이 있었구나' 하고 평범하게 보는 것 같다. 그때와 지금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 같다. 평범함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고 있는 과정이다."
한편 MC몽의 정규 8집 앨범 <채널8>은 이날 오후 6시 정식 발매되며 국내 주요 음원사이트에서 들을 수 있다. 25, 26일 양일간 예스24홀에서 '몽스터 주식회사'라는 이름의 MC몽 단독 콘서트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