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장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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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세는 가수로서는 40년여 넘게 공백기 없이 꾸준하게 활동하고 있는 뮤지션이기도 하다. '소녀' '가을이 오면' '옛사랑' '광화문 연가' '난 아직 모르잖아요' '가로수 그늘아래서면' 등 주옥같은 명곡들은 시간과 유행을 거슬러 지금까지도 수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대중음악 팬들에게 '이문세의 발라드는 역시 가을이 제철'이라는 공식은 진리처럼 여겨지고 있다.
17집 앨범 '이별에도 사랑이' 역시 가을에 발매하며 여전히 왕성한 음악활동을 이어가는 이문세는 "히트곡 한 곡을 더 만들기 위해서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음악의 리듬과 흐름을 계속 가지고 가는 게 음악 하는 사람의 본능이자 의무"라는 소신을 드러냈다.
이문세의 전성기와 음악적 감수성을 공유한 '영혼의 파트너'로 고 이영훈 작곡가를 빼놓을 수 없다. 이문세는 "이영훈 작곡가가 제 명곡들을 다 만들어주고 떠났다. 16년이 지나고 저 혼자 해야 했는데 역부족이었다. 부족한 나를 채워준 행운 같은 사람"이라며 그리움과 경의를 표했다.
또한 이문세의 명곡들은 세월이 흘러 임영웅, 아이유 등 많은 후배 가수들의 리메이크로 시대를 뛰어넘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임영웅이 리메크하여 더 유명해진 '사랑은 늘 도망가'에 대하여, 이문세는 "이제는 제가 임영웅씨의 노래를 부른 줄 알더라. 제가 콘서트에서 이 노래를 부르니까 관객들은 '자기 히트곡도 있을 텐데 왜?'라며 의아한 표정을 짓더라"며 웃픈 농담을 날렸다. 그래도 "임영웅 씨 덕분에 역주행도 하게 되어서 저는 좋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문세는 "음악도 계속 움직이니까 시대에 따라 변한다. 최근에 로제와 브루노 마스가 함께한 '아파트' 역시 처음 듣고 너무 기발하다고 생각해서, 음원 발매 첫날 제 라디오 방송에서 틀었다"고 극찬하며 기존의 음악들을 새롭게 재해석하려는 젊은 뮤지션들의 시도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어느덧 환갑을 넘긴 나이에도 이문세는 매년 1년 주기로 시즌제 공연을 이어가고 있으며, 매번 다양한 아이디어를 시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문세는 "60대가 되면 생각도 행동도 모든 것이 느려진다. 그러다 보니 공연을 하다 보면 느린 템포가 저한테 맞더라"고 예전 같지 않은 체력을 인정하면서도 "제가 빠른 노래를 해도 눈물을 흘리는 관객들의 눈빛과 마음을 생각하면, 더 열심히 하자는 동기부여가 생긴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공연에 오신 분들은 히트곡 하나를 듣기 위해서 오는 것이 아니다. 음악을 통하여 자신의 인생이 한 바퀴 돌아가는 경험을 하는 것이다. 삶의 여정들이 이문세의 노래 한 곡으로 스쳐 지나가고, 지금은 내가 어떻게 살고 있구나 느낀다. 그래서 제가 허투루 준비할 수가 없는 것"이라며 공연에 대한 남다른 책임감을 드러냈다.
유재석 존경하는 이유
한편으로 이문세는 방송계 후배인 유재석에 대한 리스펙을 전했다. "예전엔 까마득한 후배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너무 존경스럽고 존중한다"고 밝힌 이문세는 "저는 방송 대표작이라고 해봤자 몇 개 안 된다. MC를 하다가 너무 힘들어서 한 1년하고 그만두게 해달라고 호소하곤 했다. 그런데 유재석은 33년째 이런 수많은 프로그램을 한결같이 하고 있는 거다. 대한민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에도 이런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어느덧 인생 선배로서 현재의 20-30대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에 대하여 이문세는 "저도 20대 때 앞이 보이지 않던 시절이었었다. 그럴 때 당황하기도 하는데, 기다려야 한다. 눈 속에 파묻혔을 뿐 길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어둠에 가려졌을 뿐 길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묵묵히 빗자루질하다 보면 새벽이 오면서 길이 보이듯이, 힘들어하는 젊은 친구들에게도 똑같은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며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문세는 현재 자신의 큰 고민으로 "언제까지 할 건데?"라는 질문을 꼽았다. "박수칠 때 떠나라고들 하지 않나. 그런데 박수칠 때 더 멋지게 노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수가 끊기더라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박수받기 위해 노래하는 게 저희의 운명"이라는 소신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문세는 "박수를 쳐주는 관객이 없으면 공연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수많은 관객이 박수를 치며 이문세를 연호하는 목소리에 힘이 나서 노래를 했던 거다. 거기서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이제는 끝내겠습니다'는 못 하겠더라"고 밝히며 "스스로 제 힘으로 서지 못하는 상황이 아닌 이상, 모든 공연을 마무리하겠다는 것은 저도 슬프고 관객들도 슬프니까. 그래서 제 인생에 '은퇴 공연'이라는 건 없다"라고 선언하며 앞으로도 영원한 현역 가수로 남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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